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에…ETF 환노출 미국 웃고 일본 울고
환율 변동에…ETF 환노출 미국 웃고 일본 울고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9.21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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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미국 S&P500(H) -9%, 미국 S&P500 +4%
일본 니케이225(H) -8%, 일본 니케이225 -17%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미국과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ETF들의 수익률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출시하는 투자 상품들도 환노출(언헤지) 선호가 대세로 기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관리의 배신 여부…국가마다 달라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의 'ARIANG 미국S&P500(H)' ETF는 전장 기준 최근 6개월 수익률이 -9.15%, 1년 수익률은 -9.08%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 ETF는 같은 기간 +2.60%, +4.0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각각 동일한 기초지수(S&P500)를 추종하고 있지만 최근 6개월과 1년 수익률은 11~13%포인트(p)가량 차이가 벌어졌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해외주식형·시장대표 유형 ETF 가운데 기초지수가 미국 S&P500 지수로 같은 ETF는 5종목이 더 있다. 

이 중 환헤지 유형의 ETF는 2017년 5월에 상장한 'ARIANG 미국S&P500(H)'가 유일하다. 현물과 흐름상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선물 지수와 TR(토털리턴 유형, 분배금을 재투자)까지 범위를 넓히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선물(H), KODEX 미국S&P500TR ▲TIGER미국S&P500선물(H)까지 총 3종목으로, 관련 ETF 10개 중 7개는 환노출형이다. 

(자료=네이버 증권, 화이트페이퍼 취합)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ETF는 환헤지형의 경우 상품명 끝에 '(H)'가 따라붙는다. 아무런 표시가 없으면 환노출 상품이다. 환헤지 상품은 투자 국가의 환율 변동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환율 변동 영향을 제거하는 반면에 환노출 상품은 기초자산의 원화환산 후 수익률에 연동된다.

현재 달러 가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로 약 2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는 한편, 달러 대비 원화값은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 무역수지 적자 등의 믹스로 약 13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같은 ETF에 다른 환율 전략이 수익률 희비를 가르는 주된 원인이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일단 미국 주식시장도 부진하다. S&P500 지수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3855.93) 한 달 전보다 6.82%, 6개월 전보다 13.57%, 1년 전보다 11.44% 하락한 상태다.

이 결과 투자자산에만 집중하는 환헤지형 ETF(아래표의 하늘색 선) 흐름은 기초지수 수익률에만 연동돼 함께 부진하다. 이에 반해 환노출형 ETF(주황색 선)은 원·달러 환율(노란색 선) 상승 흐름에 편승한 방어 태세가 돋보인다.

(자료=구글 금융 캡처)

특히 현재 모든 미국&P500 ETF는 환노출형 기준 최근 6개월과 1년 수익률 구간에선 되려 플러스다. 기초지수인 S&P500 지수(파란색 선)의 대세 하락에도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는 건 환율 상승 수혜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환노출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건 아니다. 같은 기간 국내 상장 ETF를 통해 일본 주식시장에 분산투자 중인 투자자들은 엔저 수렁 속에서 환헤지를 수행하는 전략이 통하고 있다.

(자료=네이버 증권 취합)
(자료=네이버 증권 취합)

일본 니케이225지수 수익률은 최근 1년 -7.85%, 6개월 +0.33%, 1개월 -5.14% 수준이다. 다만 엔화값 낙폭이 원화값보다 크다. 전일 종가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3.5엔, 원·엔 환율은 100엔당 969.6원이었다. 작년 말 대비로는각각 24.68% 상승 및 6.13% 하락한 수치다. 엔·달러는 1985년 9월 플라자 합의 당시 환율 수준인 '플라자 라인(142엔)'선도 무너져있다.  

(자료=구글 금융 캡처)

■ 최근 상품들은 환노출 선호 대세   

자산운용사들도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을 개발할 때 환노출 전략을 채택하는 현상도 엿보이고 있다. 앞서 5~6월 출시된 NH아문디·한화·신한자산운용의 미국S&P500 ETF는 모두 환노출형이었다.  

또한, 삼성자산운용이 오는 27일 출시하는 신규 월배당 ETF인 'KODEX 미국 배당프리미엄 액티브 ETF'도 환헤지 전략을 수행하지 않는 환노출형 ETF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ETF의 경우 기초지수에 투자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을 병행해 불안정한 시황에서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취한다. 

업계에서는 장기투자의 경우 환헤지보다는 환노출이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환헤지는 별도 비용이 들어가 비용 누적분이 수익률을 삭감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노출은 이런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상품들은 언헤지로 많이 출시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환헤지가 보다 안정성 있는 느낌을 준다는 인식 때문에 환헤지 선호가 컸던 적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헤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수익률에 녹여서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언헤지형 선호가 대세로 기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 닛케이 ETF의 현황을 봤을 때는 투자한 국가의 통화가 약세인 구간에서는 외화손실을 막아주는 환헤지(H) 상품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환율 방향성 예측에 따라 하락 베팅은 환헤지, 상승 베팅은 환노출 쪽을 선택할 것이란 견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4.7원 오른 1394.2원으로 마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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