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어디까지 왔나-下] 팬데믹에 웃고 엔데믹에 울었다…메타버스, 사업성 있나
[메타버스 시대, 어디까지 왔나-下] 팬데믹에 웃고 엔데믹에 울었다…메타버스, 사업성 있나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8.30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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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에 해외 업체 매출 감소 '극명'
국내 업계, '사업'이라고 볼 수준 안 돼
규모 확장 과정에 필요한 점은
사진=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비대면의 일상화, 이에 따른 사회의 변화로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들은 엄청난 수혜를 입었다. 특히 학교가 문을 닫고 사무실이 집으로 옮겨지면서 관련 플랫폼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업계의 실적은 우하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 중인 몇몇 업체들은 사업성을 논하기에는 부족하다. 업력이 2년 내외로 짧고 수익 모델도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유의미한 성장으로 볼 수 있는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수익 못내

30일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제트는 작년 한 해 동안 38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전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295억원을 나타내면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순손실 규모는 1129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0년 5월 스노우에서 제페토앱 사업 부문이 물적 분할돼 설립된 네이버제트는 아직 이렇다할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3억명의 가입자 수를 확보했지만, 수익성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모습이다.

출시된 지 갓 1년을 넘긴 SK텔레콤의 '이프랜드'는 '제페토'와 같이 이용자 수 증가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 7월 SK텔레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는 1년 동안 누적 다운로드 870만회, 월평균체류시간 61분 등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SK텔레콤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분기 대비 28만명 늘어난 163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SK텔레콤

아이버스 사업으로 나뉘는 구독서비스 'T우주'와 '이프랜드'의 지난해 매출 실적은 약 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프랜드'의 개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 엔데믹에 글로벌 1위 '로블록스' 매출 감소

해외에서는 세계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이 엔데믹으로 실적이 악화헸다.

먼저 미국에서 '로블록스'를 운영하는 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은 올해 2분기 다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어닝 쇼크' 실적을 마주한 데 이은 실적 악화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5억912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억7026만달러를 나타내면서 작년 1분기보다 손실폭이 19.1% 확대됐다. 같은 기간 분기순손실도 1억7873만달러를 기록, 손실액이 25% 증가했다.

로블록스 내에서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한 일종의 충전금으로 분류되는 로벅스의 판매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로벅스가 반영된 2분기 부킹(예약) 실적은 지난해 2분기보다 4% 줄어든 6억3990만달러를 나타내면서 1분기에 이어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같은 기간 일간활성이용자당 평균 부킹 금액도 21% 감소한 12.25달러에 그쳤다.

이미지=로블록스 블로그 갈무리
이미지=로블록스 블로그 갈무리

분기 실적 발표 이후 로블록스는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이달 9일(현지시각) 실적 발표 이후 로블록스는 장외시장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13.52% 하락한 주당 40.95달러에 거래된 바 있다.

'줌'을 운영 중인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스도 실적이 좋지 않다. 2분기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스는 순이익이 457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규모가 지난해 2분기 기록한 3억1690만달러의 7분의 1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앞서 올해 1분기 1억1360만달러까지 줄었던 순이익의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다. 매출액은 11억달러를 기록했다.

■ "메타버스, 실사구시 측면에서 투자 지원해야"

대표적인 글로벌 코로나 수혜 기업들의 실적이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의 사업성에 큰 화두를 던졌다. 국내 업계에서는 사업 규모가 태동기에 있는 만큼 아직은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네이버제트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격적인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곳만 19개로 규모는 30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투자 대상이 된 기업은 크게 정보통신업, 정보서비스업, 메타버스 관련 콘텐츠·서비스 업종이 다수를 차지했다. 관련 업종과 시너지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려는 행보다.

SK텔레콤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프랜드에 포인트를 비롯한 다양한 경제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코인과 연계한 크립토 경제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임 업계는 다소 더딘 움직임이다. 구체적인 플랫폼 형태를 제시한 회사는 컴투스가 유일하다. 컴투스는 메타버스 플랫폼 전문 회사인 컴투버스를 세우고 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고 있다. 서비스는 오는 2024년 예정됐다.

이미지=컴투버스
이미지=컴투버스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가운데서는 넷마블의 손자회사 메타버스월드가 지난달에야 '메타버스 표준 포럼'에 합류했다. 넥슨은 기존 게임인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한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서비스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 외에 이렇다 할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 밖에 크래프톤도 아직 프로젝트 진행 단계다.

일각에서는 국내 메타버스 차별화에 실용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사업 도구 측면보다는 실제 생활이 반영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석희 경희대 교수는 한국게임학회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진행한 정책토론회에서 "현실 경제·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실용적인 기능이 있어야 이에 요구되는 메타버스 기술 역시 뒤따라올 수 있다"며 "시장 진입에 동원되는 B2B 산업의 비즈니스 도구나 B2C 사업의 엔터테인먼트 도구적인 측면 보다는 실사구시의 측면에서 메타버스 기술에 대한 투자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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