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중금리 시장 해법될까...기대감 활활
토스뱅크, 중금리 시장 해법될까...기대감 활활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9.27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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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토스뱅크)
(사진=토스뱅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다음달 초 공식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가 대출 상품 라인업을 잠정 공개했다. 은행권에서는 '조건 없는 연 2% 통장'에 이어 대출 상품 라인업 역시 '파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중금리 대출 시장은 중신용자에 대한 평가 역량 부족으로 일종의 '시장실패'가 나타나는 곳이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가 금리 단층을 해소할 수 있을지 여부에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 신규 플레이어 토스뱅크 기대감 고조...'신선한 충격'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대출, 사잇돌대출의 금리와 한도 및 가입 조건 등을 잠정 공시했다. 

토스뱅크가 공개한 신용대출 한도는 100만~2억7000만원, 금리는 지난 26일 기준 연 2.76~15%다. 정부 지원에 따라 서울보증보험 보증을 통한 사잇돌대출의 경우 한도는 100만~2000만원, 금리는 연 4.49~14.45%로 제시됐다. 

대출 진입장벽을 낮춰 제시한 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다수 중저신용 고객을 포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토스뱅크 신용대출은 연소득이 1000만원 이상이면서, 재직기간 3개월 이상을 충족하면 신청이 가능하다. 이는 현 은행권에서 제시하는 연소득의 3분의 1, 재직기간 2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아직 출범 전이기 때문에 공시 내용이 확정적이지는 않다. 다만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인 중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에 부합할 수 있도록 금리 범위 등이 최대한 폭넓게 설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대출은 타행 대비 한도가 가장 크고 금리 범위는 넓게 가져가는 것이 특징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상단은 최저, 하단은 최고 수준이며, 사잇돌대출 금리도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중금리대출에 해당하는 연 6~14% 구간대에 보다 근접해 있다. 

지난달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2.79~13.47%, 사잇돌대출 평균금리는 연 2.75~9.74%였다.

은행권에서는 토스뱅크 대출 조건에 대해 아무 조건 없이 연 2.0% 이자를 주는 수시입출금식 통장 출시 예고에 이어 신선하고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부채 규제 여파로 대부분 은행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 이내로 축소됐고, 상품판매 중단, 우대금리 축소 등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기존 은행권이 커버하지 못한 시장을 발굴해 적정 수준의 대출과 수신 상품을 할 수 있다면 다른 은행들도 벤치마킹해야 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금리 평가는 엇갈려...고신용자 딜레마 타개책도 관건      

올 상반기 은행권 신규 신용대출 중 비대면 비중은 하나은행 88%, 우리은행 67.3%, 신한은행 61% 등 매우 높다. 토스뱅크는 이미 은행권의 디지털화, 인터넷은행에 대한 당국의 중금리대출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부실 우려는 더 크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도 중금리대출 실적을 내야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평이다.  

중금리대출은 민간중금리 기준 4등급 이하, 사잇돌대출 기준 5등급 이하 중신용층에 대해 대출하는 상품을 말한다. 정책서민금융 상품과는 달리 민간금융회사들이 차주의 리스크를 반영해 적정금리를 산출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중 금융당국에 제출한 중금리대출 공급 목표치가 가장 높은 곳은 토스뱅크다. 토스뱅크는 토스의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정교하게 고도화 한 신용평가모델(CSS)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엄밀히 말해 이번 토스뱅크 신용대출 금리 잠정치 공개 이후 평가가 엇갈리는 기류도 감지된다. 

시중은행 다른 관계자는 "최근 담보대출 금리도 연 3%대인데, 신용대출이 연 2%대면 파격적인 것"이라며 "은행권이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반해 토스뱅크는 그런 제한이 없으니 건전성 우려는 있어도 자산 팽창은 매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토스뱅크의 전략은 카카오뱅크 초기 전략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금리 상품을 제시해 고객 기반을 확보하려는 측면이 있고, 대출 쪽에서도 저금리 대출을 공략하고 있다. 중금리대출에서 어느 정도 역량을 발휘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최저금리를 6%로 잡았다면 중저신용자가 몰리겠지만, 현재 제시된 수준은 고신용자가 몰리는 등 기대와 다른 시장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며 "이 경우 토스뱅크가 사업 확장성 확보에 도움이 되는 고신용자 고객을 디클라인(거절)할 수 있는지도 상당한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은행연)
(자료=은행연)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인터넷은행들에게 중금리대출 관련 구체적 숫자를 요구했다.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고신용층 고객 위주 보수적인 영업을 한다고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모두 출범 초기엔 여신심사능력이 지금보다 약해 안전성 추구가 불가피했을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법과 도입 취지와 다르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실제 지난해 전체 은행권 중금리대출(1.8조원)의 75%를 인터넷은행이 담당했지만, 신용대출 중 4등급 이하 차주 비중은 12.1%로 은행(24.2%)대비 낮았다. 이해 저축은행 업권의 민간중금리 취급 규모는 8조4000억원으로 4.6배에 달했다. 저금리와 고금리로 양극화 된 구조에서 금리 단층 해소는 절실한 과제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모두 현재는 중저신용 고객 1~2개월치 이자 면제 등을 감행하면서 공급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토스뱅크 역시 출범 후 1300만여명의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중금리 대출 공급을 예고한 만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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