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쉬어갈 때 아냐"…파월 쇼크와 검은 월요일
"금리 인상 쉬어갈 때 아냐"…파월 쇼크와 검은 월요일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8.2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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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매파 발언 이후 얼은 증시, 코스피·코스닥 2%대↓
원·달러 환율 1350원 돌파, 2009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올해 연저점은 1187원…이미 연간 157원 수준의 괴리"
29일 장 마감 시각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29일 장 마감 시각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 이후 국내 금융시장 충격이 현실화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2%대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넘겨 직전 금융위기 수준으로 급등하는 등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14p(2.18%) 내린 2426.89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7일(2415.53) 이후 최저치다. 낙폭은 지난 6월 22일(-2.74%)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2.56포인트(2.81%) 내린 779.89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78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18일(776.72)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은 599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9억원, 5587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024억원, 671억원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159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같은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9.1원 오른 달러당 1350.4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350원선을 돌파한 건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파월 의장은 26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 연설에서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금리 인상을 쉬어갈 때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40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력한 연준의 도구를 사용할 것", "높은 금리가 가계와 기업에 일부 고통을 주겠지만, 물가 안정 없이는 더 큰 고통이 따를 것" 등의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파월 의장은 약 8분간의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46번이나 언급했으며, 1970년대에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이 초고금리 정책을 동원해 물가를 겨우 잡았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당일 충격으로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다우존스지수(-3.03%), S&P500지수(-3.37%), 나스닥지수(-3.94%) 등 3%대 동반 급락하며 검은 금요일을 보냈다. 

증권가에서는 미 연준의 정책전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일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됐지만 파월 의장의 강한 매파적 연설이 금융시장, 특히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며 "7월 FOMC 회의 이후 확산됐던 '파월 피봇(선회)' 기대감으로 재반등한 주가 등 자산가격 재상승이 초래할 수 있는 악영향, 즉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재상승 리스크를 이번 잭슨홀 발언을 통해 상당부분 억제 혹은 해소시킨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 등 글로벌 경제의 '중물가-중금리' 국면이 현실화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권 연구원은 "잭슨홀 회의 이후 이날 기준 9월 FOMC에서의 75bp 인상 가능성(64%)이 재차 50bp 인상 가능성(36%)을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강달러 압력에 더해 위안화 약세 압력도 가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위안·달러 환율은 6.93위안선으로 올라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당분간 환율 하락 재료를 찾기 힘든 가운데 단기 환율 변동성도 경계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권 연구원은 "올해 연저점은 1187원으로 올해 이미 연간 157원 수준의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며 "참고로 201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의 연저점-연고점 괴리는 평균 132원"이라고 분석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이날 서울 수출입은행에서 기재부 내 담당부서와 국제금융센터가 참여하는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시장에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때를 대비해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이날 환율은 11.2원 오른 1342.5원에 개장해 오후 12시 32분 장중 1350.8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급등을 고려해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놨지만, 강달러 저지는 역부족이었다는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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