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국제선 운항 경쟁 스타트…재무구조 개선까지는 '아득'
LCC, 국제선 운항 경쟁 스타트…재무구조 개선까지는 '아득'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6.13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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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국제선 운항재개·신규취항 이어져
오랜 적자 풀자…증자·감자에 영구채 발행도
한진칼, 진에어 지분 전량 대한항공에 매각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제선 수요 정상화를 기대하면서 항공 운항을 늘리거나 재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급격한 운항 재개에 따른 프로모션으로 출혈 경쟁까지 예상할 정도다. LCC는 운항 재개와 함께 자본 확충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게 펼치는 모습이다. 다만 여객 수요가 회복돼도 항공사들의 악화일로인 재무구조가 개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 LCC 출혈경쟁 도지나…운항재개 활발

13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들은 국제·국내선 항공 운항 리오프닝(재개)을 맞아 항공편 증편에 한창이다.

먼저 제주항공은 이달 19개 노선에서 총 246회 운항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8개노선, 152회 운항에서 대폭 늘어난 규모다. 다음 달 1일부터 인천~괌 노선 운항 횟수를 기존 주 4회에서 7회로 확대한다. 지난달부터 주 2회에서 4회로 늘린 지 두 달 만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2018~ 2019년 이 노선에서 국적 LCC 최다 수송객 수를 기록한 바 있다.

제주항공은 또 오는 24일부터 부산~싱가포르 항공편을 2년 4개월 만에 재개한다. 아울러 제주항공은인천~몽골 올란바토르 노선도 준비 중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 7일 열린 기자감담회에서 "몽골노선은 6~9월 성수기용 4개월 운수권을 확보했다"라며 "7월 초부터는 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에어부산은 이달 한 달간 국내선 전 노선을 대규모로 증편해 운영 중이다. 증편 대상은 ▲김포∼부산(64편) ▲김포∼울산(58편) ▲김포∼제주(52편) ▲울산∼제주(42편) ▲부산∼제주(16편) 등이다. 총 232편이 늘어났다. 좌석은 4만4672석이 추가됐다.

국제선에서는 신규 취항과 함께 증편 운항이 계획됐다. 먼저 이달 24일 인천~코타키나발루 노선을 시작으로 29일 부산~다낭, 30일 인천~나트랑 노선을 취항한다. 코타키나발루와 나트랑 노선은 신규 취항, 다낭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운항을 재개하는 노선이다. 일본 노선도 강화했다. 지난달 25일과 27일 신규 취항한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노선에 이어 다음 달 22일에는 후쿠오카 노선을 새롭게 취항한다.

에어서울도 이달 들어 국제선 항공 운항 증편과 재개에 들어갔다. 이달 17일부터 월·목·금·일요일 주 4회 일정으로 보라카이 운항을 재개한다. 18일에는 나트랑 노선 운항이 정상화된다. 앞서 지난달에는 28일부터 다낭 노선에 비행기가 다시 뜨기 시작했다.

일본 노선도 운항에 돌입한다. 에어서울은 오는 7월 22일부터 인천~오사카 노선을 주 2회, 같은 달 24일부터 인천~도쿄(나리타) 노선을 주 2회 운항한다. 지난달 14일부터 재개한 괌 노선 운항은 기존 주 4회에서 9회까지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진에어는 지난 10일 김포∼제주 노선에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를 1대 도입해 국내선 운항을 재개했다. 약 1년 4개월 만이다. 진에어는 이 항공기가 총 393석의 좌석을 갖춰 포화 상태인 김포∼제주 노선의 공급량을 바로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진에어는 이 항공기를 내달 국제선 노선에도 투입할 전망이다.

지난달부터는 본격적인 국제선 노선 운항 재개에 들어갔다. 진에어는 지난 5월 25일 인천~방콕을 시작으로 같은 달 26일 인천~코타키나발루, 이달 30일 인천~다낭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부산에서는 이달 29일 다낭, 30일 방콕·클락 노선이 예정됐다. 7월 8일에는 부산~세부 노선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8일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국내 LCC 업계 최초로 취항한 데 이어 같은 달 28일 대구~다낭, 29일 인천~다낭과 인천~방콕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이달에는 22일 인천~나트랑, 인천~칼리보(보라카이), 23일 인천~클락, 대구~방콕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인천~후쿠오카·오사카·도쿄(나리타) 등 3개 노선은 이달부터 주 2회로 증편 운항 중이다.

■ 제주항공 925%·에어부산 1414%…부채비율 막대

LCC 업계가 이처럼 항공편을 대폭 늘리거나 신규 취항하면서 회복을 꾀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재무구조 개선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2020년 3월부터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파고든 적자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게다가 LCC 업계는 코로나 이전부터 적자를 기록했었다.

LCC 가운데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제주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의 재무상태를 보면 이들 LCC 4사는 코로나19가 닥치기 이전부터 적자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을 제외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마이너스다. 제주항공은 1분기 영업손실 789억원, 순손실 659억원을 나타냈다. 에어부산은 363억원의 영업적자를, 619억원의 손실을 나타냈다. 진에어는 영업손실 464억원, 당기순손실 310억원을 기록했고 티웨이항공 역시 390억원의 영업손실과 393억원의 분기순손실을 나타냈다.

특히 제주항공은 타 LCC에 비해 큰 만큼 손실 폭이 더 크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9년 1조3840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이 작년에는 2731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329억원에서 3172억원으로 10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폭증했다. 영업이익에 영업외이익까지 더한 경상이익(세전계속사업이익)은 475억원 손실에서 3548억원까지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손실 증가율은 647%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0% 아래였던 2018년 대비 올해 1분기 기준 925.4%까지 치솟았다. 유동비율은 63%까지 떨어졌다.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해 제주항공은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B737-800 항공기를 연이어 반납해 항공기 리스료를 줄이는 한편, 5대 1 무상 감자를 진행해 자본금을 1924억원에서 384억원까지 줄였다. 전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총 790억원 규모의 사모 영구채를 발행하는 등 재무건정성 강화에 열을 올렸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280억원 규모로 보유 중이다. 김이배 대표는 "올해 흑자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내년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다음으로 매출액 규모가 큰 진에어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진에어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9년 95.2%에서 올해 1분기 299.9%까지 증가했다. 4개 회사 가운데서는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200%를 넘으면서 안정권은 벗어났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도 90%에서 22.7%까지 크게 줄었다.

이 같은 진에어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대주주인 한진칼은 이날 보유중인 지분 54.91% 전량을 대한항공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전체 매각규모는 6048억원이다. 한진칼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유동성 확보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가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돼 빠르게 변화하는 항공 여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진에어와 코드쉐어(공동운항)를 실시하고 김포~사천, 김포~여수, 김포~포항, 제주~대구 노선을 공동 노선에 포함시켰다.

에어부산은 무상감자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2007년 창사 이래 첫 감자다. 재무구조 악화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에어부산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보통주 3주를 1주로 무상 병합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음 달 11일 임시 주주총회에 안건이 상정된다. 감자가 통과되면 자본금은 1939억2000만원에서 646억4000만원으로 줄어든다. 발행 주식 수는 1억9392만주에서 6464만주까지 감소한다. 에어부산은 이와 동시에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운영자금 1658억원과 채무상환자금 343억원 등 총 2001억원 규모로 조달한다.

다만 에어부산의 재무구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1분기 기준 에어부산의 자본잠식률은 65.7%로 현재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부채비율은 1413.5%로 LCC 가운데 가장 높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62억원 수준이다. 이에 반해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빚인 유동부채는 2637억원에 달한다.

박종도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LCC의 경우 완전히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 이후 항공 산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비교적 제한적인 투자 부담에 힘입어 점차 과거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회복할 전망"이라면서도 "현재 LCC의 사회적 이슈 대응력은 FSC 대비 취약해 향후 제2, 제3의 코로나 발생 시 급격한 실적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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