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 활성화 정책' 내놨지만...보험업계 "진료 수가 표준화 선행돼야"
'펫보험 활성화 정책' 내놨지만...보험업계 "진료 수가 표준화 선행돼야"
  • 김은경 기자
  • 승인 2022.05.17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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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등록제·간편한 보험금 청구 시스템 추진
보험업계,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견해 있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은경 기자] 윤석열 새 정부의 '맞춤형 펫 보험 활성화' 정책에 대한 보험업계의 반응이 미지근하다.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3일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펫 보험 활성화를 위해 반려동물 등록제와 간편한 보험금 청구 시스템 추진을 내세웠지만 보험업계는 이에 앞서 반려견의 개체를 인식·특정하는 고유번호 등록과 반려동물치료에 대한 진료 수가 표준화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마디로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 펫 보험 활성화 어려워...두 가지 문제 선결해야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펫 보험이 활성화되려면 전국 동물 병원에서 반려동물 진료 수가 표준화가 먼저 통일돼야 하며, 또한 반려동물을 특징지을 수 있는 고유번호 등록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지난 2021년 KB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체 가구 중 29.7%인 604만 가구로, 1년 전 약 312만9000가구와 비교해 약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전체 인구는 1448만명으로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약 900만 마리로 추산되는 국내 반려동물 수에 비해 보험 가입률은 2020년 기준 0.25%로 매우 낮다. 

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는 보험료가 비싸서다. 보험업계에서는 현재 동물 병원마다 서로 다른 진료비로 인해 보험사에서 낮고 안정적인 보험료를 정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맞춰 표준화된 의료 수가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람처럼 동물도 의료 수가가 정해지면 동물 병원이 진료비를 과잉청구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보험사들은 정해진 데이터를 토대로 평균적인 진료비를 추산해 보험료를 산정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급하는 금액의 바운더리가 어느 정도 예상이 되야 그 가격에 맞춘 보험료도 책정이 가능하고, 보험료 책정도 천차만별인 진료 수가를 적용하면 보험료가 올라가 이런 상품에는 고객들이 가입을 안한다"며 "이런 부분들이 먼저 표준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보험사에서 보험을 적용받는 해당 동물에 대해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특정 지을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지금 거론되고 있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비용적인 부분과 반려견의 몸에 심어야 하는 내장칩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또한 보험사의 입장에서는 특정 지을 수 없는 반려동물에 대해 등록이 돼 있는 동물이 아닌 다른 비슷한 반려동물을 적용해 보험금을 받아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개체에 대한 인식의 문제가 지금처럼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실 펫 보험 자체를 즉 보험 상품 자체를 활성화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 반려동물 등록제...보험 가입으로 이어지지 않아

보험업계에서는 새 정부의 '펫 보험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반려동물 등록제가 펫보험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 수는 늘어났지만 그에 비해 반려동물 보험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지난 2월 보험연구원에서 발표한 '반려동물보험에서의 IT 기술 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0.25%로 스웨덴(40%), 영국(25%), 일본(6%) 등 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펫 보험 가입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반려견을 양육하기는 하지만 보험까지 가입해야 한다는 인식이 매우 낮아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라며 "그래서 보험상품이 바뀐다고, 또 좋게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가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자 중 동물등록 제도에 관해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제도명과 내용을 잘 알고 있다·제도명과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이 55.2%, 잘 모른다는 응답(처음 들어봤다·제도명만 들어본 적 있다)이 44.8%로 나타났다.

동물등록 제도에 대한 인지율은 2020년 대비 4.6%p 증가해 2019년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반려견 양육자의 86.5%, 미양육자의 47.9%가 제도를 인지하고 있어 인지율에 큰 차이를 보였다.

한편, 반려견 양육자 중 동물등록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71.5%로, 2020년(69.6%) 보다 1.9%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동물등록수가 많은 것과 펫보험 가입은 별개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견등록제를 활성화하겠다와 펫 보험 활성화는 그렇게 큰 연관성은 없다"며 "지금 펫 보험은 등록이 안 돼 있어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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