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비상장 기업 투자로 수익 다각화 속도↑
하나금투, 비상장 기업 투자로 수익 다각화 속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4.13 0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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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A 투자 빨라진 발걸음  
(사진=하나금융투자)
(사진=하나금융투자)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하나금융투자가 올 들어 유망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등 비상장 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기업규모를 가리지 않고 초기부터 발빠른 선점에 나서고 있다.  

■ WM 연계·계열사 시너지 성장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법률문서 자동작성 플랫폼 '로폼'을 운영하는 아미쿠스렉스와 인플루언서 중심 1인 마켓 스타트업인 '와이어드컴퍼니' 등 2건의 시리즈 A 투자에 타 기관들과 함께 참여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부터 비상장 기업(시리즈A~프리 IPO)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스타트업 정보 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의 연초 이후 국내 비상장 투자는 총 10건, 집행액은 325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112억원을 들여 10개 기업에 투자했는데, 이미 작년 투자건수는 24건, 규모는 1015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알려진 하나금융투자의 투자 사례는 시리즈 A 단계 기업이 9건, 프리 IPO가 1건으로 기업규모가 작은 곳들에 몰려있다. 비율로 따지면 90%인데, 지난해 24건의 투자에서 9건 정도로 40%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부쩍 늘어난 수준이다. 동일 기간 업계에서도 투자집행 속도가 빠른 편이다. 

올해 투자 분야는 부동산 플랫폼이 3건(밸류업시스템즈, 루센트블록, 디엔코리아), 택배 2건(에스랩아시아, 써모랩코리아), 자동차(진모빌리티), 음식(베지스타) 등 다양하다. 이 중 루센트블록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출시를 앞둔 스타트업으로 캡스톤파트너스, 하나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이 참여해 17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시리즈 A는 인력의 질과 사업 아이템 정도를 평가하는 초기 단계다. 상장이 1~2년 내로 임박한 프리 IPO 대비 투자에서 회수로 이어지는 기간이 길고 그만큼 리스크와 리턴도 크다. 하나금융투자의 최근 행보는 수익 다각화 목적 외에도 그룹사 시너지와 WM(자산관리) 비즈니스에서 비상장 주식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투자는 고유계정으로 비상장 기업에 투자할 때 PI(자기자본투자)부서에서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지만 하나은행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클럽원'을 통해서도 딜 소싱을 하고 있다. 클럽원은 서울 삼성, 한남 2곳에서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 클럽딜을 중개하는 등 큰 명성이 있는 하나금융그룹의 투자형 WM 센터다. 

하나은행의 경우 자본여력이 부족한 기업을 지원하고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해낸다는 점에서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이다. 일상생활을 은행 안에서 구현할 수 있는 '손님 생활 속의 디지털 뱅크'를 목표로 슈퍼 앱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이종산업 스타트업과 협업해 신성장 동력을 더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 중장기 관점은 '모범 사례' 기대  

작년 시장활황 덕에 대부분 증권사들은 보유한 지분가치 급상승을 눈으로 확인했다. 한국금융지주의 카카오뱅크 지분투자 결실을 비롯해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및 토스뱅크 투자, 유안타증권의 알토스벤처스 펀드(쿠팡, 로블록스) 투자, 미래에셋증권의 네이버 및 네이버파이낸셜 투자·협업 등은 업계에서도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하나금융투자도 작년 메타버스 관련 기업인 맥스트 프리 IPO 이력으로 주관 수수료보다 큰 평가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2019년 9월 맥스트 유상증자에 참여 당시 20억원을 들여 1주당 약 4077원에 취득했는데, 맥스트는 공모가 1만5000원에 상장한 이후 훨씬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가도 4만5400원으로 11배 정도 뛰었다.  

올해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양적긴축 등을 앞두고 있어 증권사들의 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비상장 투자 뿐 아니라 경쟁력이 있는 해외투자 부문 등에서 자본력을 기본 바탕으로 난관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5조2910억원으로 업계 7위권 수준이다. 

아울러 최근 행보는 자체 네트워크 역량과 시장 안목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인다는 평가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 발굴하고 모험을 감수하는 건 금액이 크든 작든 쉽게 접근하는 데 허들이 있다"며 "네트워크 능력을 포함해 유망기업을 선별하는 안목들이 동반돼야 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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