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우마무스메', 위기의 카카오게임즈
추락하는 '우마무스메', 위기의 카카오게임즈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9.28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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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흥행 성공했지만
늑장공지·기습점검에 이용자들 환불 소송까지
매출액 추정치 줄하향…주가 34% 빠져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이용자들을 대표해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낸 이용자 대표 김성수 씨(오른쪽 두번째)와 소송을 대리하는 신재연 변호사(가운데)가 서울중앙지법 민원실 앞에서 고소장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승승장구하던 카카오게임즈가 바람 앞의 등불이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촉발한 일련의 사태로 여론은 악화일로다. '우마무스메'는 한때 '리니지' 시리즈를 끌어내리고 양대 마켓 매출 1위까지 올랐지만 미숙한 운영, 개발사와의 소통 실패 등으로 순위는 바닥을 치고 있다. 3분기 실적 악화까지 겹칠 경우 카카오게임즈는 암울한 하반기를 보낼 전망이다.

■ 우마무스메, 1위에서 67위까지 추락

28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실시간 마켓별 순위에서 애플 앱스토어 53위를 기록 중이다. 실시간 45위까지만 집계되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전날 기준으로는 각각 애플 앱스토어 67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52위를 기록했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이다. 일부 마니아층 이용자를 제외하고는 흥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와는 달리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오딘:발할라 라이징' 외에는 특별한 '돈줄'이 없었던 카카오게임즈의 소포모어(2년차) 징크스를 깨준 작품이다. 지난 6월 20일 출시돼 초기 매출 일부만이 실적 집계에 반영됐음에도 매출액 성장에 일조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액이 1분기 대비 27%, 전년 동기 대비 160% 이상 뛴 213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900%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마무스메의 영광이 무너지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달 말 불거진 서비스 차별 논란 탓이다. 일부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챔피언스 미팅’ 공지 늑장 게재, 한국과 일본 서버 간 보상(재화) 지급 차이, 인게임 캐릭터 ‘키타산 블랙’ 리세마라 차단 의혹, 번역 오류 등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챔피언스 미팅’ 늑장 공지가 도화선으로 작용하면서 이용자들이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 이 행사를 앞두고 일본 서버는 3주 전 사전 공지를 진행했지만,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서버에 불과 3일 전에 공지를 띄웠다. 통상 이용자들은 챔피언스 미팅을 준비하는 데 2~3주간의 시간을 쏟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건을 시발점으로 뿔이 난 이용자들은 판교 카카오게임즈 본사 일대에서 마차 시위를 진행했다. 카카오게임즈 측에서는 조계현 대표가 직접 공식 카페에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17일에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이시우 사업본부장을 비롯한 사업실장·운영실장 등이 참석해 사과했다. 재발 방지책도 약속했다. '챔피언스 미팅'을 비롯한 각종 공지가 늦는 것에 대해서는 일본 사이게임즈 측과 소통으로 인한 시간 지연이라고 해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후 운영진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공식 카페 공지사항을 통해 "고위 책임자들 교체 및 대표이사 직속으로 개선 TF 를 설치했다"라고 밝히고 "게임을 잘 이해하는 멤버들을 적극적으로 개선 TF에 추가 충원해 더 수준 높고 세심한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 매출 순위 (자료=모바일인덱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변화 (자료=모바일인덱스)

'챔피언스 미팅'과 함께 이용자들의 원성을 샀던 기습 서버 점검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지난 27일 카카오게임즈는 공식 카페를 통해 "10월 11일 점검 이후 게임에 접속 시 8월 10일 8시 점검 시작 전 보유했던 교환 Pt가 지급된다"라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서버 점검으로 이벤트에 참여하지 못한 피해자를 달래기 위한 고육책이다.

앞서 간담회에서는 "고객 개별의 선택"이라면서 피해라고 보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과 대비되는 처사다. 엔씨소프트에서 발생했던 사건을 우려한 행동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리니지M'에서 있었던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으로 여론이 상당히 악화된 바 있다.

■ 고육책 꺼냈지만…실적 악화 불 보듯

카카오게임즈의 이 같은 노력에도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공식 카페에는 "이미 계정 갈아버리고 리세(리세마라)했는데 이런 게 이제 와 무슨 소용"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네요" "지금 이렇게 해봐야 소송까지 간 거 어떻게든 무마시켜보려는 행동으로밖에 안 보여" "어떻게든 매출은 댕기고 싶다는 마음 잘 봤다" 등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카카오게임즈가 나름의 고육책을 내놨지만 소송 장기화와 이에 따른 매출 급감,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23일 200여명의 일부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불 소송을 제기했다. 미숙한 운영에 따른 이용자의 재산상의 피해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골자다. 이들에 따르면 7000여명의 이용자가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피해 금액은 최대 90억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소송에서 승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입장을 비치기도 했다. 다만 이용자를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게임 운영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련의 사태로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실적 악화를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25일 업데이트 이후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는 상반되는 전망이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사진=카카오게임즈

증권가에서는 우마무스메의 일평균 매출액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3일 발행한 '단기 이익 부진 불가피, 아직 남은 신작 카드' 리포트에서 일평균 매출액 추정치를 15억원에서 11억원으로 하향했다고 밝혔다. 일부 이용자들의 환불 시위와 각종 이슈로 트래픽과 매출 감소가 가파르다는 판단에서다.

하나증권은 지난 27일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일 매출액을 10억원으로 예상했다. 4분기 추정치는 하향 조정했다. '오딘:발할라 라이징'의 대만 매출 감소세까지 더해지면 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연일 우하향 곡선을 나타냈다. '우마무스메' 사태와 글로벌 경제 위기까지 겹치면서 주식 시장에서 약세가 이어졌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650원 내린 4만4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8월 11일 6만900원을 기록한 주가가 34%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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