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수은 행장, 첫 해외출장에서 굵직한 성과 도출
방문규 수은 행장, 첫 해외출장에서 굵직한 성과 도출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7.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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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중동 요충지 요르단서 최초 전대금융 협약 성공
UAE 최대 국영석유회사 애드녹과 5.6조 금융약정
수출부진 타개 및 인프라 사업 수주 위한 초석 다져
방문규 수은 행장이 취임 1년 7개월 만에 오른 첫 해외출장에서 굵직한 임무들을 완수하고 돌아왔다. (사진=수은, Google Map·구글 지도)
방문규 수은 행장이 취임 1년 7개월 만에 오른 첫 해외출장에서 굵직한 임무들을 완수하고 돌아왔다. (사진=수은, Google Map·구글 지도)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방문규 수은 행장이 취임 1년 7개월 만에 오른 첫 해외출장에서 굵직한 성과들을 내고 돌아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국내 금융권 수장 중 가장 먼저 해외출장에 나섰다는 점도 있지만, 중동 수출 타개 및 수주 훈풍을 위한 적기 금융지원의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 방 행장이 직접 뛰니 또 달랐다...대외관계 효과백배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방문규 수은 행장은 약 1주간의 중동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해 지난달 28일부터 출근했다. 수은 행장은 업무 특성상 해외출장이 잦다. 그러나 방 행장의 경우 2019년 11월 취임 후 코로나19 때문에 지난달 출장이 해외 첫 오프라인 공식 행보가 됐다.

방 행장이 첫 행선지로 중동을 택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동 수출은 지난해 4월~올해 3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며 고전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국제유가 급락 타격이 컸던 탓이다. 

또 중동은 자동차, 전자, 석유화학, 건설·철강 등 많은 수출기업들이 진출해 있지만, 수은의 전대금융 라인이 전무했던 거의 유일한 해외지역이기도 했다. 

방 행장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암마르 바쉬르 알-사파디 하우징뱅크(주택무역은행·HBTF) CEO와 1억3000만달러 규모 전대금융 협약에 서명했다. 수은의 중동지역 크레딧 라인 설정은 역대 최초다. 

서명식을 마친 뒤 비공개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삼성전자와 LG화학, 현대차, 한국전력, 현대종합상사, 코트라 관계자들과 현지 애로사항, 크레딧 활용 방안 등을 공유했다. 현대차와 현대종합상사는 두바이에서 합류했다. 

같은 날 방 행장은 알-카사우네 총리, 할라 자와티 에너지자원부 장관을 연이어 만나는 일정도 소화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관련 금융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왼쪽: 방문규 수은 행장(왼쪽), 암마르 바쉬르 알-사파디(Ammar Bashir Al-Safadi) 주택무역은행(HBTF) 은행장이 1억3000만달러 규모의 전대금융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방 행장(왼쪽)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 총리관저에서 알-카사우네(Bisher Hani Al-Khasawneh) 총리와 만나 신재생 에너지사업분야에서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수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사진=수은)
사진 왼쪽: 방문규 수은 행장(왼쪽), 암마르 바쉬르 알-사파디(Ammar Bashir Al-Safadi) 주택무역은행(HBTF) 은행장이 1억3000만달러 규모의 전대금융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방 행장(왼쪽)은 요르단 암만 총리관저에서 알-카사우네(Bisher Hani Al-Khasawneh) 총리와 만나 신재생 에너지사업분야에서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수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사진=수은)

■ 금융·물류거점에 중동 첫 전대금융 설정...수출기업 기대감↑

전대금융은 크레딧 라인으로도 불린다. 수은이 해외 현지은행과 신용공여한도 계약을 체결한 후 자금을 빌려주면 현지은행이 ▲한국 물품을 수입하려는 현지기업  ▲한국 현지법인으로부터 물품을 구매하려는 현지기업 ▲시설·운영자금이 필요한 현지기업들에게 대출해주는 제도다. 

수은은 일정등급 이상의 국가 및 외국은행에 한해서만 크레딧 라인을 설정한다. 중동은 국가별로 군사적·지정학적·정치적 상황에 따른 신용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방 행장은 첫 해외출장의 마지막 공식일정을 요르단에서 가졌다.   

요르단은 시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 이집트, 이라크, 이스라엘과 함께 레반트 권역에 속한다. 사회·정치적 안정성이 비교적 뛰어나 금융 서비스가 발달해 있고, 아카바항을 끼고 활발한 물류가 일어난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우징뱅크는 요르단 최대 상업은행이기도 하다. 현지 최다 지점망을 갖추고 주변국 해외 네트워크도 가장 많아 수은 입맛에 맞는 최적의 파트너로 지목 받았다.

방 행장은 서명식 자리에서 "대중동 수출부진 타개와 이라크 인프라 재건사업 수주를 위해 최대한 조속히 이 지역의 금융·물류 거점인 요르단에 크레딧 라인을 개설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우징뱅크도 지난달 27일 자료를 내고 의미를 전했다. 암마르 바쉬르 알-사파디 하우징뱅크 CEO는 "이번 협약은 양국간 무역 관계에 있어 광범위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현지 기업들이 대규모 금융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수은이 하우징뱅크를 선택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동 지도. (자료=구글 맵)
중동 지도. (자료=Google Map·구글 지도)

■ 거대 발주처 애드녹과 중장기 약정..수주 지원사격 본격화       

방 행장은 이번 해외출장에서 중장기 플랜을 위한 발주처 동맹에도 힘을 실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정부의 국영에너지회사인 ADNOC(애드녹)과 50억달러(약 5조6650억원) 규모 중장기금융 한도 약정(F/A)을 맺는 데 성공했다. 

애드녹은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발주처로 꼽힌다. 협약서에는 F/A와는 별도로 애드녹이 연내 발주하는 대형 사업을 한국 기업이 수주할시 수은이 금융을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거론된 사업은 해상 원유생산시설 전력공급용 해저 송전망사업과 석유화학(폴리에틸렌) 생산시설 건설 사업으로 사업비는 총 91억달러에 이른다. 

수은에 따르면 해외 플랜트 시장은 최근 '선금융, 후발주'가 대세다. 국내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할 때에도 시공능력이나 실적 등은 물론 금융조달 계획까지 평가받는 식이다.

수은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타국 기업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수주경쟁을 펼치려면 금융조달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며 "발주처 입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금융지원 플랜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있는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수은은 향후 사우디 Aramco(아람코), 카타르 QP(카타르 페트롤리엄) 등 우리 기업과 거래가 많은 중동의 다른 거대 발주처와도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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