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튠 '나수아'는 태국으로
넷마블 '리나', 송강호 소속사 전속계약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버추얼 휴먼으로 불리는 가상인간이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 하나의 수익원으로 가상인간이 활용되는 모양새다. 업체별 가상인간의 특징도 가지각색이다.
국내 게임 회사들 가운데 가상인간을 선보인 업체는 스마일게이트를 비롯해 넵튠, 크래프톤, 넷마블 등이 있다. 이들 회사는 자체 기술력을 담은 가상인간을 다방면에 진출시키고 있다.
■ 바자회 열고 해외 진출하는 가상인간
2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희망친구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위촉된 스마일게이트의 버추얼 휴먼 '한유아'는 오는 22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언더스탠드에비뉴 메인 광장에서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자선 바자회를 연다. 이번 바자회는 한유아가 뮤직비디오 등 촬영에서 입은 의상과 신발을 비롯한 다양한 소품 기부를 제안하며 시작됐다.
'한유아'는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019년 출시한 VR(가상현실) 연애 어드벤처 게임 '포커스온유'의 등장인물이다. 스마일게이트는 '한유아'가 인지도를 쌓으면서 이를 단독 IP(지식재산권)로 확장, 선보였다. 올해 들어 '한유아'는 음원 발매, 브랜드 모델 등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 5월 공개한 음원 ‘I Like That’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5일 만에 조회수 600만을 기록하는 등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메타버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넵튠도 자회사를 통해 가상인간 영역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넵튠의 자회사 온마인드가 개발한 버추얼 휴먼 ‘나수아’는 최근 SK텔레콤 광고 모델을 비롯해 식음료, 뷰티, 골프웨어 등 모델로 곳곳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태국 DDD(Dynamic Digital Display)와 3년간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가상인간 가운데 첫 해외 진출 사례다.
‘나수아’는 향후 3년간 태국 방콕 랜드마크에 설치된 초대형 빌보드와 전광판 등에서 태국을 비롯한 글로벌 관광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전망이다.
'나수아'의 특징은 실시간 상호 작용이 가능한 버추얼 휴먼이라는 점이다.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나수아'는 실제 사람과 유사한 존재를 볼 때 느끼는 불쾌감인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온마인드는 '나수아'에 이어 버추얼 스트리머로 활동 예정인 가상인간 ‘하나리’를 준비 중이다.
■ 크래프톤·넷마블도 뛰어들어
크래프톤과 넷마블도 가상인간 사업에서 뒤지지 않는다.
크래프톤은 지난 6월 가상인간 '애나'를 공개했다. '애나'는 하이퍼 리얼리즘, 리깅, 딥러닝 기술 등 크래프톤이 자신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지난 8월 세계관을 공개하면서 음악과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달하는 ‘긍정 에너지 전도사’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애나'는 Z세대 인플루언서로 설정됐다. 게임과 노래, 춤, 패션을 좋아하고 동물과 환경 보호 등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애나'는 지난달 첫 디지털 싱글 음원 ‘SHINE BRIGHT’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크래프톤은 "고도화된 음성 합성 등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세상에 없던 '애나'만의 AI 보이스가 탄생했다"며 "얼굴과 신체 전체에 리깅 기술을 적용, 다양한 관절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구현했다"라고 밝혔다.
넷마블은 손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리나'를 통해 업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리나'는 지난 1월 넷마블이 개발 중인 '파라곤:디 오버프라임' 테스트 일정 공개 영상에서 깜짝 등장했다. ‘리나’는 영상에서 ‘오버프라임’ 캐릭터들과 춤을 추며 게임을 소개했다.
'리나'는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등 사업을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100% 출자해 세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다. '리나'는 지난 3월 배우 송강호와 가수 비 등의 소속사인 써브라임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어 6월에는 패션잡지 나일론(NYLON) 코리아의 디지털 화보 모델로 발탁되면서 가상인간 행보의 첫발을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