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창업] 한개에서 손해보고 열개에서 이익내기
[부업창업] 한개에서 손해보고 열개에서 이익내기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09.1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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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상품' 이란 게 있다. 싼 가격을 무기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낚시로 치면 미끼같은 상품을 일컫는 말이다. 

 

백화점에서 25주년을 맞아 '25년 전 가격으로 드립니다'라는 행사를 열고 각종 생필품을 25년 전 가격에 파는 식이다. 2000원선인 라면 5봉지를 300원을 팔았으니 엄청난 인기를 끌 수 밖에. 라면은 마진이 거의 붙지 않는 대표적 상품이다. 그런 라면을 이처럼 헐값에 팔았으니 백화점 측은 엄청난 손해를 입지 않았을까. 대답은 'NO'다. 라면이 아무리 싸다 해도 라면 하나 사려고 차비 들여 백화점까지 올 사람은 없다. 라면도 살 겸, 마음먹고 있던 다른 제품도 살 겸 겸사겸사 오는 사람이 대부분일 터. 혹은 라면이 싸다는 얘기에 솔깃해 사러 오긴 했지만, 온 김에 이것저것 구경하다 이것저것 사가는 사람이 거의 전부다. 당연히 매출 신장 효과가 나타난다. 꼼꼼히 따져보면 이렇게 얻은 매출 증대로 인한 이익이 라면으로 입은 손해를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는 된다.

 

유통업체들은 종종 이같은 미끼상품 전략을 써먹는다. 한개에서 손해를 보는 대신 열개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판매 수단 중 하나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도 유통 채널의 하나인만큼 얼마든지 미끼상품 전략을 활용할 수 있겠다. 

 

온라인 상에서 생활가전을 파는 S씨는 이같은 미끼상품 전략을 적절하게 사용해 월 700만원대 순수입을 올리는 판매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 가전 유통업을 하던 아버지 뒤를 이어 S씨도 같은 일을 하게 됐다.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영업과 관리 노하우를 배우던 중 청천벽력같은 일이 일어났다. 언제부턴가 피로감이 부쩍 심해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정도가 돼 병원을 찾은 신씨에게 결핵 진단이 내려진 것. 결핵약을 복용하며 집에서 요양생활을 해야 한다는 처방이 뒤따랐다.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약만 먹으며 생활하던 어느날, S씨는 집에서 컴퓨터로 인터넷 판매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S씨가 취급하는 가전은 워낙 가격비교가 용이한 터라 가격경쟁이 무한대로 치열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싸게 올릴 수만은 없는 일. 가격경쟁을 않고도 잘 팔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S씨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종종 쓰는 미끼상품 전략을 생각해냈다.

 

"전동칫솔 구매자 15명에게 선착순 사은품을 내걸었습니다. 칫솔모 4개를 한꺼번에 사면 1개를 더 준다는 내용이었지요. 4개짜리는 판매가가 1만4000원~1만5000원 가량, 한개짜리는 6000원이거든요. 1만4000원짜리 하나를 팔면서 6000원짜리를 더 준다는 미끼를 던지고 나니 네티즌들이 줄줄이 입찰하더군요." 

 

사실 한개짜리는 원가가 3000원이다. 4개짜리 하나 팔아봐야 3000원도 채 남지 않는 상황에서 1개를 더 주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대신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일단 사은품에 혹해 입찰하는 네티즌들이 늘어나면, 인기상품 리스트에 올라 좀 더 잘 보여지는 곳으로 옮겨진다. 자연스레 네티즌들로부터 더 많이 클릭을 당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이 정도 되면 이미 사은품을 받을 수 없는 차례. 그러나 입찰자가 많은 만큼 인기상품인가보다 하며 구입하는 사람들이 덤으로 생겨난다. 

 

이를 두고 S씨는 "그냥 두면 50개 팔릴 걸, 15명에게서 손해보면 200개는 팔 수 있다"고 표현했다. 150명에게 더 팔아 15명에게서 본 손해를 메꿀 수 있음은 물론이다.

 

'몇일부터 몇일까지 물건을 구입한 고객 중 3명을 뽑아 10만원 상당의 테팔 그릴을 보내준다'는 식의 사은행사도 자주 열었다. 혹시 자신이 사은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싶어 같은 값이면 S씨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늘어났음은 물론이다. 

 

물건 뿐 아니라 고객 관리 면에서도 S씨는 미끼상품 전략을 시도했다. 물건도 아닌 서비스를 어떻게 미끼로 내거느냐고? 물론 가능하다. 조금만 시선을 달리해보면 된다. 한사람의 입소문을 통해 백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이게 바로 서비스 미끼상품이 아니고 뭐겠나.

 

S 씨는 자신이 파는 모든 상품 말미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놓고 언제 전화가 걸려오든 친절하게 받았다. 요즘 옥션이나 G마켓 판매자들을 보면 전화번호를 적어놓긴 하되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 가능. 통화량이 많아 안 받을 수도 있습니다'는 내용의 조건을 달아놓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로서 판매자와 연락이 안되는 만큼 답답한 일이 또 어디 있나. 그리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가 아닌 시간에, 불현듯 궁금한 내용이 생겨 꼭 전화를 걸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없으리란 법은 또 어디 있는가. S씨는 일요일 새벽 6시는 물론, 크리스마스 이브 새벽 2시에 걸려온 전화조차도 '감사합니다' 라며 받았다. 이들이 감사의 내용을 사이트에 올리면서 S씨는 입소문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구매자는 결국 구매자를 믿는다.' 

그게 바로 S씨가 디지털 거상이 될 수 있었던 단 한 줄의 비결이다.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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