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은행들 금리 합리적이고 투명히 산정·운영해야"
이복현 금감원장 "은행들 금리 합리적이고 투명히 산정·운영해야"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6.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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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업계와 첫 상견례...금감원장-은행장 첫 간담회 실시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언급
20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감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20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감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진행한 국내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은행권의 과도한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추진중인 예대금리 산정체계 및 공시 개선방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 급격한 금리 인상 우려 표해... 가계대출 연착륙 협조도 당부 

이복현 금감원장은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들과 실시한 간담회에서 "금리 운영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지속해서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 원장이 취임 후 금융업계와 진행하는 첫 간담회 자리였다. 그는 은행권이 금리 산정과 운영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실수요자 애로 해소를 위한 단계적 조치가 일정 대로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전산과 내규 등을 준비해야 하며, 건전성·유동성 등 시스템 리스크 관리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원장은 "금리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들은 금리를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함께 예대금리 산정체계 및 공시 개선을 추진 중으로, 최종안이 확정되면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며 "아울러 금리인하요구권 제도 운용을 활성화해 금융소비자의 금리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서도 협조를 요청했다. 이복현 원장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가계부채가 시스템리스크로 현실화되지 않도록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안착 등을 통해 대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하면서 취약차주에 대한 사전관리 강화 및 금리 인상 속도 등을 조절해 연착륙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서민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 등을 시행에 있으나 지원규모 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따라서 은행 자체적으로도 대출 금리의 급격한 인상 없이 여타 저금리 자금으로 전환해주시거나 금리 조정 폭과 속도를 완화하는 방안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저신용·다중채무자·DSR 차주 등 취약 차주에 대해서는 채무상환능력 변동 등을 밀착 모니터링해서 선제적으로 채무상담 및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은 은행권과 함께 '신용대출119' 등 기존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차주도 정확한 경영상황 분석·평가에 기반해 지원할 것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기업차주의 경우에도 금리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채무상환 어려운 기업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시적 유동성 애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구조적으로 취약한 기업에게는 사업전환·재편 유도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20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 모습. (사진=화이트페이퍼)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권준학 농협은행장, 김진균 수협은행장, 임성훈 대구은행장, 안감찬 부산은행장, 최홍영 경남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서한국 전북은행장, 박우혁 제주은행장,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행장, 홍민택 토스뱅크 행장 등이 참석했다.

■ "거액의 금융사고 지속... 내부통제제도 개선 추진 계획"  

한편 이 원장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 통제 강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 거액의 금융사고가 지속되고 있다"며 "내부통제 자체 점검을 확대하고 필요하면 내부통제 조직 및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산시장에서의 가격 급등락 등으로 금융사고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감원은 현재 진행 중인 금융사고 검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금융위와 함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복현 원장은 "은행의 외화유동성 수준은 국가 신뢰도와 직결되므로 최근 외화차입 여건 악화되는 상황에서 거주자의 외화예금 줄고 기업 외화대출은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며 "중장기 외화자금 선제 조달을 통해 외화 조달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편 해외점포의 거주자 외화대출 등 불요불급한 대출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제충격으로 인한 신용손실 확대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계속 확충해나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외화유동성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현재 경제상황은 물가 대응을 위한 미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 리스크 요인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복합위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낮아지면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 경제도 물가 상승세와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통화 긴축 등으로 경기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며 금융시장에도 주식, 채권, 원화의 트리플약세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러한 대내외 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각종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상당기간 금리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경각심을 갖고 리스크 취약요인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대손충당금은 코로나 대응을 위한 재정·금융 지원에 따라 부도율이 과소평가 될 가능성이 있다. 보다 보수적인 미래전망을 부도율에 반영함으로써 충분한 규모의 충당금이 적립될 수 있도록 협조바란다"며 "아울러 핵심 손실흡수능력인 보통주자본비율 도 꾸준히 높여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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