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까지 합류…현대차그룹, 국내외 車산업에 100조 붓는다
모비스까지 합류…현대차그룹, 국내외 車산업에 100조 붓는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5.24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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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63조원 추가 투자 계획 발표
일주일 새 발표한 투자액만 100조 육박
수소사업 일부 공개…연료전지 외부 스타트업 투자
"일자리 증가…외부 시선 달라져"…국내시장 외면 의식한 듯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3사가 전동화·친환경(16조2000억원), 신기술·신사업(8조9000억원), 기존 사업(38조원) 등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국내에 2025년까지 63조원, 2030년까지 21조원을 투자한다. 84조원을 투자해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세울 공장과 신사업 투자액까지 합하면 총 투자 규모는 100조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지난 18일 발표한 국내 전기차 생산 확충 계획 이후 엿새 만이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 "대규모 투자를 국내에 집중해 ‘그룹 미래 사업 허브’로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여기에 자동차 부품, 철강, 건설 등 그룹사까지 합해지면 전체 국내 중장기 투자액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라고 밝혔다.

■ 내연기관 투자 규모 38조로 가장 커

이날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을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은 먼저 동화·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주력한다. 이 분야에 현대차∙기아∙모비스 등 3사가 총 16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순수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친환경 전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이렇다. 먼저 국내 순수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목적기반차량(PBV) 전기차 전용공장울 신설한다. 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구축하는 한편, 기존 공장에도 기차 전용 라인을 증설한다. 아울러 핵심 부품과 선행기술, 고성능 전동화 제품 등을 개발하고 연구시설 구축 등에 집중 투자한다.

3사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2일 현대차가 발표한 중장기 전략에서 등장한 새 플랫폼 ‘eM’과 ‘eS’는 오는 2025년 통합모듈러아키텍처(IMA) 하에 선보인다. 이와 함께 3사는 ▲로보틱스 ▲AAM(미래항공모빌리티)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에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각 사업 계획은 기존에 발표했던 내용과 동일하다. 구체적인 투자 액수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투자 계획 발표에서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계획도 내놨다. 앞서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웠던 행보와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지난 중장기 전략 발표에서도 '수익성 개선' 외에는 언급된 바가 없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기아∙모비스 등 3사는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과 고객 서비스 향상 등에 38조원을 투자한다. 회사 측은 "내연기관 차량 고객들의 상품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내연기관 제품 라인업을 최적화하는 한편, 모비스는 내연기관 차량에 적용되는 부품 품질 향상에 집중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래 신사업·신기술과 전동화 투자는 물론, 기존 사업에 대한 지속 국내 투자로 차별화된 제품과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대전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소사업 방향 일부 공개…투자금 조달은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 발표에서 수소사업 관련 계획도 공개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9월 수쇼연료전지 시스템 수출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소사업을 확장했다. 이듬해 정의선 회장이 ‘하이드로젠 웨이브’ 설명회까지 열면서 수소 연관 사업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발표 내용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수소사업에서 승용, 버스, 트럭 등 차세대 제품을 개발한다. 또 연료전지 시스템의 효율 개선과 원가절감 기술 개발에 매진한다. 전용 부품 연구시설 인프라도 확충한다. 이와 함께 연료전지 시스템의 광범위한 활용을 위한 실증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외부 스타트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미국 조지아주에 지을 전기차 전용 공장이 ‘앨라배마 효과’를 넘어 ‘서배너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외 공장이 국내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양사의 직원수는 2004년 8만5470명에서 2021년 10만7483명으로 26%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잇달아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설명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이어 "현대차그룹 해외 공장들은 국내 부품의 수출 증가에도 기여했다. 한국 부품 업체를 바라보는 글로벌 메이커들의 평가도 달라졌다"면서 "국내 부품의 수출액은 2004년 60억1700만달러에서 2021년 4배가량 확대된 227억7600만달러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또 "748개사에 달하는 1·2차 협력 업체들이 현대차그룹과 함께 해외에 동반 진출했다"라며 "협력 업체 평균 매출액은 2004년 979억원에서 2020년 3196억원으로 3.3배, 자산 규모는 같은 기간 702억원에서 2612억원으로 3.7배 늘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로 현대차그룹은 일주일 새 총 100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기준 현대자동차(40조원)와 기아(34조원)의 시가총액을 합친 금액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만 회사 측은 이 같은 천문학적 투자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현대차와 기아, 모비스의 최근 5년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현대차(19조7000억원), 기아(10조9000억원), 모비스(10조2000억원) 등으로 총 40조8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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