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 시각장애인 MTS 투자 편의 개선 주목
일부 증권사, 시각장애인 MTS 투자 편의 개선 주목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9.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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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일부 증권사들이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시각장애인 등 정보 소외계층의 투자·정보 접근성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 KB증권, 트레이딩 주요 화면 개선 추진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M-able(마블)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시각장애인의 모바일 투자 편의와 접근성 향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지원을 위해 M-able에서 주식매매가 가능하도록 트레이딩 주요 화면에 스크린리더 기능을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 중에 있다"며 "적용 시점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크린리더는 화면의 텍스트를 시각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출력하는 음성으로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음성엔진(음성소프트웨어)이라고도 불린다. 빛을 못보는 중증 시각장애인 등은 시각적인 정보 습득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고, 청각과 촉각 등에 의존한다.

KB증권은 이전부터 장애인과 고령자 등 금융취약 계층에 대한 정상적 서비스 제공에 주목해왔다. 이를 위해 별도로 금융소비자보호규정을 개정하고 장애인 응대 매뉴얼을 제작·배포했으며 각 영업점에서도 장애인 전담 직원을 배치하고 있다.

또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이들의 금융 접근성을 고려해 위탁수수료 할인과 점자보안카드 제작, 장애인 표준 ATM 운영, 자체 웹접근성 인증(스크린리더·화면확대도구·음성인식·키보드 오버레이 등) 등을 적용,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재 KB증권의 마블 MTS에서는 시각장애인을 배려한 장치를 일부만 적용하고 있어, 향후 단계별로 개선을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비장애인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정보 접근성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세심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로고=KB증권, 토스증권)
(사진·로고=KB증권, 토스증권)

■ 모바일 접근성에 진심인 토스 원앱     

시각장애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곳으로 토스증권도 손에 꼽힌다. 토스증권은 토스의 '원앱' 형태에 따라 토스 앱 내 주식 탭에서 서비스 되고 있다.

토스는 지난 2017년부터 고객 VOC 접수를 계기로 본격화 한 모바일 접근성 향상 노력이 함께 반영되고 있다. 토스는 작년 9월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로부터 IOS와 안드로이드 양대 OS 모두 '모바일 접근성 우수앱'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토스는 디바이스 OS(운영체제)에서 글씨크기·다크모드 설정에 따른 앱 반응과 UX(사용자경험)/UI(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디자인·손동작 등 기술적 부분 뿐 아니라 시각장애인 사용자(화면을 읽어주는 기능을 켠 고객 기준)가 고객센터로 연결하면 최우선 순위로 배치해 빠른 상담을 돕고 있다. 

토스증권은 시각장애인이 토스증권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직접 사용성 테스트를 거쳐 세부 개선점을 도출하기도 했다. 또한 내부 QA(퀄리티 어슈어런스·품질보증) 팀의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서도 앱 접근성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토스)

실제 시각장애인들은 여전히 대부분 증권사의 MTS 사용이 여전히 많이 어렵고 이로 인해 원하는 시간에 주식투자를 하는 것도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IT로 열린도서관'이 13명 시각장애인의 주식투자 경험 사례를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경증 시각장애인 A씨는 "차트는 저시력의 경우 흐름을 보기 어렵고, 전맹은 아예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중증 시각장애인 B씨는 "HTS, MTS는 음성엔진 접근성이 떨어져 주로 ARS로 거래하는데 대기시간이 긴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금융사에 한해서만 자발적 배려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바일 앱 접근성 개선 추진 노력은 의미가 깊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회사별로 필수가 아니다 보니 장애인 등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서비스 개선은 회사마다 자체적으로 자발적 동기로 하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 급변하는 ICT 환경 속 정보격차 화두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ICT 환경 속에서 기술 발전에 따른 수혜가 모두에게 동등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장애인이 정보를 이용하고 접근함에 있어 장애를 이유로 차별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으나 관련 제도의 허점과 법률의 미비점으로 인해 정보 소외계층의 어려움이 크다는 시각이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지난 16일 개최한 '디지털시대의 정보접근성 확보 전략' 세미나의 환영사에서 "새로운 기술의 급격한 확산은 장애인과 고령자 등에게는 새로운 차별과 배제의 벽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디지털기술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단순히 생활 편의를 누리지 못하는데 그치지 않는다"고 짚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도 당시 세미나 축사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장애인을 비롯한 정보 소외계층과 비장애인 간 정보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정보 접근 격차는 단순히 생활의 불편함을 넘어 경제 및 사회 참여의 격차로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IT로 열린도서관의 자료에 따르면 시각장애인들은 매수/매도, 수량입력 등 실수가 빈번하다며, 차트·재무제표, 수급 등 투자·정보 접근성도 진전되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시력인 C씨는 "일부 증권사만 앱에서 화면글씨를 확대해 원화/달러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중증 시각장애인 D씨는 "분석에 필요한 차트를 점자 그래프로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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