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돈心... 증시 거래대금 썰물과 고개 든 은행 예금
격변의 돈心... 증시 거래대금 썰물과 고개 든 은행 예금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6.07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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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기, 안전자산 환승 발길 분주
5월 국내주식 월 거래대금 345조까지 낙하
(자료=각 은행 및 한은 가중평균금리)
(자료=각 은행 및 한은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유동성 장세에서 호황을 즐기던 증시와 부동산 시장 투심이 악화되면서 시중 유동자금이 안전자산인 은행의 예금 등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은행권에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신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금과 같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장기간 자금을 묶어두는 것보다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고, 추후 시장의 기준금리 동결 시그널을 확인한 후 정기예금을 드는 방법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 적당한 투자처 찾아... 은행 안전자산에 인파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작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5차례에 거쳐 1.25%p 올라 현재 1.75%로 운용되고 있다. 이 사이 자금 동향은 금리 상승 추세와 시장환경에 맞춰 개별 온도차가 심화되고 있다.

위험자산 선호는 크게 꺾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주식(코스피·코스닥·코넥스 합계) 월간 거래대금 합계는 작년 1월 약 842조원에서 올해 1월 413조원으로 반토막이 난 이후 지난 5월 약 354조원까지 줄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달보다 1조6960억원 감소한 16조8690억원으로 최근 1년 5개월 동안 최저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대비로도 20% 줄었다.    

은행 대출의 경우 금리인상과 규제 영향 등에 가계와 기업 간 온도차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5월 말 이들 은행의 합산 가계·기업대출 잔액은 703조6123억원·668조63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2% 감소·5% 늘었다. 작년 5월 잔액과 비교하면 각 1.9%, 11.3% 증가한 것으로, 기업대출 증가율이 약 6배에 달한다.   

반대로 은행의 수신잔액은 차곡차곡 쌓여가는 추세다. 같은 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5대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합계 703조6123억원으로 전달보다 9296억원(0.13%) 증가했다. 작년 말과 작년 5월에 비해 각 8조6373억원(1.2%), 48조9938억원(7.5%) 증가한 규모다. 

미국의 기준금리 0.5%p 인상과 한국의 기준금리 두 달 연속 인상된 지난달 국내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증가세는 정체됐다. 월별 증감폭을 보면 지난 2월 16조6599억원, 3월 9조3320억원 증가한 반면 4월 7조9824억원 감소해 분위기가 반전됐다.  

요구불예금 증가세를 꺾은 건 매력이 커진 정기예금 영향 등이 꼽힌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79조7768억원으로, 한 달 새 19조1369억원(2.9%), 작년 말 대비 24조8409억원(3.8%), 1년 전에 비해 55조4213억원(8.8%) 불었다. 정기적금 잔액도 36조7597억원으로 전달 대비 8006억원, 작년 말보다 1조6590억원, 전년 동월 대비 1조4817억원 늘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 영향으로 은행들의 수신금리가 상승하고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역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유동자금들이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금리가 상승 추세에 있어 단기든 장기든 은행의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5대 시중은행은 5월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한 수신상품 금리 추가 인상을 줄줄이 마친 상태다. 지난달 말께 기존보다 적게는 0.25%에서 많게는 0.40%p까지 높아졌다. 상품별로 1년제 기준 연 2~3%대, 적금은 연 4~5%대 금리상품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은행도 역머니무브 훈풍에 탑승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지난 1일부터 진행한 한정 우대금리 연 2.0% 이벤트(1년 연 4.6%, 2년 연 4.7%, 3년 연 5.0%)에는 이틀 만에 10만4229좌가 몰렸다. 카카오뱅크가 지난 5월 25일부터 8일간 진행한 '저금통with세븐일레븐'의 사전신청 접수에는 26만명(26만2618명)이 넘는 고객이 신청했다.

■ 신규취급액 금리차는 축소세... '짧은 만기' 조언도   

한편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을 보면, 은행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작년 8월 2.12%p에서 올해 4월(잠정) 2.35%p로 확대됐으나 같은 기간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차는 1.84%p에서 1.70%로 줄어들었다. 지난 신규취급액 기준 4월 저축성수신금리는 1.87%, 대출금리는 3.57%로 집계됐다. 

한은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통계(금리)는 은행이 해당월중 신규로 취급한 수신 및 대출에 적용한 금리를 신규취급액으로 가중평균한 통계로 최근의 금리동향을 잘 나타내주며, 금융저축을 하거나 일반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의 입장에서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저축은 짧은 만기가 유리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중 최소 한 번 이상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있다고 하면 정기예금 등 수신금리도 따라오를 수 밖에 없다"며 "자금은 단기로 운용하다가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 최종 시그널이 나왔을 때 1년제나 2년제로 자금을 묶어 두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당초 2%에서 2.25~2.5% 정도로 상향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지금 2월에 비해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1%p 이상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이 예측하는 기준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합리적인 기대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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