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여전사에 "무리한 영업확장·고위험 자산확대 자제" 주문
이복현 금감원장, 여전사에 "무리한 영업확장·고위험 자산확대 자제" 주문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7.05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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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CEO 만나 "금융시장 상황 단기간에 개선되진 않을 것"
유동성 리스크 취약요인별 관리·취약차주 지원 주문
"무리한 영업확장·고위험 자산확대는 자제 바란다"
"리볼빙 늘고 있어…불완전판매 발생하지 않도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여전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여전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여전업계 CEO(최고경영자)들과 만나 "금융시장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긴 호흡을 가지고 리스크 관리와 금융소비자 보호에 집중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 원장은 유동성과 건전성 관리, 취약차주 적극 지원 등을 중심으로 여전업계의 협조를 당부했으며 "단기 수익성 확보를 위한 무리한 영업확장이나 고위험 자산확대는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충분한 유동성 확보·고위험 자산확대 자제 

이 원장은 이날 5일 오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최근 기준금리 인상 및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대내외 경제환경이 불확실하고, 여전사의 자금운용상 특성상으로 취약요인별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며 "우선 유동성 리스크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여전사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을 설명하며 "여전사는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유동성을)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리스크로 업계 스스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전사는 여전채 발행 등 시장성 차입을 통해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시중금리 추가 상승시 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자금력 측면에서 가계대출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이용하고 기업대출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등 부동산 업종에 집중돼 경제상황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원장은 "2020년 코로나19 발생 당시 여전채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여전채 신규 발행이 사실상 중단돼 일부 중소형 여전사는 수개월간 유동성 애로에 직면한 바 있다"며 "올해 6월 이후 여전채 스프레드가 2020년 유동성 위기 당시 최고점이었던 92bp(1bp=0.01%p)를 상회하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자체적으로 보수적인 상황을 가정해 유동성 스트레스를 실시하고 비상자금 조달 계획도 다시 한번 점검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대출처 확충이나 대주주 지원방안 확보 등을 통해 만기 도래 부채를 자체적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규모의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한편 단기 수익성 확보를 위한 무리한 영업확장이나 고위험 자산확대는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모든 부동산 PF 대출 등 기업대출 실태 점검   

건전성 관리 강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와 손실흡수능력 확충 및 기업대출의 경우 특정업종에 편중되지 않도록 여신심사 및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시장상황 악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에도 힘써달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여전사 가계대출은 취약차주가 이용하는 고금리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금리상승시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취약차주에 대한 고금리 대출 취급 시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는 대출 취급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대출은 특정업종에 편중되지 않도록 여신심사 및 사후관리를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사는 과거 10년간 저금리 기조 및 경쟁 심화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부동산 업종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해 고유업무 자산을 초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원장은 "그러나 부동산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은 점을 고려해 대출취급시 담보물이 아닌 채무상환능력 위주로 여신심사를 하고 대출취급 이후에는 차주의 신용위험 변화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여신전문금융사의 모든 PF 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는 등 기업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업계와 함께 기업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기업여신과 관련해 부동산 비중이 여전업계에서 높은 것이 사실이고, 지역별 또는 유형별 리스크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점이 있어 전수검사를 실시해 사업성 리스크를 점검하고, 신규 위험여신 실행과 관련된 관리방안에 대해 점검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앉은 순서대로)신한카드 임영진 대표, 삼성카드 김대환 대표, 우리카드 김정기 대표, 롯데카드 조좌진 대표. (사진=화이트페이퍼)
(왼쪽부터 앉은 순서대로)신한카드 임영진 대표, 삼성카드 김대환 대표, 우리카드 김정기 대표, 롯데카드 조좌진 대표. (사진=화이트페이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사진=화이트페이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사진=화이트페이퍼)

이날 간담회 자리는 이 원장이 취임 후 첫 여전업계와의 상견례로서,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잠재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당국에서는 이 원장과 함께 금감원 중소서민금융 부문 부원장보·여신금융감독국장이 참석했다.

카드사에서는 신한카드 임영진 대표, KB국민카드 이창권 대표, 삼성카드 김대환 대표, 우리카드 김정기 대표, 롯데카드 조좌진 대표, 하나카드 권길주 대표(왼쪽), 비씨카드 최원석 대표 등 7개사 CEO가 참석했다. 

5일 간담회에서 하나카드 권길주 대표(왼쪽), 비씨카드 최원석 대표. (사진=화이트페이퍼)
5일 간담회에서 하나카드 권길주 대표(왼쪽), 비씨카드 최원석 대표. (사진=화이트페이퍼)
 

캐피탈 업계에서는 현대캐피탈 목진원 대표, KB캐피탈 황수남 대표, 하나캐피탈 박승오 대표, 우리금융캐피탈 박경훈 대표, 현대커머셜 이병휘 대표, 롯데캐피탈 추광식 대표, IBK캐피탈 최현숙 대표 등 7개사 대표가 함께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사진=화이트페이퍼)
(사진=화이트페이퍼)
(사진=화이트페이퍼)

아울러 이 원장은 "올해 7월부터 실행된 DSR 3단계 조치 이후 현금서비스, 결제성 리볼빙 등 DSR 적용대상에 서 제외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에 보다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미래전망을 보수적으로 설정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코로나 지원 종료 대비 취약차주에 관심 당부 

이복현 원장은 코로나19 지원 프로그램 종료에 대비해 취약차주 지원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여전사가 자체 운영 중인 프리워크 아웃 등 채무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일시적으로 재무적 곤경에 처한 차주가 조기에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올해 8월부터 회사별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 공시가 시행되므로 CEO들께서는 고객안내 강화를 통해서 신용도가 개선된 고객의 금리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카드사 결제성 리볼빙은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최근 이용금액이 증가하는 결제성 리볼빙을 취약차주의 상환부담을 일시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금소법(금융소비자보호법)상 금융상품에 해당되지 않아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원회,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해 리볼빙 설명서 신설, 취약차주 가입시 해피콜 실시, 금리산정 내역 안내, 금리공시주기 단축 등 개선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며 "각 카드사 CEO께서도 고객에 대한 설명 미흡으로 인해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말했다.

■ 여전업계 경쟁력 강화 지원노력 아끼지 않을 것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여전업계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특히 여전사는 빅테크와 경쟁 심화로 여타 업종보다 어려움에 처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금감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겸업 및 부수업무의 범위, 여전별 취급가능업무의 경우 금유업과 연관된 사업엗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겠다"며 "또한 해외진출시에도 금융감독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전사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전사는 신속한 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수행하는 등 우리나라 금융산업에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금융시장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리스크 관리와 금융소비자 보호에 집중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여 "금융감독원도 여전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본업 부분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실효성 제고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5일 여전업계 CEO와의 간담회 모두발언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이복현 금감원장이 5일 여전업계 CEO와의 간담회 모두발언에 앞서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화이트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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