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규제 위에 나는 '노도강'…집값 1년 동안 2억 뛰었다
뛰는 규제 위에 나는 '노도강'…집값 1년 동안 2억 뛰었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6.09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원구 평당 평균 매매값 2954만원…41%↑
도봉구, 평당 값 가장 낮은 지역에서 '신분 상승'
아파트값 올라 거래량은 줄어…2030 매수세 최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년 동안 3.3㎡(평)당 평균 아파트 매매값이 38%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전용면적 84㎡대의 아파트는 1년 새 2억원 이상 뛰었다. 임대차 2법에 따른 전세난과 패닉 바잉(충격 매수)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 지역 중저가 단지를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 노·도·강에 몰리는 매수세…평당 아파트값 38% 올라

9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서울 한강 이북 지역의 아파트값이 1년 새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던 노·도·강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아파트 가격 동향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치를 보면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값 상승률은 37.5%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5월 도봉구의 3.3㎡(평)당 아파트 평균 매매값은 2090만원에서 1년 만인 올해 5월 2954만원으로 41.3% 치솟았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도봉구는 지난해 5월 3.3㎡당 평균 매매값이 가장 낮은 곳에 꼽혔는데, 올해 들어 금천, 중랑, 강북, 은평구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노원구는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값이 2424만원에서 3373만원으로 39.2% 올랐다. 이 기간 강북구는 2182만원에서 2880만원으로 3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 1년 전보다 2억 이상 오른 아파트값…거래량도 줄어

이 같은 아파트값 상승률은 실거래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서울 도봉구 방학동 우성아파트2 전용면적 84.98㎡는 지난해 5월 26일 3억5500만원(1층)에 팔렸다. 이 아파트 같은 층이 올해 5월에는 5억7000만원(1층)에 매매 계약서가 쓰였다. 1년 동안 집값의 절반이 넘는 2억1500만원이 오른 모습이다.

노원구 중계동 현대그린 전용면적 84.99㎡도 2억7500만원이 올랐다. 지난해  5월 30일 4억5500만원(2층)에 팔린 아파트가 올해 5월 7억3000만원(2층)에 거래되면서다. 상승률은 60%를 넘어섰다.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84.76㎡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지난해 5월 5억9500만원(19층)에 새 주인을 맞이했지만, 올해 5월에는 그보다 2억500만원 오른 값(8억원, 16층)에 주인이 바뀌었다.

자료=경제만랩
자료=경제만랩

가격 상승세에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부동산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19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1만174건을 기록했던 노원구의 아파트 거래량이 2020년 5월부터 올해 5월 사이에는 8136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도봉구는 4315건에서 4120건으로 소폭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강북구도 2201건에서 1785건으로 23.3% 줄었다.

■ 2030 '패닉 바잉'도 한몫…"전셋값 오르자 차라리 사는 것"

전문가들은 지난해 7월 말 기습적으로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등의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 2법)으로 발생한 전세난, 이어진 패닉 바잉 등의 현상으로 집값 상승세가 강북까지 번졌다고 분석한다.

패닉 바잉 현상은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통계 정보에서도 관찰된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거래 현황을 보면, 임대차 2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 20대 이하의 아파트 매매는 2688건에서 12월 7098건으로 2.6배 증가했다. 30대 역시 같은 기간 1만5775건에서 2만9079건으로 폭증해 84.3%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서울에서는 이 기간 30대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패닉 바잉을 증명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노·도·강은 서울 외곽에 위치해 주거 선호도가 낮았지만, 전셋값이 치솟다 보니 더 늦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증가해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