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화학기업 아냐”…LG화학, 친환경·전지·신약에 10조 붓는다
“이제는 화학기업 아냐”…LG화학, 친환경·전지·신약에 10조 붓는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7.14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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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사업 투자 계획…2025년까지 10조 투입
친환경 소재 3조·전지 소재 6조·신약 1조 등
"ESG 대전환…M&A·JV·전략적투자 등 30건 이상 검토 중“
“과거화학 기업 아니다…하반기부터 성과 낼 것”
사진=기자 간담회 갈무리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친환경 사업포트폴리오 전환 발표를 앞두고 전지 소재와 친환경 소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기자 간담회 갈무리)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LG화학이 5년 내 단행할 1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ESG에 기반한 지속가능 성장에 향후 사업의 방점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재원은 LG에너지솔루션 분사에 따른 석유화학 투자 확대와 글로벌 투자자, 그린본드 등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14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히고 투자를 진행할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친환경 지속가능 비즈니스 ▲전지 소재 중심의 e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신약 등을 선정했다.

■ 친환경·전지·신약…신성장 동력의 '삼각편대'

신 부회장은 이날 열린 신성장 사업 투자 계획 기자 간담회에서 ESG에 부합하면서도 기존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3대 신성장 동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본부가 친환경 소재에 3조원을 투자한다. 바이오 소재·재활용·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등 지속가능 비즈니스에 투자를 진행한다. 이를 미래 성장 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달부터 ISCC 플러스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Bio-balanced SAP' 제품 생산을 시작한다. Bio-balanced SAP는 LG화학이 핀란드 바이오 디젤 기업 네스테의 폐식용유 등 식물성 바이오 재생 원료와 화석연료를 기초 원료로 함께 사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제품이다. 미국·유럽 등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생분해성 고분자 농업용·일회용 필름 등에 사용되는 PBAT는 빠른 시장 진입과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한편, 올해 생산설비 착공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한편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이 2025년 31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G화학은 바이오 납사와 옥수수 등 식물성 원료로 생산되는 PLA 등의 친환경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원료 업체와 합작법인(JV)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폐플라스틱의 순환 경제 구축을 위해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역량 강화에도 나선다.

기계적 재활용 부문은 기존 PC, ABS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PO, PVC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오는 2025년까지 관련 제품의 매출을 연평균 4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화학적 재활용은 잠재력이 있는 원천 기술을 발굴해 선점한다. 앞서 LG화학은 '이너보틀'과 올해 하반기부터 화장품 용기의 플라스틱 자원을 100% 선순환하는 에코 플랫폼을 구축했다. 현재 PCR(Post Consumer Recycle) ABS 등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화장품 용기에 적용하기 위한 공동 연구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중국 등지에서 가파르게 성장 중인 태양광 패널용 POE·EVA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시장에서는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 "전지 소재 시장 5년 내 100조 성장"…6조 투자한다

친환경 소재와 함께 LG화학은 첨단소재사업에서 전지 소재에 6조원을 투자한다. 세계 최대 전지 소재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제품 포트폴리오는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CNT 등까지 폭넓게 육성한다.

먼저 양극재 사업은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연산 6만톤 규모의 구미공장을 올해 12월에 착공할 계획이다. 이에 양극재 생산능력은 지난해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7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양극재의 재료가 되는 메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광산 업체와 JV 체결도 준비 중이다. 신 부회장은 "앞으로도 광산, 제·정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다양한 협력을 적극 추진해 메탈 소싱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LG화학
사진=LG화학

분리막 사업은 빠른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기술력과 보유 고객 등 시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 JV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신 부회장은 말했다. 글로벌 생산 거점도 구축할 예정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 도전재 시장 공략을 위해 1200톤 규모의 CNT 2공장을 증설했다. 연내 3공장 착공을 준비하는 등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고성장 중인 전지 소재 시장에 발맞춰 석유화학 분야의 CNT 생산 규모도 1700톤에서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양극재,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등 기술 차별화가 가능한 제품에는 연구·개발(R&D) 자원을 집중 투입 리더십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부분의 시장 규모는 올해 39조원에서 5년 뒤인 2026년 1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글로벌 신약에 1조 투입…"하반기부터 성과 자신"

마지막으로 생명과학사업본부에서는 10년 이내에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보유한 글로벌 신약 회사로 도약,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생명과학사업본부는 그동안 신약 파이프라인을 2019년 34개에서 올해 45개까지 확대하고 R&D 투자에 집중하는 등 신약 개발 추진을 가속화해왔다.

특히 강점을 지닌 당뇨, 대사, 항암, 면역 4개 전략 질환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도 올해 11개에서 2025년 17개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M&A·JV 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미국 현지에 연구 법인을 설립하고 임상·허가 전문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등 글로벌 임상 개발 역량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은 "이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은 매출과 영업이익에 지속가능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ESG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 부회장은 “관련 기술과 고객을 보유한 외부 기업들과 협력하기 위해 현재 검토하고 있는 M&A, JV, 전략적 투자 등만 30건이 넘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LG화학은 더 이상 과거 전통적인 화학기업이 아니다"라며 "LG화학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창사 이래 가장 혁신적인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 올해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신 부회장은 10조원 재원 마련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하면서 LG화학의 석유화학 투자 여력은 확대된다”면서 “그린본드 발행과 로드맵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높은 신뢰도 등을 바탕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조가 약 5년 동안의 투자액”이라며 “1년에 2조 정도의 투자액은 그렇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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