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93% 중국에서 들여온다…"미·중 갈등 대비해야"
배터리 93% 중국에서 들여온다…"미·중 갈등 대비해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1.12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의존도, 미중 무역전쟁 이후 더 높아져
바이든 美 행정부 공급망 재구축 4대 품목도 한국이 최대
"국내 생산 확대 제도 마련해야"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한국의 대(對)중국 무역의존도가 한·미·일 3국 가운데 가장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반도체의 수입 의존도는 40%에 달했는데, 배터리는 전량에 가까운 수준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대중 수입의존은 미중 무역전쟁 이후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는 10월과 11월 중국의 공산당대회와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양국의 갈등 심화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글로벌 평균 대비 2배 이상 높아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발표한 '한·미·일 대(對)중국 수입의존도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한국의 중간재·부품·소재 대중 의존도는 한국, 미국, 일본 3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체 품목의 전 세계 대중 수입의존도는 14.3%다. 한국은 부품·소재 대중의존도가 29.3%를 나타내면서 글로벌 평균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간재는 2019년 기준 세계 평균이 10.4%인 가운데 한국은 27.3%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경련은 "한국과 일본의 중간재·부품·소재에 대한 대중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은 한-중-일 3개국이 중간재 교역을 매개로 경제블록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대중 무역의존도는 미중 무역전쟁 이후 극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품목을 기준으로 미중 무역전쟁 발생 직전인 2017년 대비 지난해 1~8월 대중 수입의존도는 한국이 3.8%포인트 증가하면서 한미일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 기간 일본은 0.1%포인트 늘었다. 미국은 4.2%포인트 감소했다. 중간재는 세계은행의 중간재 교역 통계에 따라 2019년 기준 한국은 2017년 대비 0.7%포인트 늘었다. 국내 통계에서도 지난해 1~10월 기준 중간재의 대중 의존도는 2019년(27.4%) 대비 0.9%포인트 오른 28.3%를 나타냈다. 부품·소재 역시 중국 수입의존도가 0.1%포인트 늘었다.

■ 전기차 팔리니 배터리 부족…역수입 현상 빚어

특히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항생물질, 희토류 등 4대 품목의 대중 무역의존도 또한 한미일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 직후 자국의 제조 역량 강화, 공급망 내 대중국 의존도 완화 등을 위해 한국 등 동맹국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지만, 역으로 한국의 중국 의존도는 갈수록 증가하는 양상이다.

먼저 반도체의 대중 수입의존도는 한국이 39.5%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과 미국에 비해 적게는 2.2배, 많게는 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 세계에서 반도체 강국으로 불리지만 3분의 1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같은 현상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중국 현지공장 반도체 물량 상당수를 전공정(웨이퍼 가공) 단계까지 생산한 뒤 한국으로 수입해 후공정(웨이퍼 절단·포장) 처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0년 기준 중국에서 들여온 반도체 수입액만 179억3000만러(약 21조3400억원)에 달한다. 배터리는 2020년 기준 93.3%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국내 전기차 판매 증가가 오히려 배터리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밖에도 의약품·의약원료품(항생물질)은 52.7%, 핵심 금속·소재(희토류)는 52.4%로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올해 있을 미국의 중간선거와 중국의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미중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중국 등 특정국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