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손병환 회장 오고 싹 달라진 EG..."농협이 곧 ESG"
농협금융, 손병환 회장 오고 싹 달라진 EG..."농협이 곧 ESG"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12.31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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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내재화 촉진·일관성 있게"
글로벌 화두 넷제로도 동참 목표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사진=농협금융)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사진=농협금융)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KB·신한·하나·우리·NH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는 등 ESG에 뒤처져 있던 NH농협금융이 올해를 기점으로 확 달라진 ESG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올해 1월 취임한 손병환 회장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대적으로는 조금 늦었더라도 조직, 상품, 투자, 리스크 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힘차게 ESG경영 발걸음을 내딛은 농협금융의 행보가 금융권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TCDF 보고서 첫 발간...내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31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최근 농협금융은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 관련 대응 현황과 향후 추진 계획의 세부 내용이 담긴 '2021 농협금융그룹 TCFD 보고서'를 발간·공개했다. 

TCDF(기후변화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는 2009년 G20(주요 20개국) 런던 정상회의 이후 금융안정위원회(FSB)가 마련한 협의체다. 기업의 거버넌스, 전략, 리스크 관리, 매트릭스·타깃 등 4개 요소를 연간 재무공시에 공개하도록 권고하며 기후변화 정보공개에 관한 국제표준으로 여겨지고 있다.  

농협금융의 TCFD 보고서 발간은 올해가 처음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10월 TCFD 지지를 선언했고, 이에 앞서 7월 'ESG 국제협약 가입 계획'을 수립했다. 이번 첫 보고서에는 TCDF 권고안에서 제시하는 세부 가이던스를 기본 프레임워크로 현재까지 기후변화 대응 성과와 향후 각종 계획을 담았다.

이어 내년에는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발간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그동안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 중 유일하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다. 상장사에 발간 의무가 있어 농협금융은 발간 대상이 아닌 이유도 있었다. 

국내외 공신력을 높이는 차원이지만, 올해 변화는 본질적으로 G와 E에 대한 관점 전환을 시사한다. 배경에는 올해 1월 취임한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의 ESG경영 드라이브가 있다. 손 회장은 취임 한 달여만인 지난 2월 4일 탈석탄 금융(석탄화력발전 관련 신규 여신·투자 중단)과 함께 'ESG 전환 2025'을 선언했다.  

당시 취임 막 한 달이 지난 손 회장은 "농업·농촌과 함께 성장한 농협은 태생적으로 ESG에 최적화된 조직"이라며 "농협금융의 존재가치를 확산하고 국민과 지역사회, 환경에 기여하는 금융그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S는 원래 차별화있지만...올해 선명해진 EG 정체성 

실상 농협금융은 ESG경영 화두 이전에도 'S' 부문에서 차별화가 있었다. 올해 손병환 회장의 가장 큰 공로는 기존 S에 더해 E와 G 부문에서도 진일보한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이다. 조직, 상품, 투자, 리스크 관리 등 전 영역에서 체계적 의사결정과 미래 비전을 위한 시스템 기반이 더욱 선명해졌다.    

S의 경우 농협금융은 쌓아온 실적이 두텁다. 지주 자회사들은 매 분기 농업지원사업비를 납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금융업무를 계승한 만큼 농업, 농촌, 농민들과 관계가 밀접하고, 이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차원에서다. 전사적인 농촌 봉사활동도 매년 시기별로 전개한다.  

올해부터 달라진 점은 'G' 와 'E'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올해는 ESG 거버넌스 체계 고도화, 내부 탄소배출량 측정, 관리체계 구축에 중점을 뒀다"며 "환경 부문, 기후변화 대응 활동은 이행 로드맵에 따라 체계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2월 비전 발표 후 ESG 거버넌스 구축을 연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3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위원회(위원회)'를 이사회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 위원회로 신설했고, 이어 CEO(최고경영자) 협의체→실무회의→ESG 추진단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특히, 위원회에는 사외이사 5인 가운데 환경전문가인 이미경 사외이사가 위원장이 참여 중이며, 주요 사항 안건을 결정·부의하는 CEO 협의체는 지주 사업전략부문장, 리스크관리부문장과 계열사 ESG 집행간부들로 구성된 가운데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이 주관한다. 

밑단에서는 지주 내 ESG추진단이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생명보험, NH투자증권, 농협캐피탈, NH아문디자산운용, NH저축은행, NH농협리츠운용, NH벤처투자 등 9개 계열사 내 ESG소관부서가 추진하고 이행하는 전략 과제를 돌보고 협업을 진행한다. 

E에 대한 전략 로드맵 역시 손 회장이 올해 "농협이 곧 ESG'라는 정체성과 사명감을 갖고" 정한 'ESG 전환 2025 비전'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은 2025년까지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목표치와 유사한 수준인 총 15조원 규모 ESG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1 농협금융그룹 TCFD 보고서 내 농촌 사진. (자료=2021 농협금융그룹 TCFD 보고서)
2021 농협금융그룹 TCFD 보고서 일부. (자료=2021 농협금융그룹 TCFD 보고서)

■ 그린·농업 중심 투자모델에 자회사 기여도 쑥쑥   

ESG 투자에 관한 모델도 정체성과 사명감이 묻어난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농업의 특성을 반영해 친환경 및 농업 중심으로 긍정적 영향 산업(전략업종)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확대, 신사업 발굴·금융 지원 방식 등 다양화된 ESG 투자를 추진 중이다. 

ESG투자모델은 ▲그린 Impact(임팩트) 금융 ▲농업 임팩트 금융 ▲ESG 채권·펀드투자 3개를 구심점으로 한다.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와 녹색 기술기업 투자, ESG 지수 개발/스마트팜 등 친환경 농업육성 지원, 농식품 기업 대상 ESG 특화 상품 개발 확대 등의 세부안도 정립했다.  

올해 11월 기준 농협금융의 ESG 투자실적은 5조3480억원에 달해 당초 목표(2조1267억원) 대비 151%나 초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그린 임팩트 1조5781억원, 농업 임팩트 1조3695억원, ESG채권·펀드 2조3994억원으로 각각 110%, 58%, 370% 초과 실적을 냈다. 

농협은행은 'NH친환경기업우대론'을 지난 3월 출시했고 약 5개월 만에 목표액인 1조원을 조기 달성했다. 지난 10월 실적은 1조7877억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은 지배구조와 리십, 노사관계, 업무문화 등을 딥러닝 기반으로 자동 평가하는 'iSelect ESG 지주회사 인덱스'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올해 총 7건의 ESG 관련 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를 출시했다. 대표적으로 국내외 친환경기업과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는 글로벌 수소밸류체인펀드, 탄소효율그린뉴딜 ETF, 전기수소차 ETF 등이 있다. 

■ "ESG 내재화·일관성 있게"...넷제로도 동참 목표  

농협금융 관계자는 "ESG 정보공개 활동은 기업 내 ESG 내재화를 촉진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향후 회사의 ESG 성과와 계획에 대한 일관성 있는 정보공개 활동을 통해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인 소통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향후 자산 포트폴리오 내 탄소배출량 측정 체계를 확립하고, 특히 내년 중으로 탄소중립 관련 공신력 있는 국제협약인 ▲PCAF(탄소회계금융협회) ▲SBTi(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 ▲NBZA(넷제로은행연합)에 가입할 예정이다.

이 중 NZBA는 UN(국제연합) 주관의 글로벌은행연합으로 2050년까지 넷제로를 목표한다. 이날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씨티, JP모건,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39개국 98개 은행이 멤버다. 우리나라에서는 KB금융·신한금융(올해 4월), JB금융(8월), 기업은행(9월)이 가입해 있다.

한편, 올해는 전세계가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을 알리는 원년이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곧바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했고 지난달에는 미국의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맞추겠다는 넷제로 달성 전략도 발표했다.

지난 10월 3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줄이는 '국제 메탄 서약'도 출범했다. 또, 파리협정의 세부 이행규칙이 확정되는 등 국제사회의 만장일치 약속도 재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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