"예금이냐 채권이냐"…증권사 특판 완판 속속
"예금이냐 채권이냐"…증권사 특판 완판 속속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1.11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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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1·2차 특판 이틀 만에 완판
삼성증권도 현대캐피탈 채권 특판중
1985년 삼성전자 채권(해외전환사채). 사진=증권박물관
1985년 삼성전자 채권(해외전환사채). 사진=증권박물관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은행 정기예금 금리 매력이 시들해졌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증권사 장외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초부터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진행한 특판채권의 완판에 이은 완판과 특판 소식이 속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 채권 기지개…집토끼 유혹 증권사도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최근 리테일 채널에서 1·2차에 걸쳐 총 250억원 규모로 판매한 특판채권 3종(금융회사채)은 각각 이틀 만에 완판됐다.

6일부터 9일(2영업일)까지 100억원 규모로 판매된 '우리금융캐피탈(우리금융캐피탈411-2)' 이표채(3개월)는 지난 9일 기준 은행환산수익률이 5.391%로 나타났다. 이 캐피탈채는 신용등급 AA-, 잔존 만기 약 1년(만기 2024년 1월), 표면이자율 1.334%, 차기이자지급일 이달 20일 등의 조건이 제시됐다.   

지난 2~3일 이틀간 각각 100억원, 50억원 규모로 완판된 채권은 AAA등급의 '신한은행(신한은행25-04-이-2.5-B)' 이표채(3개월)와 AA-등급의 '산은캐피탈(산은캐피탈666-2)' 이표채(3개월)였다. 

신한은행 채권은 잔존 만기 약 10개월(올해 10월 30일)에 표면이자율 1.15%, 지난 3일 기준 은행환산수익률이 4.425%, 산은캐피탈 채권은 지난 3일 기준 은행환산수익률이 5.763%로 나타났다. 

채권은 발행주체인 국가, 공공기관, 기업 등이 망하지 않는 한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금리가 올랐을 때 저가 매수한 뒤 금리가 떨어지면 더 높아진 가격에 매도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은행환산수익률은 채권의 총 투자수익률(이자+자본)을 은행의 예금금리로 환산한 수치다. 이자가 연 4.4~5.7%(세전)대인 은행 정기예금에 들었을 때와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같다는 의미다. 이날 기준 주요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9~4.2% 수준이었다. 

다른 증권사들도 고금리 여파로 늘어난 개인고객의 채권 투자 수요를 반영해 개인투자자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0일부터 연 5.30%(세전)의 특판채권을 금융 통합 앱인 모니모를 통해 100억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AA등급인 현대캐피탈의 선순위 월이자지급식 채권으로 만기는 3년이다. 삼성증권은 특판채권 외에도 국공채와 A등급 이상의 우량채권을 판매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타 증권사에 보유한 신용등급 A- 이상의 국공채·특수채·회사채(회사채 중 CD, CP, 전자단기사채, 외화채권 제외)를 신한투자증권에 입고하면, 입고금액에 따라 최대 30만원 상당의 백화점상품권을 제공하는 '채권 타사대체입고' 이벤트를 3월 말까지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특히 상반기에 예금이나 주식 대비 채권을 유망 투자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한 분위기다.

채권의 절대금리 수준의 매력이 높아진데다, 금리 고점이 가까워지면서 향후 채권가격 상승 방향성에 베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경기 둔화 내지 침체 우려, 기업 실적 부진 등 불확실성에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성과는 여전히 낙관할 수 없기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 '상반기 채권 하반기 주식' 견해도      

실제 최근 삼성증권은 투자자들에게 '상채하주'를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는 절대적인 인플레이션 수치는 당분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신용도가 높은 회사채를 유망 투자자산으로 하는 반면에, 증시 반등 기대가 있을 하반기는 가치주 등 중심의 주식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KB증권은 연 2회 발간하는 고객용 자산관리 솔루션 북 신년호에서 "상반기는 금리 매력도가 높아진 채권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앞세워 인컴을 수취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핵심 축으로 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주, 모멘텀 주식 등의 '공격수'를 적극 활용하는 전술 변화가 기대수익률을 높일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한편 채권에 투자하는 개인은 작년 주식 암흑기 속에서 크게 증가한 바 있다. 증권사들도 앱에서 소액(최소 1000원 등)으로도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장외채권 시장에서 전년 대비 4.5배 증가한 20조611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작년 12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18조4366억원으로 전년보다 163조5700억원 늘었다. 단, 12월 말 잔액은 전월 말 대비 8조원 이상 감소했다. 

채권은 금리(수익률)와 가격이 일반적으로 역의 관계다. 금리가 내리면 할인율이 낮아져 가격이 비싸지고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지금 채권에 투자해서 3개월마다 이자를 받다가 나중에 금리가 하락(가격 상승)하면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고 중도에 팔아 시세차익(자본차익)을 낼 수도 있다. 물론 금리가 더 올라 채권값이 떨어진다면 자본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채권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이자수익과 자본차익 2개 방향으로 나뉜다. 자본차익이 발생하면 세금 측면의 이득도 있다. 자본차익엔 15.4%인 이자소득세(소득세 14%·지방소득세 1.4%)가 붙지 않아서다. 물론 매수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해 예금처럼 원금을 돌려받고 투자수익으로는 이자만 챙기는 것도 가능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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