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훈풍 탄 건설업계…대우·두산, 원전사업 전면에
'원자력' 훈풍 탄 건설업계…대우·두산, 원전사업 전면에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9.0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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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연구로 착공…플랜트 수주 증가세
두산에너빌, 협력사와 '캐스크' 국내사업 활성화 나서
지난해 11월 29일 윤석열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이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올해 들어 원자력 산업에 훈풍이 불면서 건설 업계가 지지부진했던 원전 사업 행보를 전면에 내걸고 나섰다. 이 가운데 오랜 기술력을 보유한 대우건설과 국내 민간 원전 사업 '맏형'인 두산에너빌리티(전 두산중공업)가 돋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노후 원전과 연관돼 사용후핵연료를 담는 캐스크와 원전 해체를 새 먹거리로 삼았다. 대우건설은 '토탈솔루션'을 표방하면서 원전 확장일로에 올랐다.

■ 대우건설, 연구로·SMR·설계해체기술 등 내세워

2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단행한 조직 개편을 통해 원자력사업단을 신설하고 보유한 원전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대우건설은 부산 기장군 방사선 의·과학 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수출용신형연구로'를 착공하면서 수입에 의존했던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수출에 힘을 보탰다. 이번에 건설되는 원자로는 15MW급 연구용 원자로로 지하 4층~지상 3층의 개방수조형 원자로와 관련 계통, 이용설비 등이 들어선다. 하부구동 제어장치, 판형 핵연료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

대우건설의 원전 사업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우건설은 당시 국내 건설사 최초로 가동원전 설계 기술(Q등급) 자격을 획득, 신규 원전의 설계부터 건설, 해체 등 시공능력과 함께 방사성폐기물 처리 기술 등을 확보했다. 2016년에는 국내 1호 수출 원자로로 꼽히는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JRTR)'를 준공했다.

수출용신형연구로 조감도 (사진=대우건설)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에도 뛰어들었다. 한국전력이 주축인 컨소시엄에 참여해 K-SMR로 불리는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표준설계인가 획득 사업에 참여해 기술력과 해외 진출 우선공급권을 확보했다.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등과 함께 '팀코리아'를 결성하고 수주전에 나섰다.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200MW 이하급 가압경수로 원전 1기 등을 세우는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은 원전 설계·해체 기술,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 연구용 원자로, SMR 등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토탈솔루션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원전 사업 확대에 따라 신규 수주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대우건설은 플랜트 부문에서 총 1조1191억원을 새롭게 수주했다. 지난해 상반기(1308억원) 대비 10배에 가까운 성장세다. 하반기에는 이라크 알포 추가공사, 리비아 발전 프로젝트 등에서 수주 가능성이 점쳐진다.

■ 두산에너빌, 협력사에 '캐스크' 기술 전수…해체 사업도

국내 민간 원전 산업의 '기둥'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캐스크'에 주목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노후 원전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 원전 내에 보관 중인 캐스크의 사업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지난달 30일 두산에너빌리티는 경성아이젠, 금광테크, 무진기연, 삼홍기계, 세라정공, 슈퍼티그웰딩, 페이브텍, KHPT 등 원자력 발전설비 협력사들과 국내 기술 기반의 캐스크 제작 기술 발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협약으로 이들 협력사에 캐스크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를 바탕으로 협력사들의 경쟁력을 제고해 캐스크의 사업화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지난 8월 29일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진행된 ‘국내 기술 기반의 캐스크 제작기술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MOU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캐스크는 사용후핵연료를 운반∙저장하는 용기다. 사용후핵연료의 방사선과 열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는 특성상 특수 설계와 고도의 제작 기술이 필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7년 한국형 건식저장시스템인 'Doosan-DSS21'를 시작으로 개량 모델인 'DSS24', 'DSS32', 운반·저장 겸용 캐스크 'DPC-24'를 개발했다. 작년에는 국내 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에 캐스크를 수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원전 해체 사업도 속도를 낸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9년부터 산업통산자원부가 추진하는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에 참여했다. 이듬해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원전 해체공정 통합평가 시스템을 3억원에 이전받는 등 기술력도 확보했다. 앞선 2015년에는 독일 짐펠캄프와 원자로 해체 분야 사업협력을 체결, 해체 기술을 일찍이 습득해왔다. 회사 측은 "가동원전 서비스 기술을 기반으로 원전의 핵심 기기인 원자로·증기발생기 해체 기술을 국책 과제 참여를 통해 개발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원전 해체 사업을 주도하고 해외 시장 참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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