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전문가 64%, 한은 사상 첫 빅스텝 예상" 
"채권시장 전문가 64%, 한은 사상 첫 빅스텝 예상"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7.11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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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은행 7월 금융통화위원회 앞두고
응답자 100명 중 99명 기준금리 인상 전망
예상폭 비중 베이비스텝 34% 대비 크게 앞서
(자료=한국은행 캡처)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 추이. (자료=한국은행 캡처)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한국은행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인상할 것이란 '빅스텝'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은이 실제 빅스텝을 단행하면 한국 기준금리는 현재 연 1.75%에서 인상 후 연 2.25%로 높아진다. 최근 채권시장 조사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64%가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했다.

■ 물가 관련 채권시장 심리 악화

11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8월 채권시장 지표(BSMI·본드 마켓 서베이 인덱스)'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의 99%(직전 94%)는 오는 13일 열리는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나머지 1%(직전 6%)는 동결할 것으로 봤다. 

특히 7월 금통위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50bp 인상이라는 사상 초유의 빅스텝(한번에 50bp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64%로 25bp 인상(34%)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나머지 2%는 75bp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30일~이달 5일까지 진행된 이번 지표 조사는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49개 기관, 100명(외국계 1개 기관·1명)의 설문을 토대로 한다. 업무별로는 발행(채권발행자) 4명, 운용(펀드매니저, 트레이더 등) 37명, 중개(브로커, IB업무자 등) 17명, 분석(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 RM업무자 등) 17명, 기타 25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이처럼 채권시장 전문가들이 한은의 첫 빅스텝 전망에 무게를 싣는 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투협은 "물가 안정을 위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예상되면서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상승 응답자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5월 26일 참석위원 6명 전원일치로 기준금리를 0.25%p(1.50→1.75%) 인상했다. 6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다.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갈수록 커지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거론된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은 지난달 3.9%로 전월 대비 0.6%p 뛰었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상승폭도 2008년 관련 통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실제 8월 물가 BMSI는 25.0(전월 37.0)으로 물가 관련 채권시장 심리도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투협은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0%를 기록했고,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의 불확실성에 물가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8월 물가 BMSI는 상승 응답자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임박한 점도 빅스텝의 근거로 언급되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00~0.25%p로 상단이 같다.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0.25%p만 올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3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빅스텝만 밟아도 한미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 환율 상승·경기침체 우려도 반영 

시장에서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 가능성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이 경우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다고 해도 미국의 기준금리는 조만간 한국보다 0.00∼0.25%p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기축통화인 달러와 기준금리 역전은 외자 유출 압력 초래 및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원화 절하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한은은 지난달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올 1분기 환율의 물가전가율을 0.06로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1% 상승시 물가상승률이 6bp 높아진다는 것을 말한다.  

이번 금투협 조사에서 환율 관련 채권시장 심리도 전월보다 악화(환율 BSMI 43.0→34.0)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8%(전월 60%)는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답했던 반면에, 환율보합을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30%로 전월(37%) 대비 줄었다. 

이런 전반적인 상황에서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채권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월 금리전망 BSMI는 응답자의 51.0%(전월 62.0%)가 금리상승에 응답해 전월대비 11.0%p 하락했고, 금리하락 응답자 비율은 25.0%(전월 11.0%)로 전월대비 14.0%p 상승했다.

금투협은 "각종 글로벌 경기 지표가 악화된 가운데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영향"이라고 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물가·환율·기대인플레이션·자산가격 등을 하락시키는 파급효과가 있다. 반대로 예금이자 수입 증가와 대출이자 지급 증가를 통해 가계의 소비를 감소시키고 기업의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져 투자를 축소시킨다. 

2022 8월 채권시장 지표. (자료=금투협)
2022 8월 채권시장 지표. (자료=금투협)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1일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간담회(연 2회 정기적으로 물가설명을 위해 예정)에서 "가파른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최근의 엄중한 물가상황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당행의 설립 목적인 물가안정을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아울러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이자지급 부담 증가 등으로 어려워진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가 중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정책 공조를 통해 보다 정교하고 미시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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