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어서와요...증권사 살벌한 해외주식 이벤트
서학개미 어서와요...증권사 살벌한 해외주식 이벤트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9.14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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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 달러 지원, 주식 증정 등 해외주식 이벤트 경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업황이 녹록지 않은데 해외주식 고객을 두고 경쟁은 심화되고 있어 다소 우려섞인 시선도 나온다. 

■ 달러주고 주식주고 수수료도 빼주고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증권사가 해외주식 관련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환전 우대, 실시간 시세, 프리·애프터 마켓 서비스, 해외기업 분석자료 제공 등을 비롯해 수수료율 인하, 달러 지원, 주식 증정 등 각종 혜택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다이렉트 계좌개설 후 3개월 동안 온라인 해외주식 거래수수료 0원을 적용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번 이벤트는 기간 종료 후 수수료율 평생 0.07%를 적용한다.  

삼성증권은 미국주식 신규고객 대상으로 최초 1개월 0.0051%(미국 SEC 거래세), 이후 11개월간 0.09%의 수수료율과 환전우대 95%를 조건으로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20달러를 즉시 지급하고 추가로 최대 80달러를 투자지원금 이벤트도 함께 운영 중이다. 

키움증권은 기존 해외주식 수수료가 0.1%였는데, 지난 3일부터 계좌보유 고객 중 신청고객을 대상으로 0.07%로 적용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서학개미 모시기 경쟁이 심화되면서 집토끼를 지키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동시에 국내주식 위탁수수료 평생우대, 해외주식 거래수수료 0.09%를 적용한다. KB증권은 지난해 12월 해외주식 온라인수수료 0.07% 이벤트를 시작했다. 현재도 해당 이벤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해외주식 이벤트로 손님 맞이에 한창이다. 현대차증권은 연말까지 미국주식 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을, 한화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은 미국거래 수수료 0.069%를 3개월, 100년간 적용하는 혜택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타사입고 및 달러 지원금 등 이벤트를, 하이투자증권은 테슬라 Y 모델 추첨 경품 및 달러 지원 이벤트를 같이 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추첨을 거쳐 구글, 테슬라, 애플, 스타벅스 등 4개 주식을 2011년 9월 1일 종가로 매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 고객 확보 경쟁, 과열시 부작용 우려도   

해외주식 이벤트가 많아진 배경에는 해외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 관심이 전례없이 커졌다는 점이 꼽힌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액은 207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3% 늘었다. 해외주식 보관규모는 189.6% 늘어난 658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수수료 부문 피크아웃 우려가 커지는 점도 고객 확보 경쟁을 부채질하는 요소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코스피 거래대금은 838조원으로 지난 1분기 1303조원보다 345조원(29.2%) 축소됐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이 2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수료는 총 1조74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292억원(17.6%) 감소, 코스닥시장에서도 5180억원으로 995억원(16.1%) 감소했다. 

하지만 해외주식 시황도 녹록지 않다. 외화증권 결제액 역시 1분기 1576억달러에서 2분기 1036억달러로 34.3%(540억달러, 약 63조원)나 줄었다. 같은 기간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수익도 총 1747억원으로 1071억원(38%)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삼성·키움·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하나금융투자·유안타증권 등 10개 증권사들의 2분기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도 총 1676억원으로 전 분기 2763억원보다 39.3% 줄었다.

이런 가운데 해외주식 이벤트 경쟁은 활력을 주는 점도 있지만 과열경쟁 등 부작용 우려도 키우고 있다. 과거 국내주식도 특정 기간을 정해놓고 수수료 이벤트 접전이 벌어지다가, 지금은 평생우대 수수료가 당연한 것으로 굳어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주식 활성화로 MS(시장점유율) 차원에서 이벤트가 치열해지고 있는데 수수료가 낮아진다는 게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다"며 "고객 서비스에 제공되는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피해가 고객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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