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대손충당금 추가 전입 예상..."부실위험 대비"
기업은행, 대손충당금 추가 전입 예상..."부실위험 대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1.1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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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4분기 실적 발표...충당금전입액 규모도 관심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 후...질서있는 연착륙 준비
(사진=화이트페이퍼)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기업은행이 작년 4분기 대손충당금을 추가 전입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코로나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를 앞둔 가운데 막판까지 부실 위험 차단에 힘쓴다는 입장이다.

■ 4분기 실적 프리뷰...예년 대비 덜 쌓은 충당금 다시 커질지 촉각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다음 달 중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작년 한 해 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은 2조2294억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2020년 1조5357억원 대비 45.1%(6937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다만 기업은행 4분기 실적을 놓고 대손충당금을 추정하는 증권가 시각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은 기업은행에 대해 "취약차주 대상 개별평가, PD(부도율)값 조정 등을 통한 추가 충당금 전입이 예상된다"고 했다. 4분기에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4947억원의 충당금을 전입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작년 충당금전입액 규모는 1조원을 넘어 1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기업은행이 작년 4분기 약 2000억대의 충당금을 전입해, 연간으로는 약 9830억원을 적립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은행은 이번 4분기 취약차주에 대한 대손충당금의 추가 전입을 예상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020년도부터 코로나19로 인한 부실위험에 대비 추가전입을 했으며, 2021년 4분기에도 취약차주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 전입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업은행은 작년 3분기까지 대손충당금을 예년 대비 덜 쌓기도 했다. 연결손익계산서상 제충당금전입액 규모는 2019년 1조6765억원, 2020년 1조6742억원으로 2년 연속 1조6700억원대 충당금을 쌓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는 누적 7017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부실채권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작년 9월 말 부실채권(잠정)은 총여신 266조4000억원 중 2조3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총여신이 1년 새 약 23조원 증가했음에도 부실채권은 4000억원가량 줄었다. 

이에 따른 부실채권비율은 0.85%를 기록했다. 이는 시중은행(신한 우리 SC 하나 씨티 국민) 평균 0.26%, 지방은행 0.46%, 인터넷은행 0.26% 대비 높은 수치지만, 기업은행 자체적으로는 2020년 9월 말 1.11% 대비 하락한 수준이다.    

■ 코로나 금융지원 조치 3월 종료에 무게...금리 감면·선별적 지원 등 노력 

다만 2020년 4월부터 세 차례 연장 시행 중인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가이드라인'으로 인한 착시 효과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금융지원 조치를 오는 3월에는 예정대로 종료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원금 상환 유예 조치를 3월 말로 종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관련 대응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조치가 끝나고 미뤄둔 대출상환 요구가 재개되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부실화가 드러날 수 있음이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자유예로 가려진 기존 정상 채권이 부실로 표면화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업은행은 작년 9월 기준 39조6000억원의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2조1000억원의 이자상환을 유예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금융위에서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4월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일시상환 대출의 만기 연장 지원액은 247조4000억원, 분할상환 대출의 원금 상환 유예 지원과 이자 상환 유예 지원은 각각 13조6000억원, 2301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질서있는 정상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자를 못 내면 부실 채권으로 전환을 해야 하고, 영업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는 경우에도 금리 상승에 따라 큰 돈을 내야 하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연착륙 프로그램 등이 실효성 있는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동성 회수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는 불가피하다. 다만 이 중에서 매우 사정이 어려운 분들에 대해 선별적인 지원책은 종료와 별개로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 조치가 종료되면 부실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하며,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경영 상황이 신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코로나19 연착륙 프로그램을 개편해 경영 정상화 의지가 있고, 경영 개선을 추진 중인 기업에 대해 대출 금리를 최대 3%p 감면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원뿐 아니라 기업의 현 상태를 진단하고 분석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금융솔루션을 제공하는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컨설팅, 일자리, 판로개척 등 비금융 부문 지원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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