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출구전략 고심...누구를 설득할까
씨티은행, 출구전략 고심...누구를 설득할까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8.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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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부문의 출구전략 방향 결정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부문의 출구전략 방향 결정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부문의 출구전략 방향 결정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사업부문 매각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다른 경우의 수를 인정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 3분기 이사회서 논의 안해...9월도 미정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오는 26일 열리는 3분기 정기 이사회에서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 방향' 관련 논의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난달 인수의향자 측과 인수·매각 조건을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이어 최근까지도 협상을 진행했지만 매각 조건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결정하는데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9월 논의도 이사회 일정이 정해지지 않아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는 지난 4월 미국 본사인 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 부문을 철수한다는 전략작 결정을 발표하면서 진행 중이다. 

경우의 수는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의 전체 매각, 부분 매각, 단계적 폐지 등이다. 전체 매각은 씨티은행의 인건비 등 구조적 여건 등에 따라 기존에도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고, 대신 신용카드와 자산관리(WM) 등 사업부를 부분 매각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돼왔다. 

때문에 전례가 있는 '단계적 폐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HSBC은행은 지난 2012년 산업은행에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하려다 직원 고용승계 등에서 이견이 계속되면서 실패하고 2013년 청산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단계적 폐지의 경우 노조의 반발이 매우 거세며, 금융당국과의 논의도 필요할 전망이다. 

■ 핵심은 '가능하다면'...노조는 보류 원해    

씨티은행 노조에 따르면 현재 소비자금융 부문 임직원은 전체 3300명 중 2500명으로 76% 수준이다. 이 중 신용카드, WM사업부 인력은 2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통매각을 통해 고용이 유지되고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 생각에 사측과 노동조합도 동의하고 금융당국도 희망하는 부분"이라며 "문제의 핵심은 '가능하다면'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데 금융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는 같이 도와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씨티은행이 금융당국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또는 노조가 바라는 경우의 수가 가능할지도 주목된다. 

앞서 콜롬비아 씨티은행은 유사한 상황에서 매각을 철회하고 이로부터 2년 뒤 매각에 성공했다. 다만 씨티은행이 출구전략 추진 계획을 잠정 보류하려면 본사와의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진창근 씨티은행 노조 위원장은 이날 "철수 과정에서 매각이 여의치 않은 현실이라면, 보류도 경우의 수가 돼야 한다. 대내외적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씨티 콜롬비아 전례처럼 2년 뒤 추진하자, 여전히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 경우 가능한 많은 직원들의 고용 보장을 위해 자발적 선택을 전제로 희망퇴직도 감내하겠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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