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시장 '추격자'들, 시장 판도 바꿀까... 비결은?
법인카드 시장 '추격자'들, 시장 판도 바꿀까... 비결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5.2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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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사 국내외 이용액 16조...한 달 새 15.9%↑
연초 이후 하나·현대·롯데·KB 상승세 주목
하나카드 법인카드 한도증액 비대면 서비스. (자료=하나카드)
하나카드 법인카드 한도증액 비대면 서비스. (자료=하나카드)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전면 해제로 직장인들의 회식이 늘고 대면영업 활동도 증가하면서 법인카드를 사용할 일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법인카드 시장에서는 카드사들의 치열한 실적 경쟁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 법카도 간편하게... 100% 디지털화 바람  

24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 4월 기준 법인카드 시장점유율을 작년 연간 취급실적 기준 대비 1.25%p 끌어올려 가장 큰 폭의 점유율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2~3월 각각 1곳의 경쟁사를 차례대로 제치고 업계 6위로 도약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 역시 점유율을 1.11%p 상승시키면서 경쟁사 1곳을 밀어내고 업계 3위로 올라섰다. 현대카드의 1~4월 누적 법인카드 취급고는 7조원을 돌파했다. 그 다음으로 상승폭이 컸던 롯데카드(+0.83%p), KB국민카드(0.79%p) 또한 한발 앞선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올 들어 법인카드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하나카드는 연간 법인카드 취급고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업회원의 편의성 및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법인카드의 100% 디지털화'에 노력해온 점이 매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법인카드 업무는 개인카드 대비 모바일·비대면화가 느리게 진전 중으로, 기업회원 특성상 신청과 발급 과정에서 개인회원보다 제출 서류가 많고 본인인증 등도 간편 구현에 제약이 있다. 대표이사 또는 권한을 위임받은 위임인이 서류를 지참하고 지점에 방문해 처리해야 하는 업무도 있다고 알려졌다.   

하나카드는 법인카드 신청과 이용, 청구, 제신고(한도증액, 정보변경 등) 등 관련 업무의 디지털 프로세스 전환 로드맵을 단계적으로 밟아나가고 있다.

지난해 공공기관 등과의 웹스크래핑을 통해 공동인증서와 필수정보만으로 법인카드 신청·발급이 가능하도록 했고 사업자등록증과 법인등기사항증명서, 재무제표 등 제출서류도 간소화했다. 이날 '한도증액' 업무도 기업회원 전용 홈페이지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작년 12월 이후 온라인 신청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고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서비스 개선을 통해 기업손님의 효율적인 업무 처리에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엔 모바일을 통한 법인카드 업무가 가능하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현대카드, 롯데카드 홈페이지 캡처)
현대카드 법인카드 마이 컴퍼니 웹 메인화면(왼쪽), 롯데카드 웹 법인카드 페이지. (자료=현대카드, 롯데카드 홈페이지 캡처)

현대카드는 법인카드 회원에 특화해 쏘카(카셰어링, 출장, 비용절감), 여기어때(숙박, 출장, 휴가) 등에서의 제휴 할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프리미엄 카드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통해 법인시장에 뛰어든 것도 성장 모멘텀으로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임직원 법인카드 오용 시 법인 채무면제 비용 지원 등 법인 특화 혜택이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며 "작년 말 '현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의 법인카드를 출시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서류,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즉시 발급 가능한 법인카드 바로 이용 서비스도 운영 중에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출장, 해외, 요식 등 코로나 관련 리오프닝 시기에 맞춰 기존 기업회원들의 밀착 관리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스타트업 등 우량 신설법인의 입회기준 보완을 통한 고객군 확대, 전문 컨설턴트가 직접 방문해 태블릿을 통한 일대일 맞춤 상품을 제안하는 등 신규 영업력을 강화한 것도 실적 견인의 한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회식 늘고 매출 늘고... 점유율 경쟁 활활   

지난 1~4월 국내·해외 결제 포함 8개 카드사의 법인카드 이용실적 합계는 55조8340억원으로, 월별로 보면 1월(13조1669억원), 2월(12조2726억원), 3월(13조8690억원), 4월(16조723억원)씩 법인카드가 긁혔다. 작년 월평균 이용실적은 13조2480억원이었다. 

해당 수치는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NH농협 롯데 우리 하나카드 등 8곳의 법인카드(기업구매전용카드 실적 포함, BC(비씨)카드는 자체카드 실적 미게시로 제외) 일시불과 할부, 직불/체크카드 이용실적을 따진 실적이다. 

4월 법인카드 누적 이용금액은 ▲우리카드 15.25%(8조5142억원) ▲KB국민카드 15.17%(8조4674억원) ▲현대카드 12.64%(7조565억원) ▲신한카드 12.50%(6조9790억원) ▲농협카드 11.77%(6조5700억원) ▲삼성카드 10.74%(5조9953억원) ▲롯데카드 10.32%(5조7635억원)를 각각 나타냈다.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NH농협 롯데 우리 하나카드 등 8개 카드사의 국내·해외 전체 법인카드 2021년 누적 이용금액 및 올해 1~4월 누적기준 시장점유율. (자료=여신금융협회)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NH농협 롯데 우리 하나카드 등 8개 카드사의 국내·해외 전체 법인카드 2021년 누적 이용금액 및 올해 1~4월 누적기준 시장점유율 취합. (자료=여신금융협회)

상위권에서는 법인카드 전통의 강자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의 2강 구도가 전개되는 가운데, 다른 추격자들 역시 엔데믹 수혜를 맞아 전년 대비 취급고를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최근 비씨카드가 식당 및 주점 업종의 신용카드 결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 조치가 모두 해제된 4월 18∼30일 이미 주점 업종에서 법인카드 매출은 거리두기 해제 전(3월 1∼20일) 대비 70% 급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같은 기간 개인카드 매출 증가율 41%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자료=비씨카드)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주점 업종 개인카드/법인카드 매출 증감(%) 현황. (자료=비씨카드)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법인카드는 개인회원보다 이용건당 매출규모도 크고, 최근 회식 자리도 엄청 늘고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 카드사들이 영업 활성화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은행계 카드사들이 유리한 부분은 있지만, 올해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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