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MAU 2천만 시대 열렸다
금융지주 MAU 2천만 시대 열렸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10.31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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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주요 금융지주가 3분기 디지털·플랫폼 부문에서 '착실한' 경영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지주의 은행·카드·증권 등 자회사 플랫폼 통합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2000만선을 넘어서면서, 국내 금융그룹의 MAU 2000만 시대도 공식화됐다. 

■ 시중은행 디지털 성장세 눈길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공개한 올해 3분기 실적자료를 통해 금융·비금융 플랫폼 합산 MAU가 2115만명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3분기 대비 33.3% 증가한 수치다.

3분기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신한은행 '쏠(SOL)'과 신한카드의 '신한플레이', 신한투자증권의 '알파' MAU는 각각 847만명, 756만명, 118만명 등 총 1765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28.1%, 49.1% 늘었다.  

나머지 MAU 350만명은 비금융 생활 플랫폼이 채웠다. 작년 말 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신한 마이카 등 자동차는 163만명, 이외 쇼핑 93만명, 헬스/여행 37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인 땡겨요는 올 초 정식 출범 이후 3분기 MAU가 58만명으로 시장 조기 안착에 성공한 모습이다.

3분기까지 신한금융의 디지털 신사업 영업수익(매출)도 생활 플랫폼(200억원), 데이터 사업(114억원) 등 총 314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 추이를 나타냈다. 

(자료=신한금융그룹)
2022년 3분기 경영실적 자료 일부. (자료=신한금융그룹)

MAU는 특정 달에 플랫폼을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 수를 의미하는 지표다. 과거에는 게임 인기 순위를 살펴보는 지표로 주로 쓰였지만, 지금은 금융권에서도 중시하는 지표 중의 하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앱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고, MAU는 이를 나타내는 핵심지표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요 금융지주가 IR에서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디지털 성과를 공유하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플랫폼 누적 가입자 수 추이와 비대면 채널로 이뤄지는 상품 비중 등을 공개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는 3분기 기준 신용대출의 92.4%, 담보대출도 59.3%가 비대면을 통해 취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8월에 100% 비대면 전환한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원큐 아파트론'의 누적 취급액과 건수도 올해 3분기 각각 4090억원, 2839건으로 우상향 추세를 이어갔다. 

우리은행의 '우리WON뱅킹' 누적 가입자수는 3분기 기준 1975만명 규모로 20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작년 말(1918만명) 대비 6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거치식예금 중 비대면 비중(신규좌수)도 올해 3분기 76.3%로, 작년 67.1%보다 약 10%p 가까이 늘어났다.

(자료=하나금융그룹(왼쪽), 우리금융그룹)
2022년 3분기 경영실적 자료 일부. (자료=하나금융그룹(왼쪽), 우리금융그룹)

KB금융지주는 이번 3분기 실적자료에서 디지털 관련 실적을 별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KB금융도 그룹 핵심 플랫폼인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성과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은행 및 인터넷은행, 금융앱 MAU 통계(AOS+iOS) 기준 올해 9월 MAU가 가장 많은 토스 앱 MAU가 1349만명 수준이고, 카카오뱅크(1292만명) 뒤를 이어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1126만명)이 바짝 추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신한은행 쏠(936만명), NH농협은행 스마트뱅킹(819만명), 우리은행 우리WON뱅킹(666만명), 하나은행 하나원큐(527만명), 케이뱅크(250만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경쟁력 강화가 괄목할 만하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유니버설 뱅크라는 큰 흐름 

아울러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금융규제혁신정책에 따라 금융산업의 구조개편이 더욱 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주요 금융지주들의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 8월 금융위원회가 밝힌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정책에 대비하는 전략방향이 공유되기도 했다. 

전상욱 우리금융 미래성장총괄 사장은 "유니버설 뱅킹이라는 큰 흐름에서 통합적인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슈퍼앱(원앱)이냐 분화된 앱이냐 논의가 있으나, 은행의 우리WON뱅킹 중심 하이브리드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명희 신한금융 CDO(최고디지털책임자)는 "은행, 증권, 카드, 라이프가 하나의 회사로 통합 제공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면서 다른 금융권과 다르게 '투포지션'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 8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디지털 유니버설 통합 앱에 대한 전략과도 맞아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금융위가 지난 8월 밝힌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정책은 기존 금융사가 앱을 통해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다양한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고, 네이버파이낸셜 등은 대출뿐 아니라 예금, 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비교 및 추천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도록 하는 것 등이 핵심이다. 

■ 단, 제판분리 가속화 전망도… 

이에 따라 한편으로는 금융산업의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하나금융연구소는 '2023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대출·카드에 이어 예금·보험의 플랫폼 중개가 허용되면서 빅테크와 금융회사의 경쟁 심화와 동시에 제판분리 가속화도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제판분리 현상을 반대로 해석하면 금융회사의 경우 플랫폼 기업으로서 자사 제품과 타사 제품을 동등하게 편견 없이 판매하기 어렵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가급적 자사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 이탈을 막아야 하는 부분이 플랫폼의 시장 및 가격조성자 기능과는 완전 상충되기 때문이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은행이냐 플랫폼이냐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편 금리(가격) 경쟁을 외면하지 못하고 있는 점과 네이버파이낸셜이 전날 '네이버페이 사업자 대출 비교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내놓을 수 있었던 본질적인 부분과도 맞닿아 있는 듯 하다.   

김자봉·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020년 10월 발표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영향과 시사점: 아마존의 사례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은행이 플랫폼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자사제품에 대한 선호편향이 없이 다수 은행의 제품을 대상으로 경쟁적인 pricing(프라이싱)을 할 수 있다는 신뢰구축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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