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카카오뱅크 편입 후 첫 시총 100조 아래로 '추락'
은행주, 카카오뱅크 편입 후 첫 시총 100조 아래로 '추락'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6.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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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108조원에 시작...올 들어 넉 달 만 20조 증발
하나금투 주간 전망 "초과상승세 지속 당분간 어려워"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국내 은행주 9종목으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의 상장 시가총액이 지난 한 주간 100조원 아래로 밀려나 90조원선을 노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지수 시총이 100조원 아래로 밀려난 건 작년 9월 10일 카카오뱅크가 지수에 편입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 지난주 모든 은행주 3~7%대 하락... 주간 시총 10조 증발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의 상장시가총액은 지난 10일 101조1390억원 규모에서 '검은 월요일'을 맞았던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100조원대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시총은 92조9770억원으로 더 줄었다. 

KRX 은행 지수 시가총액이 100조원선을 밑돈 건 카카오뱅크가 지수에 편입된 작년 9월 10일 이후 약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카카오뱅크가 편입되면서 해당 지수 상장 시가총액은 75조7530억원에서 108조2590억원 규모로 크게 불어났었다. 연고점을 찍은 지난 2월 17일에는 112조7550억원을 기록했다. 4개월 만에 시총 20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이날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은행주는 지난 13~17일 한 주간 5.9% 급락했다. 같은 기간 6%의 하락률을 기록한 코스피지수와 유사한 흐름으로, 은행주는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코스피는 18% 하락했고, 은행주는 1% 상승한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지난주 모든 은행주가 하락했다. 한 주간 하락률은 KB금융(-6%), 신한지주(-5.1%), 하나금융지주(-7.4%), 우리금융지주(-7.5%), 기업은행(-3.7%), BNK금융지주(-4.1%), DGB금융지주(-6.9%), JB금융지주(-6.4%), 카카오뱅크(-7.7%) 등이었다.  

전년 말 종가와 비교하면 신한지주(+8.8%), 우리금융지주(+7.5%), 기업은행(+1.5%), 하나금융지주(+1.3%)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카카오뱅크 낙폭이 38.7%로 가장 컸고 DGB금융(-16.1%), BNK금융(-13.2%), KB금융(-5.3%), JB금융(-4.9%) 순으로 뒤를 잇고 있다. 

지난주부터 국내 증시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대응 강도가 높아졌음을 확인하고, 아래로 계속 밀려나고 있다.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했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음 달에도 0.5%p 또는 0.75%p 인상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덧붙였다.  

2022년 6월 17일 기준 은행주 시가총액. (자료=한국거래소)
2022년 6월 17일 기준 은행주 시가총액. (자료=한국거래소)

은행주를 끌어내린 건 국내 기관들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약 1조5000억원 가까이 빼냈지만, 은행주는 1896억원 순매수했다. 개인도 은행주를 102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그러나 연기금(-428억원)을 포함한 국내 기관은 2755억원을 순매도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려면 금리를 대폭 올리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시각들이 제기되면서 강한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감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준의 점도표에서 나타나는 연말 예상금리는 3.25~3.50% 수준이지만 이를 4~5%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들이 속속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주가 하락 폭이 소폭 더 컸고, 주가 상승률 저조했던 기업은행이 방어적 매력으로 하락 폭이 다소 적었던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며 "최근 3주간의 주가 하락으로 은행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다시 0.36배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총평했다. 

17일 장 마감 후 우리금융지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이 있었다. 한화생명 측은 당일 기존 보유 지분 전량을 블록딜로 매각했으며, 매각규모는 3000억원 규모였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이를 제외한 실질 기준으로 주간 은행주는 국내 기관이 30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200억원 이상 순매도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자료=하나금융투자)
2022년 6월 17일 종가 기준. (자료=하나금융투자)

■ "금리 인상발 경기침체 우려 지속... 거시경제 재료 영향 전망"  

하나금융투자는 이번주 은행주 선호 종목(주간 단위의 단기 선호 종목으로서 최선호 종목 및 중장기 선호 종목과는 다를 수 있음)으로 신한지주와 KB금융을 각각 제시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경우 감독당국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에도 불구하고 금투 사옥 매각익 발생에 따라 2분기 순익은 1.6조원 상회 예상. 2분기 NIM(순이자마진) 개선 폭도 11bp에 달해 은행 중 NIM 상승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날 전망. 국내기관 매수세 유입 지속되면서 수급 여건도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KB금융에 대해서는 "신한지주와 PBR 역전 현상이 발생했으며 시가총액 차이도 약 1조원 내외 수준으로 좁혀졌다"며 "NIM은 다소 아쉽지만 2분기 중 KB손보 빌딩 매각익 발생이 예상되는데다 추가 충당금 규모도 타행보다는 적을 전망. 상대적으로 양호한 순익 시현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피 대형주는 올해 17.33%, 중형주는 14.03% 하락했다. 코스피 시총 상위권에서는 네이버(-37.25%), 카카오(-35.82%), , 삼성전자(-23.63%), LG에너지솔루션(-28.73%), SK하이닉스(-26.41%), 현대차(-18.66%), 카카오페이(-57.71%), 하이브(-57.45%), SK바이오사이언스(-53.78%) 등 일제히 급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는 상대적으로 은행주의 방어적 매력이 부각된 시기로 평가받을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은행주 향후 주가 추이에는 금리 인상발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될 것이란 전망도 지속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미국 10년물과 2년물간 장단기 금리차는 6bp에 불과하고, 국내 10년물과 3년물간의 차이도 6bp에 불과. 조만간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 펀더멘털이 양호해도 매크로지표들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에는 은행주 초과상승은 기대난. 간간히 방어적 매력이 부각될 수는 있겠지만 계속적인 초과상승세는 쉽지 않다는 기존 의견을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2022년 6월 17일 일일금융시장동향. (자료=금감원)
2022년 6월 17일 일일금융시장동향. (자료=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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