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대금리 '꿈틀꿈틀'...고정금리 고민이 커진다
은행 예대금리 '꿈틀꿈틀'...고정금리 고민이 커진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9.0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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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 카드를 속속 꺼내고 있다. 대출금리도 시차를 두고 오를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주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 카드를 속속 꺼내고 있다. 대출금리 상승도 예정된 수순인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받는 차주들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지난주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 카드를 속속 꺼내고 있다. 대출금리 상승도 예정된 수순인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받는 차주들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 주담대 금리 격차 30bp 정도...고정금리 고려해봄직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4대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6개월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2.65~4.15% 수준이다. 

반면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가입 시점으로부터 매 5년마다 금리가 적용되는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2.92%~4.42%다. 고정금리 상하단 모두 변동금리 대비 30bp(1bp=0.01%) 정도 높은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신규 코픽스 6개월, 금융채 5년물 격차가 80~100bp씩 나서 큰 고민없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격차가 30bp 내외고 금리 상승기라서 고객들이 앞으로 유리한 쪽을 잘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픽스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이 한 달간 신규 취급한 수신상품 금액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은행들이 이달 수신금리에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하면서, 오는 10월 15일 발표될 코픽스가 오르고 뒤따라 주담대 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5대 은행을 예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산출하는 체계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금융채 6개월물을 포함해 주담대 금리를 매일 산출하는 반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경우 매월 한 번씩 변경되는 코픽스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고정금리 선택을 고려할 만 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로 기준금리가 오는 11월 등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유력시 되고 있는 점도 이유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내년까지 연속적으로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연구소 한 연구원은 "보통 과거 금리인상 사이클을 보면 한번 인상에 그치지 않고 몇 달씩 텀을 두고 연속적으로 총 3~4회 정도 올라간다. 이 경우 내년 상반기 중 1~2회 등 내년까지 추가로 최대 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에 따라 이자비용을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는 개인 성향 차이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서도 "통상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을 가정했을 때 고정금리를 고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 은행들 예적금 금리부터 인상 속속...연 1%대 곧 회복  

수신금리 인상은 대세로 기울고 있는 모양새다. 대출금리를 밀어올릴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자,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예·적금 금리를 속속 올려잡고 있다.  

이날 NH농협은행은 거치식 정기예금인 큰만족실세예금(개인)의 12개월 이상~24개월 미만 기본금리를 기존 연 0.60%에서 연 0.85%로 25bp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1년간 최소 가입금액인 300만원을 예치하면 세전 2만5500원의 이자를 받는 셈이다. 

NH농협은행은 같은날 개인 정기적금의 만기 1년 금리도 연 0.95%로, 법인 정기적금의 1년 금리는 0.85%로 25bp, 35bp 각각 상향 조정했다. 개인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 금리도 3000만원 이상 기준 연 0.20%로 이전보다 5bp 높아졌다. 

다른 은행들도 이미 수신금리를 인상했거나, 조만간 나서려는 움직임이다. 케이뱅크가 지난달 28일 가장 먼저 정기예금 금리 전 구간을 20bp 일괄 인상했다. 케이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4% 수준이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30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20~30bp 올렸고, 우리은행도 이달부터 예·적금 금리를 20~30bp 상향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씨티은행, SC제일은행, 카카오뱅크도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한 예·적금 금리를 확정·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금리는 대출금리와 다르게 적절한 시기에 맞게 올리는 구조라서 은행이 자체적으로 확정하게 된다"며 "주로 기준금리를 준거로 삼기 때문에 은행마다 조금씩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비슷하게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2019년 1월 연 2%에서 작년 1월 연 1.54%로 하향세를 보였다. 

특히 작년 6월부터는 연 0.89%로 내려 올해 7월까지 줄곧 0%대를 유지했다. 지난 7월에는 연 0.91%였는데, 8월 말부터 25bp 내외의 오름세가 시작되면서 약 1년 3~4개월 만에 지난해 4~5월(1.20%, 1.07%)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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