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75% 동결...통화정책방향 결정문 변화는
한은, 기준금리 0.75% 동결...통화정책방향 결정문 변화는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10.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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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한국은행)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10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통위는 국내 물가전망치를 이전보다 더 올려잡았고, 이전과 달리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속에 대한 우려 등을 나타냈다. 또한 향후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대신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올해 성장률 전망치 4% 유지...물가 전망치는 높아져 

한은 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정례회의 직후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8월 26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p 상향 조정했었다.  

금통위는 이번 통방문에서 국내경제에 대해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설비투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으며,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둔화됐던 민간소비도 최근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가 지속되는 등 개선세를 이어갔다"고 진단했다.   

8월과 달라진 점을 보면 국내경제의 '양호한 회복세, 수출·투자 호조 지속', '고용 상황 개선세'라는 견해는 같았다. 반면 8월에는 없었던 '설비투자도 견조한 흐름'이었다는 언급을 추가했다. 

민간소비가 지난 8월 '다소 둔화'에서 10월 '최근 다시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금통위는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면서 올해 중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지난 8월 전망과 동일한 4%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은 금통위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방문에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전망경로를 상회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근원인플레이션율 전망치도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중반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이 8월 진단시 1%대 초반에서 10월 진단시 1%대 중반으로 올랐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월 1.8%에서 2%대 초반으로 올려잡았었다. 그러나 10월까지도 물가상승세가 계속 진전됨에 따라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8월 2%대 초반→10월 2%대 중반 수준으로, 근원인플레이션율 전망치는 8월 1%대 초반→10월 1%대 후반으로 각각 높아졌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해 당분간 2%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대체로 1%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글로벌 인플레 지속 우려...완화 정도 '적절히' 시정 

금통위는 가계대출에 대해 8월 '증가세 확대' 대신 10월 '증가규모는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며'라고 언급했다. 주택가격은 이전과 같게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은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받아 장기시장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주가는 상당폭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이전과 다르게 '장기시장금리'를 추가했고, 원·달러 환율 상승과 주가 하락을 설명한 부분에서도 '큰 폭', '상당폭'이라는 수식어를 각각 추가했다. 이런 요인에 있어 8월 통방문에서 언급된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은 뺐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글로벌 인플레이션 움직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전과 달리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움직임'을 추가했고,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파급효과' 부분을 뺐다. 

국제금융시장의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 우려와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요국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었으며, 주가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시장 부문에서 지난 8월과 달라진 점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 우려' 추가 ▲미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 등'→가능성이 높아지면서'로 수정 ▲주가 하락 앞에 '신흥시장국'의 삭제 등이다. 

금통위의 통화정책운용 방향을 보여주는 마지막 문단에서는 단 한 곳의 수정이 있었다. 10월 통방문에서 금통위는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8월 '점진적으로'가 '적절히'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서둘러도 안 되지만 지체해서도 안 되겠다'는 뜻으로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점진의 뜻은 시기 조정, 인상 폭 등을 포괄한 것으로 사용했는데, 시장에서는 상당수가 점진의 의미를 한 번 건너 뛰는 것, 즉 연속이 아니다라고 해석해 이런 의미가 아니어서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끝으로 금통위는 이번 통방문에서 이전과 같게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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