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손익분기점 넘긴 토스뱅크와 홍민택 대표의 모임통장 '철학'
이자 손익분기점 넘긴 토스뱅크와 홍민택 대표의 모임통장 '철학'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6.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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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 결핍과 문제의식 관점에서 기술로 서비스 구현"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에서 출범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자료=화이트페이퍼)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에서 출범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자료=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토스뱅크가 출범 8개월 만인 지난달 처음으로 월별 이자이익 BEP(손익분기점)를 넘겼다. 작년 대출 총량규제에 따른 '반쪽 영업' 속 줄곧 마이너스였던 순이자마진(NIM)이 0% 이상으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이례적으로 5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혹한기'로 불리는 시장상황에도 빠른 대출자산 성장세를 지속한 결과로 해석된다.

■ 대출 재개 반년 만에 약 3.5조↑

토스뱅크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출범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이후 약 9개월 간의 성과와 올 하반기 출시가 확정된 상품 및 서비스를 소개했다.  

360만. 전날 기준(이하 동일) 토스뱅크의 고객 수다. 작년 말(110만명)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홍 대표는 "하루 약 1만4000명이 가입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가입자를 모은 것은 토스뱅크의 서비스가 현재 금융서비스의 결핍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증명"이라고 말했다.   

4조원. 토스뱅크의 대출잔액이다. 이 중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5300억원 정도다. 토스뱅크는 작년 석달간 대출총량 규제로 9일 만에 한도를 소진하고 약 3개월간 여신(대출)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올 1월 재개 이후 대출자산 성장은 순항 중이다. 작년 말(5315억원) 대비 불과 반 년 새 652% 성장했다.

토스뱅크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출시한 주요 금융상품 및 서비스는 ①2% 자유입출금 통장 ②지금 이자받기 ③사장님(개인사업자) 신용대출·마이너스 통장 ④상시 금리인하권 ⑤외국인 계좌개설 등이다. 고객 연령대는 ▲30대(25.4%) ▲20대(25.1%) ▲40대 23.8% ▲50대 이상 19.2% ▲10대 6.5%로, MZ세대 주축 고른 분포가 파악됐다. 

83.2%. 이는 토스뱅크 계좌고객 중 예치한 잔액이 1원 이상인 실사용자를 말한다. 그는 "타행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토스뱅크를 단순히 프로모션이나 딘발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주계좌로 사용하는 비율이 높다는 뜻"이라며 "이는 토스뱅크통장 효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통장은 수시입출금에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시그니처 상품이다. 올해부터 예치한도 1억원 하향조정이 있었으나, 여전히 은행권 최대 수준이다. 이후 고객이 매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지금 이자받기'도 선보였다. 이 일복리 방식 적용 후 약 150만명의 고객이 사용 중이며 총 667억원이 이자로 지급됐다.

■ 씨티 환승·WM·모임통장 올 하반기  

토스뱅크는 올 하반기 ①씨티은행 신용대출 대환(갈아타기) ②웰스 매니지먼트(자산관리) 서비스 ③모임통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씨티은행 제휴로 오는 7월 1일 출시하는 신용대출 대환 서비스는 모바일로 간편하게 대환 여부를 조회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전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연체 차주만 아니면 일괄 기존 씨티은행 금리 대비 0.3%p 금리를 할인한다. 

올 하반기 웰스 매니지먼트(자산관리) 서비스도 출시 예정이다.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물리적인 제약이나 정보가 없어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이를 소개받고 싶다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증권사 등 제휴로 출시한다. 

전세자금대출·주택담보대출 등 주택관련대출 출시 계획은 아직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자본확충 계획을 복합적으로 검토한 후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 모임통장도 선보인다. 이로 인해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모임통장이나 최근 출시한 연 최고 3% '키워봐요 적금' 등이 카카오뱅크의 기존 상품과 비슷하지 않냐는 질문도 나왔다. 상품 및 서비스 측면에서 토스뱅크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이었다.

이에 홍 대표는 "그렇게 보실 수도 있을 것 같다. 기존에 시중은행에도 모임통장이란 게 있었다. 물론 흥행은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이 가장 성공적인 제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참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기존에 모임을 하시는 분들이 금융활동을 어떻게 하는지 2년 가까이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과 차별화 고민을 통해 출시하는 것으로 유사성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홍 대표는 토스 프로덕트 오너로 재직 당시 토스 공동계좌를 출시했던 경험이 있다.    

28일 토스뱅크 기자간담회에서 홍민택 대표. (사진=화이트페이퍼)
28일 토스뱅크 기자간담회에서 홍민택 대표. (사진=화이트페이퍼)

■ 순이자마진 첫 마이너스 탈출 

질의응답 시간에는 공통질문을 포함해 10여개가 넘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 중 하나인 '높은 수신고로 인한 이자 부담'에 대해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핵심사업인) 예대 사업에서 지난달 월별 기준으로 이미 적자 해소가 됐다"고 밝혔다. 

앞서 토스뱅크는 명목 NIM(순이자마진)으로 작년 4분기 -0.54%, 올 1분기 -0.21%를 각각 기록했다. 올 1분기 순이자손실은 29억원이었다. 이날 홍민택 대표는 토스뱅크의 향후 중요 과제로 고객수 성장과 지속가능한 수익성 개선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실제 예대사업에서 적자를 보는 은행이 저희 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고 건전성을 면밀히 보면서 경영을 병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수신상품 일원화 전략이 있었지만, 고객 의견 청취에 따라 초기 전략이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연 2% 통장의 금리 인상 계획은 아직 없지만 긍정적으로 검토·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홍 대표는 "1억원 한도 이상 예치고객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은 은행이 돼 버렸다. (한도 상향은) 사업 여건이 만들어지면 당연히 검토해야 하는 사안", "사업계획보다 자산성장 속도가 빨라 자본계획을 새로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토스뱅크의 카드론 대환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아직 시범적으로 출시했고 압계의 우려를 들으면서 신중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제휴 가능성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중저신용자 금리 단층 해소 

한편 36%. 토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다. 이는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인터넷은행 본연의 설립 취지인 금리 단층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홍민택 대표는 토스뱅크의 포용금융 비결로 자체 신용평가 모형인 TSS(토스 스코어링 시스템)의 기술을 설명했다.  

그는 "1금융권 고객의 고신용자의 데이터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과 대부업 신용정보는 물론 카드·보험정보 등 실제 신용정보와 무관한 대안정보까지 TSS 구축에 사용했다"며 "또 사람의 주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머신러닝·딥러닝과 같은 엔진을 구축해 우량/불량 차주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표준 신용등급 기준 중저신용자 평가 시 토스뱅크에서 대출을 신청한 4명 중 1명은 고신용자로 평가 받게 된다"며 "실제 토스뱅크 차주들의 신용점수는 약 70~100점 상승하는 등 크레딧 빌딩 효과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한 "신용데이터를 축적할 기회가 없었던 사회초년생에도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토스뱅크는 TSS를 더 빠르게 검증하고 보완해서 중저신용자의 금리 단층을 해소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대한민국 인구 전부라고 볼 수 있는 금융소비자들이 커머스, 제조업에서 누리고 있는 혁신이나 가치 효용들을 느끼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무엇보다 고객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듣는 은행으로 성장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28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TS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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