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이 가줄게"…연준에 카드사 무이자할부 축소 전망
"더 높이 가줄게"…연준에 카드사 무이자할부 축소 전망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11.05 21: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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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비용 부담 눈덩이…출혈 한계·가시밭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금리인상 여파로 국내 주요 신용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무이자할부 등 혜택이 사라질 상황에 놓이게 됐다. 

■ 롯데카드 5년물도 발행…금리는 6.8% 돌파 

4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롯데카드(AA-등급)가 발행한 700억원 규모의 만기 1년 1개월 회사채(카드채) 표면금리(발행금리·이하 고정 기준)는 6.361%, 200억원 규모 5년물 발행금리는 6.886%였다. 

직전 발행일인 9월 29일 롯데카드가 발행한 카드채 3년물(100억원) 발행금리는 5.835%, 2년물(400억원)은 5.704%였다. 지난 8월 12일 5년물(300억원) 금리는 4.735%, 지난 5월 10일 발행한 1년 1개월물(200억원)은 2.983%였다. 

한국은행의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특히 주요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된 6월 중순 이후에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를 중심으로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 3년물 간 차이인 신용스프레드 확대가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 

지난달 14일 기준 여전채(AA0) 스프레드는 152bp로, 회사채(AA-) 스프레드(114bp)와 함께 모두 2009년 9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회사채, 여전채 신용스프레드는 모두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금리는 더 높게 요구된다는 의미다. 

지난달 27일 현대카드(AA0)는 5년물(300억원)을 6.611%에, 3년물(100억원)은 6.483%에 발행했는데, 한 달 보름 여 전인 9월 15일에만 해도 3년물(300억원)은 4.815%에 찍었다.

현대카드와 신용등급이 같은 하나카드(AA0)는 지난달 11일 2년물(1000억원)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5.211%였다. 지난 9월 6일 하나카드가 발행했던 3년물(1700억원) 발행금리는 4.943%였다. 

현대카드·하나카드와 신용등급이 같은 우리카드(AA0)는 지난 8월 11일 2년물(총 2000억원)을 4.307~4.348%에 조달했다. 이후로는 채권시장은 찾고 있지 않다. 이들 AA0등급 3사가 5월 11~12일 발행한 2년물, 3년물, 5년물 금리는 3.6~3.9%선을 수렴했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신한카드(AA+)와 삼성카드(AA+)·KB국민카드(AA+)도 발길이 멈춰있다. 가장 최근에 발행한 카드채는 9월 30일 KB국민카드, 10월 18일 신한카드·삼성카드였다.

KB국민카드는 1700억원 규모의 3년물을 5.643%에, 신한카드는 1년 6개월물(500억원)을 5.27%에, 삼성카드는 2년 6개월물(100억원)을 5.612%에 각각 발행했다. 올해 3월 중순까지 이들 3사가 발행했던 3년물 금리는 모두 2%선을 넘지 않았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카드사·캐피탈사가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할 여전채 만기 도래 물량은 각각 30조원 수준을 넘고 2019~2024년 중 최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BOK 이슈노트 제2022-42호 '최근 신용채권시장 상황 평가-신용스프레드 확대요인을 중심으로' 보고서 일부 (자료=한은)

■ 누적되는 비용 부담…수익성 악화 근심 가득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경색 문제 등 불안감도 이어지고 있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1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통해 공개한 새로운 메시지도 충격이다.

미국이 향후 기준금리 인상폭을 낮춰도 최종 금리 수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아진다고 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 전망치도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이미 3분기까지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은 예년에 비해 대폭 늘었다. 신한카드의 지급이자는 4880억원, 삼성카드의 금융비용은 3092억원, KB국민카드는 2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31.1%, 30.6%, 25.2% 뛰어 합산 2500억원 이상 늘었다.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당연히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A 카드사 무이자할부가 6개월이었는데 3개월로 줄었네요", "B 카드사도 마찬가지네요", "점점 살기 팍팍해지는 것 같습니다" 등 글이 보이고 있다.  

이처럼 고객이 체감하는 무이자할부 혜택은 카드사들도 '최후의 보루' 중 하나로 거론된다. 영업 강화나 점유율 등을 위해 감내할 수도 있지만,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금리 상승 여파로 일부 대손비용 증가도 불가피 할 것으로 여겨지는 국면이다. 

카드사들은 작년 법정최고금리 인하, 올 초 가맹점수수료 재인하 등 정부 정책 변화로 수익성 확보 여력이 크게 줄어있다. 장기 무이자할부의 경우 이미 일반적이지 않은 혜택이 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가격 현실화, 각종 비용에 대한 구조조정 등 조달비용 부담 대응을 위한 언급이 카드사 고위 임원으로부터도 나온 바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무이자할부가 카드사에서 고객 이자를 대신 지급하는 것이어서 기간 조정 등을 통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실적 악화 우려 때문에 출혈 경쟁을 하는 부분들도 어느 정도 한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최근 카드론, 자동차 할부 금리도 오르긴 했는데 카드사별로도 조달여건이 조금씩 달라 차이는 있다"며 "고객 혜택에 대한 파급이 어느 정도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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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판 2022-11-06 02:13:45
장난치듯 글쓰지 마슈 기자양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