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앱 투어③] '생활'도 확장 중…사용자 경험 변수 되나
[카드사 앱 투어③] '생활'도 확장 중…사용자 경험 변수 되나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9.16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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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버스표 예매에 주식·대출상품 비교도
웹툰 등 자체앱 콘텐츠 연재하는 곳도 늘어
일부 오픈페이 앞둬, 복수앱→일원화도 대세
카드사앱은 어디에서 차별화를 찾아야 할까

[편집자 주] 빅테크 발 지급결제시장 지각 변동이 진도(震度)를 높여가고 있다. 조만간 애플페이까지 국내에 도입되면 기존 지급결제시장의 '고인물'인 신용카드사들은 혁신없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빅테크 위주의 간편결제는 2016년 이후 연평균 57%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국내 민간결제 1000조원의 20%가 넘는 221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빅테크등 전자금융업자는 절반(49.7%, 금액 기준)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반면 카드사 등 금융회사는 27.6%에 불과했다. (하나금융연구소 자료 참조) 위기를 맞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은 절박감을 안은 채 자신들만의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지급결제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의 자기 혁신을 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카드사들은 고객이 가장 많이 쓰는 결제, 소비관리 이외에도 생활 서비스를 늘려가며 앱의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빅테크 대응 전략으로 개방형을 선택한 일부 카드사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준비해온 '오픈페이' 서비스도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픈페이가 시작되면 A 카드사 앱에서 B, C, D, E, F 카드사의 체크·신용카드를 등록해 앱으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 업데이트 봇물…자동납부 경쟁도 앱에서  

최근 꽤 규모 있게 개편된 앱은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등이 꼽힌다. 삼성카드는 앱 사용 편의성을 고려해 고객이 자주 쓰는 서비스와 화면 중심으로 삼성카드 앱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경험)를 대대적으로 지난달 개편했다. AI(인공지능) 솔루션 기반 맞춤 혜택 추천 기능과 다크모드, 큰 글씨 모드 선택 기능 등을 추가했다. 

롯데카드는 이달 초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인터파크 등과 손잡고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앱에서 버스·열차·항공편을 예매할 수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였다. 실제 디지로카 앱에 모빌리티 화면에 가서 시외버스, 비행기, 월미열차 그림을 클릭하고 예매하기 버튼을 누르면 터미널 검색창, 인터파크, 월미바다열차 예매 페이지로 부드럽게 넘어갔다.  

하나카드는 작년부터 추진한 '원큐페이' 통합 작업을 지난달 말 완료했다. 기존 하나카드 앱에 있는 모든 기능을 원큐페이로 일원화하고 손님 금융생활·라이프스타일 중심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이 골자였다. 이번 개편을 통해 보유 자동차·아파트 시세 정보, 전월세 임대 부동산 관리 기능, 대출상품 비교 등 다양한 기능을 신설했다.

BC(비씨)카드는 지난 7월 '페이북' 앱에서 결제버튼 직관화, 동일 연령대 소비비교 신설 등 소폭의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앞서 ▲페이북머니(선불전자지급수단·간편결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와 연계한 내자산, 재테크(카드, 대출, 투자, 보험) ▲'지금 주식시장은?-한눈에 보기' ▲메가박스 영화할인 예매 등 서비스도 추가했다. 

(왼쪽부터) 롯데카드 디지로카, 하나카드 원큐페이, BC카드 페이북. (자료=각 사 앱 캡처)

신한플레이와 롯데카드(디지로카), 우리WON카드는 앱에서 운영 중인 자체 쇼핑몰을 둘러볼 수 있다. 삼성카드는 스타벅스, 버거킹 주문(오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B국민카드도 KB페이 앱에 해피오더 등 주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실제 결제시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애플워치 두근 결제' 등 신규 서비스를 출시했다. 

앱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도 늘고 있다. 신한카드 신한플레이는 '디스커버'라는 탭을 통해 '내 관심사' 관련 콘텐츠, 게시글에 댓글을 쓸 수 있는 커뮤니티, 라방 등 서비스도 하고 있다. 현대카드 앱은 'DIVE(다이브)' 탭에서 문화·트렌드와 관련된 콘텐츠를 제공한다. 롯데카드와 BC카드 등도 웹툰 연재를 시작하는 등 콘텐츠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정기·수시결제 자동납부는 범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카드사들이 제공 중이다. 카드로 생활요금을 자동납부하면 이용실적이 올라가 혜택 측면의 장점이 있다. ▲아파트관리비 ▲전기·전화·도시가스 요금, 월세, 임대료, 스쿨뱅킹(대학교 등록금·학원비 등), 세금납부 등이다. 정수기 등 렌탈 제품과 OTT 구독 서비스도 가능했다. 

(왼쪽부터) 신한카드 신한플레이 마이정기결제, 현대카드 정기결제, 삼성카드 정기결제. (사진=각 사 앱 캡처)

신한·KB국민카드는 국민비서 서비스도 지원한다. 또 우리카드는 카드사 중 처음으로 '의료비 간편 청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의료 정보전송 플랫폼 '지앤넷'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병원·치과·약국 등에서 이용한 서류를 우리WON카드 앱에 등록하는 것만으로 국내 모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왼쪽부터) 롯데카드 디지로카 앱 정기결제 중 세금납부, 하나카드 원큐페이 정기결제, 우리카드 의료비 간편청구. (사진=각 사 앱 캡처)

자체 개발한 폰트(서체)도 섞어 쓰고 있다. 특히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그룹 전용서체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한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의 '원신한체', KB국민카드는 KB금융그룹의 'KB금융체', 우리카드는 우리금융그룹의 '우리다움체', 하나카드는 하나금융그룹의 '하나체'를 사용한다.  

'원앱' 전략도 대세다. KB국민카드는 10월 1일부터, 신한카드는 10월 27일부터 기존 홈앱인 'KB국민카드' 앱과 '신한카드' 앱 운영을 각각 종료할 예정이다. 각 홈앱의 모든 기능은 현재의 대표 모바일 앱인 'KB페이'와 '신한플레이'에서 통합해 제공한다. 앞서 하나카드도 지난달 말 홈앱 운영을 종료하고 '원큐페이'로 일원화했다.  

■ 업권 내 상황도 복잡한 카드사들…차별화 찾을까    

이처럼 카드사들은 자체 모바일 플랫폼 차별화에도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큰 틀에서는 금융과 생활영역 등을 결합해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지금도 손에서만(모바일로)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고 앞으로는 더 심화되지 않을까 한다"며 "결국엔 자체 플랫폼 경쟁력이 카드사 경쟁력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인식 아래 오픈페이 개시 이후 플랫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객이 1개 카드사 앱에서 다른 5개 카드도 등록해 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페이는 인프라 구축이 이달 말 완료될 예정이며 참여 카드사 6곳(신한 KB국 롯데 하나 BC NH농협)는 각 사 일정에 맞춰 자사 앱에서 오픈페이를 개시할 예정이다. 삼성·현대·우리카드는 오픈페이 참여를 보류한 상태다. 

금융 관련 신규 서비스도 늘어날 전망이다. 일례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6개 카드사는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타 신용카드사 카드상품 추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기존 빅테크사들은 이미 하고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4개월 내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서비스 유형이나 종류, 갯수보다 사용자 경험을 앱 안에 어떤 식으로 녹여내느냐가 차별화의 관건이라는 게 해당 관계자들의 결론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거두절미하고 고객 편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앱 개선은 일단 가장 크게는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불편하면 기존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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