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기대 넘긴 '역대급' 실적...한발 앞선 리스크 관리
하나금융, 기대 넘긴 '역대급' 실적...한발 앞선 리스크 관리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10.25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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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순익 2개 분기 연속 9000억원대 안착
BIS비율 16.58%·보통주자본비율 14.06%
대손비용률·NPL비율 하향 안정 추가 진전
(사진=화이트페이퍼)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에 이어 9000억원대를 기록해 올해 사상 첫 '3조 클럽' 가입도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강화된 이익체력에 금리 상승기, 선제적 리스크 관리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추세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실리고 있다. 

■ 3분기에 작년 농사 끝...이익체력의 추세적 성장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6815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한 규모로, 올해 9개월 만에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 2조6372억원을 초과 달성한 수치다.

주요 경영지표인 3분기 ROE(자기자본이익률)와 ROA(총자산순이익률)는 11.23%, 0.75%, 총영업이익경비율(C/I ratio)은 44.2%로 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이어갔다.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928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 및 전년 동기 대비 22% 각각 증가했다. 전 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9000억원을 넘는 순이익으로 연간 순이익 3조원 돌파도 가시권에 두게 됐다. 이날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3조2343억원이다. 

3분기 성장세에는 은행의 핵심이익 증가와 안정적인 비용 관리, 비은행의 가파른 성장세가 골고루 기여했다. 주요 관계사들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은 하나은행 1조9470억원(7.7%↑), 하나금융투자 4095억원(43%↑), 하나카드 1990억원(73.9%↑), 하나캐피탈 1931억원(51.9%↑) 등이다.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이자이익은 전 분기 대비 3.6% 증가한 1조7402억원, 이를 포함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자이익은 4조94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3% 늘었다. 3분기 순수수료이익은 6185억원, 전 분기 대비 3.9% 감소했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11.3% 증가한 1조879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주요 일회성 요인으로는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360억원)과 비화폐성 외화환산손실(819억원)이 꼽혔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FVPL(당기 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 자산) 손익의 영향을 순이자이익과 대손비용으로 방어한 가운데, 지분 15%를 보유한 베트남 은행 BIDV의 지분법이익 452억원이 인식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대내외 시장 불확실성 속 위기관리 능력도 빛을 발했다. 3분기 원화 약세에 따른 일회성 요인으로 비화폐성환차손을 반영한 부분에서다. 하나금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약 200억원의 회계적 평가손익이 발생하는 구조지만 3분기 중 익스포져의 약 20% 내외를 헤지해 이익 변동성을 축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약 820억원에 달하는 비화폐성 외화환산손실 발생에도 불구하고 금투 투자지분매각익 700억원과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 360억원 등이 이를 상쇄했기 때문"이라며 "일회성 요인들을 제외한 경상 순익은 92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비록 이는 회계적 손익 변화에 불과하지만 환율에 따라 이익안정성이 저해될 뿐만 아니라 일회성 이익은 주가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일회성 비용은 주가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디스카운트 완화 요인이다. 헤지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자료=하나금융투자)
(자료=하나금융투자)

■ "선제적 리스크 관리 전략...금리 상승기 바람직"  

하나금융은 3분기 한발 앞선 리스크 관리 전략을 취했다. 일례로 카드론 잔고를 약 2000억원 가량 줄여 고위험 대출자산 의존도를 축소하는 행보를 강행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부실위험성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차원인데, 금리 상승기에 알맞는 보수적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정욱 연구원은 3분기 선제적 카드론 한도 축소에 대해 "물론 이는 가계대출 증가율 규제 탓도 있지만 하위등급 익스포져를 줄이는 등 한발 앞서 리스크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금리 상승기에는 저신용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4분기에도 계속해서 보수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호승 하나금융 부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은 지난 22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팬데믹 장기화에 따라 실물경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 만큼, 양호한 자산건전성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런 리스크 관리 전략은 4분기에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핵심 관계사인 하나은행의 대출자산이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 중심으로 성장한 가운데 주요 경영지표가 동반 호조를 나타낸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3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그룹 총자산은 전 분기 대비 3.5% 증가한 648조8870원을 기록했다.

3분기 총여신은 전 분기 말 대비 2.5% 증가한 342조원, 고정이하여신금액은 4.9% 감소한 1조1426억원, 이에 따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3%로 전 분기 말 대비 0.03%p 낮아졌다. 반면 대손충당금적립액을 고정이하여신금액으로 나눈 값인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비율은 156.8%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전 분기 대비 5.51%p, 전년 동기 대비 12.98% 상승한 수치다. 

대손비용률도 대폭 개선됐다. 3분기 대손비용률은 0.11%로 전 분기 대비 0.01%p 개선, 하향 안정세를 이어갔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0.13%p 낮아진 수치다. 자본적정성 지표도 이같은 견고한 이익체력을 반영해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추정치는 16.58%, Tier1비율(기본자본비율)과 CET1비율(보통주자본비율) 추정치는 15.37%, 14.06%다. 

3분기 하나금융의 NIM(순이자마진)은 1.64%로 전 분기 대비 0.1% 하락했다. 다만 NIM 추이는 4분기부터 유의미한 개선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음 달을 포함해 내년까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한편, 자산 포트폴리오 구조적으로도 긍정적인 요인이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증권 김진상 연구원은 "NIM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한 것은 2분기에 상승 폭이 컸고 3분기에 특이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룹 NIM 하락은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로 고마진의 신용카드 금융상품 판매를 컨트롤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4분기에는 특이요인 소멸과 기준금리 인상효과로 상승 추이를 재개할 전망으로 특히 동사는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Peer대비 높아 상대적으로 탄력적인 마진 상승이 기대된다. 대손비용 상의 경쟁 우위도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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