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유전 '주춧돌'…삼성중공업, 해상풍력 부유체 독자모델 개발
바다 위 유전 '주춧돌'…삼성중공업, 해상풍력 부유체 독자모델 개발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7.19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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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선급에서 기본설계 인증받아
발전기 제조사업→부유체로 방향 선회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선 독자 모델 개발도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해상풍력 부유체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삼성중공업이 7년여 만에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다만 모습은 발전기에서 구조물로 바뀌었다. 해양플랜트사업의 역량을 확장해 부유체를 집중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 9.5MW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 개발…기본설계 인증

19일 삼성중공업은 9.5메가와트(MW)급 대형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을 개발하고 노르웨이 선급인 DNV에서 기본설계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삼성중공업이 인증받은 해상풍력 부유체는 '폰툰'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폰툰은 해상에서 풍력발전기를 지지하는 철 구조물이다. 이를 제거하게 되면서 제작부터 운송, 설치까지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이에 더해 40여년간 동해상에 부는 바람의 세기, 조류, 수심 데이터를 분석해 극한의 해상 환경에서도 안정성이 확보되도록 설계했다고도 밝혔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8년부터 풍력발전기 제조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거제조선소에서 제작한 2.5MW급 풍력발전설비 1호기를 2009년 미국 씨엘로에 인도하면서 업계 최초로 풍력발전설비 수출을 기록했다.

2012년에는 유럽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다. 스코틀랜드에 7메가와트(MW)급 해상풍력 발전기 시제품을 설치하고 시운전까지 돌입했다. 하지만 곧 사업성이 부진하다고 판단, 터빈의 매각을 진행하고 일부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회사 측은 전사적인 사업 철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후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0월 부유체 독자 모델 설계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에 기본설계 인증을 획득한 DNV GL과 '대용량 부유식 해상풍력 설계기술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면서다. 7년여전부터 철수를 시작한 풍력 발전기 터빈 제조사업에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과거 해상풍력 사업부가 있었을 당시에는 터빈 제조가 주요 사업이었다면, 현재는 해양플랜트사업부가 진행하는 하부 철 구조물 제조의 영역을 확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선도 개발…전방위 공략

올해 3월 삼성중공업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서 부유체 모형 수조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시 주요 선급과 정부 부처, 동해 부유식 해상 풍력 단지 개발사로 참여 중인 지아이지-토탈, 세계적인 정유기업 쉘 등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와 별도로 같은 달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선(Wind Turbine Installation Vessel, WTIV) 독자 모델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선박으로 삼성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미국 ABS·노르웨이 DNV, 영국 LR 등 세계 3대 선급으로부터 개념 설계 기본 인증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의 친환경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선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의 친환경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선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WTIV 핵심 장비인 '잭킹 시스템' 국산화 공동 기술 개발도 성공했다. 잭킹은 중량 4만톤 이상의 WTIV를 해수면에서 공중 부양시켜 최대 2500톤의 크레인 하중을 견디게 하는 기술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부유체 개발을 시작으로 '동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왕근 삼성중공업 해양사업담당은 "해상 풍력 부유체는 삼성중공업의 대형 해양플랜트 수행 역량을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확장한다는 의미"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 정책에도 부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해상풍력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236.5기가와트(GW)로 확장될 전망이다. 지난 5월 한전 경영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가운데 부유식 해상풍력이 6.5GW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한전은 유럽과 북미에서는 부유식의 비중이 고정식보다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울산시 울산테크노산업단지에서 열린 '부유식 해상풍력 육성 비전선포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이목이 쏠렸다. 삼성중공업이 공략하는 이 사업은 오는 2026년까지 전력 생산을 목표로 울산 앞바다에 200M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짓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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