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중기 대출 초격차 고민에 '비대면 카드' 한장 쓱
기업은행, 중기 대출 초격차 고민에 '비대면 카드' 한장 쓱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11.10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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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시장점유율 6월 말 23.1%→9월 말 22.9%
"기업형 특화점포 대비, 새로운 유형의 점포 구축"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사진=화이트페이퍼)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IBK기업은행이 개인고객 업무에 특화된 디지털 금융 키오스크(무인기기)를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영향으로 기업대출 시장이 격전지로 급부상 한 가운데, 창구의 개인고객 업무 부담을 줄여 중소기업 대출 시장점유율을 사수한다는 일종의 방어 전략으로 풀이된다.  

■ 개인고객 비대면 비중 사상 최고·키오스크도 확대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기업형 특화점포 확대에 대비해 내년 초 디지털 금융 키오스크를 15대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기존 8개 지점에서 운영 중인 키오스크 20대를 15개 지점 35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금융 키오스크는 개인고객이 계좌 신규, 상품 가입이나 체크·보안카드 발급 등 수십개의 은행 업무를 은행 직원 없이도 혼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다. 기업은행의 키오스크 확대 방안은 점포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고, 인적 자원을 기업고객 부문에 집중한다는 의도와 맞물려 있다.  

기업은행이 기업고객에 더 주력하는 배경은 비대면 금융 확대 추세에 고민이 큰 은행권 상황과 무관치 않다. 기업은행도 윤종원 은행장 주도로 디지털 전환과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채널을 통한 개인상품 가입 비중은 3분기 기준 대출(78.9%), 예·적금(57.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영향으로 다른 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이 이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여신은 연말까지도 내년에도 기업 쪽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여신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말은 이미 내부에서 나왔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젤Ⅲ 도입도 은행들의 우량 중소기업 유치 경쟁에 불을 붙이는 요인이다. 바젤Ⅲ는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새로운 자본 규제 기준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가 터지고 2022년 도입할 예정이던 바젤III 최종안을 조기 실행하면서 기업대출 비중 확대를 조건으로 걸었다.

이는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 가중치(100%→ 85%) 낮추고, 기업대출 가운데 무담보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의 부도시 손실률을 45%→40%, 35%→20%로 낮추는 등의 내용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을 늘리는 것이 자본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유리하다. 

■ "기업고객 부문 자원 집중"...영업 경쟁 불타오르네

기업은행의 3분기 말 원화대출금은 251조208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2.1%(5조580억원), 전년 말 대비 7.5%(17조4420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 중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201조3860억원으로 지난 2분기 대비 2.1%(4조1710억원), 작년 말보다 7.8%(14조6090억원) 늘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세워진 국책은행으로 중소기업 대출자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3분기 말 중기 대출 비중은 80.1%에 달했다. 기업은행은 코로나19로 중기 대출 지원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번 3분기 중 중기 대출 잔액 200조원 돌파라는 금융권 초유의 기록적인 성과도 냈다. 

다만, 기업은행의 전체 은행권(외국은행 지사포함 국내 예금은행 50여개)에서 중기 대출 잔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지난 6월 말 23.1%에서 3분기 말 22.9%로 0.02%p로 줄었다. 기업은행의 중기 시장점유율 성장세가 소폭 둔화됐다는 것은 타 은행들 공세가 그만큼 매섭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3분기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을 전 분기 대비 5.0%(6조8860억원), 전년 말보다 12.1%(15조9870억원) 각각 늘렸다. 이 중 중소기업 대출도 전 분기 대비 4.6%(4조7580억원), 전년 말 대비 13.5%(12조9760억원) 증가했다.    

절대규모 대신 증가율로 보면 공격력은 몇배로 늘어난다. 3분기 말 기준 주요 은행들의 중기 대출성장률은 NH농협은행(4.4%), 신한은행(3.1%), KB국민은행(2.8%), 하나은행(2.7%)으로 기업은행의 3분기 증가율을 모두 앞질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개인고객 부문은 키오스크 등을 통해 최소 인원으로 운용하는 새로운 유형의 점포를 구축할 계획이다"며 "기업고객 부문에 자원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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