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드는 카드사 '요주의' 여신…건전성 관리 진땀
고개 드는 카드사 '요주의' 여신…건전성 관리 진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8.0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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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이자 못낸 금액, 5개사 올해 6월 말 분류
전년 대비 3200억원 이상 증가한 5조3000억 육박
리스크 관리 만전 태세…카드론 문턱도 높아질 듯
(사진=화이트페이퍼)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금리 상승기 상환여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 고객이 많은 신용카드업권에 건전성 '경고등'이 켜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말까지 신용카드사들이 분류한 '요주의' 여신은 대부분 전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상품자산이 증가한 데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지만 경기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 부실채권 하향안정화 속 선행지표 꿈틀 

1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5곳의 요주의여신 금액 합계는 5조2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3624억원) 늘었다. 전 분기 대비로는 1.4%(728억원)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가 22.1%(1220억원) 증가한 6730억원을 기록했고, KB국민카드도 8783억원에서 1조7억원으로 같은 기간 13.9%(1224억원) 늘었다. 이 기간 신한카드도 9130억원에서 1조90억원으로 10.5%(960억원) 증가했다.  

하나카드 요주의여신도 2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210억원) 늘었다. 우리카드만 유일하게 3590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한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KB국민카드(-9.7%, 1065억원)만 유일하게 요주의여신이 크게 감소했고, 나머지 카드사들은 신한카드(7.8%, 730억원), 삼성카드(10.3%, 630억원), 우리카드(10.8%, 350억원), 하나카드(3.6%, 80억원) 순으로 모두 증가했다. 

요주의여신은 일반적으로 1~3개월째 원리금이 연체된 채권을 말한다. 3개월 이상 연체를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NPL)부터는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부실채권 전 단계의 요주의여신이 증가했다는 것은 취약차주 고객이 늘어났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자료=각 카드사 실적발표 자료 및 팩트북)
(자료=각 카드사 실적발표 자료 및 팩트북 취합)

부실채권 규모는 대체로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2021~2022년 6월 말 NPL 금액은 신한카드(3100억원→3100억원), 삼성카드(1580억원→1520억원), KB국민카드(2390억원→2410억원), 우리카드(670억원→700억원), 하나카드(850억원→550억원) 순이었다.  

NPL비율도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NPL비율은 신한카드 0.9%, 삼성카드 0.6%, KB국민카드 0.9%, 우리카드 0.56%, 하나카드 0.59%로 각 0.09%p, 0.20%p, 0.10%p, 0.05%p, 0.40%p 내려갔다.  

고정이하여신과 요주의여신의 가장 큰 차이는 연체 기간 외에 상매각 여부가 꼽힌다. 요주의여신의 경우 고정이하여신과는 달리 상매각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자산건전성의 선행지표 격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은 신규채권이 지속 늘어남에 따라 총채권(분모)이 커지면서 2분기 요주의여신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했다. 

신한카드의 총채권은 1년 전보다 10.1%(34.4조원→38조원), 삼성카드 15.6%(23.3조원→26.9조원)와 KB국민카드 12.3%(23.9조원→26.8조원)도 약 3조원씩 늘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의 카드자산(신용판매·카드론·현금서비스)도 각 6.8%(9.4조원→10.03조원), 7.3%(8.6조원→9.2조원) 증가했다. 

방어막을 쌓는 차원에서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쌓는 비율도 전년에 비해 크게 높여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305.72%→426.06%), KB국민카드(313.8%→364.2%), 신한카드(323%→356%) 등 지난 6월 말 기준 NPL커버리지비율이 크게 상승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요주의여신이 금액 기준 증가했지만 보통 전체 자산에 대한 비율을 기준으로 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다중채무자 등의 상환여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각별한 건전성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경기 관련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고금리 취약차주 관련 우려는 진행형    

한편 신용카드사들은 조달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지난달 카드채 조달급리 급등세는 누그러들었지만(카드채 3년물 AA+ 기준, 6월 29일 4.463%→7월 29일 4.211%)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남아있어 조달금리는 다시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국의 연말 기준금리가 연 2.75%나 더 높게는 3%에 이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른 문제 중 하나로는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에게 대출을 내줄 유인도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금리 상승 및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차주의 2금융권 대출문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 중이다. 

KDI(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법정최고금리 운용방안'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고금리(18~20%) 신용대출 이용 가구의 84.8%는 취약가구며, 이 중 48.6%는 다중채무자로 파악됐다. 

금융연구원이 전일 발간한 '국내 금융권 다중채무자 현황 및 리스크 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말 대비 2022년 4월 말 기준 금융업권별 다중채무액을 증가율을 보면 여전업권 증가율은 44.4%로 저축은행(78.0%)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도적으로는 다중채무자의 신용대출 및 일시상환대출을 중도 또는 만기도래 시 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해주거나 저축은행 및 여전사 등의 고금리 상품을 여타 업권 또는 정책금융기관의 저금리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의 개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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