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급격하게...일반 뱅커도 '디지털' 융합
언제부턴가 급격하게...일반 뱅커도 '디지털' 융합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1.23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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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채용 농협은행 영향 있을까
작년엔 기저효과·수시채용도 확대
(자료=각 행 제공 취합·금감원 전자공시)
(자료=각 행 제공 취합·금감원 전자공시)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주요 은행들의 지난해 신입행원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마다 사정이 달라 개별 규모는 차이가 난다. 이 가운데 수시채용 확대와 동시에 일반직군 공채에서 디지털 기본 소양을 검증하는 트렌드는 대세로 기울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 채용문 똑똑똑...작년 5대 은행 신입 1600명대로 늘어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총 1625명 규모로 신입행원을 채용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49%(1118명) 줄었고 2020년(1295명)보다는 26%(337명) 확대된 것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이 채용인원을 전년 대비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대학생 인턴제도를 유지하고 두자릿수 인원을 선발했다. 또 대부분 디지털·ICT(정보통신기술) 등 핵심사업 부문에서 우수인재 수혈을 위한 수시채용을 늘렸다. 

정시는 2개월 이상을 거쳐 한꺼번에 신입행원을 많이 뽑지만 수시는 적시적기 인재를 투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금융산업 환경은 큰 틀에서 모바일 뱅킹 거래가 일반화된 가운데 AI(인공지능), 데이터, 블록체인 등 디지털 혁신기술 중심으로 구조적 변화가 진전되는 상황이다. 

현재 5대 은행 중에서는 농협은행이 예년보다 2개월 정도 앞당긴 지난달 중순부터 상반기 6급 신규직원 정시를 진행 중이다. 이달 15일과 16일 각각 코딩테스트, 필기시험까지 마쳤다. 다음 달 28일까지 채용 절차를 마무리한다. 최종 합격자들은 4월 입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의 이번 상반기 신입공채는 총 450명을 선발하는 역대급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앞서 농협은행은 2018년 800명, 2019년 660명, 2020년·2021년(인턴 7명 포함) 437명, 577명의 신입행원을 채용했다. 이번 채용인원은 재작년 연간 규모보다 크다. 

이와 관련해선 여러 고민이 맞물린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있어 사회적 역할을 다 하려는 취지가 있고, 다른 은행보다 앞선 조기 채용을 통해 우수한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예나 지금이나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구직자 사이에선 선호도가 가장 높다. 우수한 기업 이미지와 직원 복지, 높은 수준의 연봉 등 선호 요인이 많기도 하다. 다만 농협은행과 달리 다른 시중은행들은 영업점 인력배치 고민도 크다. 기대감도 있으나 올해 채용 기조를 예단하긴 어렵다. 

다른 은행들 채용안은 3월 이후에 나온다. 작년 상반기에는 신한은행 3월 31일, 우리은행 5월 18일, 통상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는 하나은행과 국민은행도 5월 27일, 6월 7일 공고를 냈다. 이 중 현재까진 우리은행 정도가 올해 신입공채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일반직군도 금융본업+디지털이 기본값...메가 트렌드 

이 가운데 확실한 은행권 채용 트렌드는 '디지털'이 꼽힌다.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 시장상황과 미래전망, 정부의 압박 등을 골고루 감안한 차원에서다. 이미 채용 단계에서부터 디지털 역량 관련 평가제도가 도입된 상태다. 금융 본업에 대한 직무능력 검증과 동시에 디지털 소양을 가려내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2020년 하반기 신입행원(L1) 채용부터 일반직군에 해당하는 UB(유니버셜 뱅커) 부문에서 디지털 기본 소양을 검증하기 시작했다. 필기전형에 디지털 부문 활용능력 평가를 도입했고 작년 하반기에는 디지털 마케팅 기획 등 업무를 수행하는 UB마케팅 부문을 추가로 신설했다.   

신한은행도 자체 필기시험(SLT)에 '디지털 리터러시' 과목을 추가했다.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논리적 사고, 알고리즘 설계, 상황판단 능력을 검증한다는 취지다. 신한은행 일반직군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가 도입된 건 작년 하반기 공채가 처음이다.

하나은행은 2019년 하반기 공채부터 필기전형에서 디지털 소양 평가를 위해 TOPCIT(탑싯)을 도입했다. 탑싯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서 ICT·SW 산업 현장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진단·평가하기 위해 도입한 평가 제도다. 이듬해부터 대학생 인턴십에서도 탑싯이 추가됐다.     

우리은행도 작년 상반기 디지털 트렌드, 데이터 분석 능력, 논리적 사고력을 검증하는 '디지털 인사이트 인터뷰'를 신설했다. 합격자 전원에게 KAIST 등 주요 대학 디지털금융 경영학석사(MBA) 과정도 지원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IT부문 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핵심인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공채를 유지중인 농협은행도 작년 6월 첫 디지털분야 채용형 인턴을 도입했고 하반기에는 5급 신입채용에서 처음으로 경력직 분야를 신설했다. 또 IT직군에서 코딩테스트를 도입하는 등 채용 전반에 걸쳐 실무능력 측정 기준을 강화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올해 채용에서도 디지털 중시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직군에서 입행이라는 등용문에 도전하는 취업준비생들도 금융본업과 디지털 역량을 동시에 갖춘 융합형 인재라는 인상을 각인시킬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나이, 전공과 무관하게 지원할 수 있는데 과거 상경계열 선호가 있었다면 지금은 IT인력 확대로 이과생도 선호한다. 현장수요로 수시채용이 확대된 부분도 있다"며 "몇년째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최대 화두인만큼 채용도 계속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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