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40년 주담대, 매달 원금·이자 부담 줄여
만기 40년 주담대, 매달 원금·이자 부담 줄여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4.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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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이어 다른 시중은행도 도입 검토  
대출한도 소폭 증가 효과·총이자 증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금리 상승기에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를 최장 40년까지 늘리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 

■ "수요 제법 있지만 거래절벽에 활성화는 아직"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4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최장기 주담대는 하나은행 40년, KB국민·신한·우리은행이 35년, NH농협은행은 33년까지 각각 가능하다.

만기 40년 주담대는 주택금융공사가 시중은행을 통해 제공하는 정책 모기지 상품인 보금자리론(시세 6억원 이하/대출한도 최대 3.6억)과 적격대출(시세 9억원 이하/대출한도 최대 5억원)에 작년 7월 처음 시범 도입된 이후 은행으로 확산되고 있다.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 등 소득제한이 있고 적격대출은 소득제한이 없다. 

40년 초장기 모기지는 신혼부부와 청년층 등 실수요자 상품으로 현재까지 시범 도입 요건이 유지되고 있다. 만기 40년 보금자리론은 신청인이 만 39세 이하 또는 혼인 7년 이내(3개월 이내 결혼예정자 포함)인 신혼가구에 한해 주금공에 신청한 후 승인을 받으면 은행에서 신청할 수 있다. 40년 만기 적격대출은 같은 조건으로 은행창구에서 바로 신청 가능하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21일 하나은행이 하나혼합금리모기지론, 하나변동금리모기지론, 하나아파트론, 하나원큐아파트론 등 주요 상품의 대환(갈아타기) 대출을 포함한 신규 취급분부터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장 35년에서 40년으로 늘리면서 시중은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차주의 주택구입 등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출 기간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확정은 아니지만 보통은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차주의 매월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대구은행도 1분기부터 40년 주담대를 운영 중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상품의 이점이 있어 이용하는 분도 제법 있지만 지금은 주택 거래가 워낙 절벽이어서 많이 활성화됐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고객이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매달 내는 원리금이 줄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한도가 살아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담대 만기를 40년으로 하면 은행에 매달 내는 원금과 이자는 줄어든다. 5억원의 주담대를 연 4.5%로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릴 때 만기 35년 기준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은 약 237만원이지만 만기 40년은 약 225만원으로 매달 원리금 12만원이 줄어든다.

대출 한도도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주택자인 연봉 5000만원 직장인 A씨가 조정대상지역에 9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려고 연 4.5%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주담대를 빌리면, 만기가 33년인 경우 DSR기준 대출한도는 3억4350만원, 만기 35년은 3억5217만원으로 모두 LTV 40%(3억6000만원)을 밑돈다.

반대로 만기 40년은 DSR 한도가 3억7073만원까지여서 LTV 40%인 3억6000만원을 전부 빌릴 수 있다.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이 만기 40년에는 1942만원으로 DSR 40%를 넘지 않는다. 차주별 DSR규제는 올해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자 등에게 적용됐고 오는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 초과 대출자로 확대될 예정이다.  

■ 금리 상승기이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도   

직장인 A씨의 경우 총이자상환액은 5억7894만원으로 8511만원 정도 늘어난다는 건 유의할 점이다. 만기까지 대출을 가지고 있으면 원금을 더 늦게 갚아 이자도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중도에 이사를 가거나 상환하는 경우가 많고 초장기 만기까지 대출을 들고가는 경우는 드물다는 설명이다. 

당장 큰 진입장벽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금리도 있다. 주택금융공사의 적격대출 고정금리는 다음 달 기준 연 4.4%로 이달 대비 0.45%p 인상될 예정이다. 적격대출금리는 1월 3.4%에서 1%p 뛴 수준이다. 2017년 고정금리 적격대출이 출시된 후 4% 돌파는 처음이다. 보금자리론 금리도 다음 달부터 연 4%대를 넘어설 예정이다. 두 상품은 국고채 5년물에 영향을 받는다. 

또, 은행연합회의 공시에 따르면 3월 중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는 3% 후반~4% 초반 수준이었다. KB국민은행 3.91%, NH농협은행 4.02%, 신한은행 4.08%, 하나은행 4.18%, 우리은행 4.32%, 기업은행 3.82%, 카카오뱅크 3.83% 등이다. 이는 평균금리로 고객들의 신용등급 비중 등 은행별 가계대출 취급 상황에 따라 엇갈릴 수 있다.  

이날 기준 KB국민은행·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지수)를 기준(6개월)으로 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아파트론 금리는 연 3.42~5.34%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관망 중인 내 집 마련 수요가 있다는 관측도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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