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자제령’에 씨티도 무릎...제일銀 따를까 관심 ‘고조’
‘배당자제령’에 씨티도 무릎...제일銀 따를까 관심 ‘고조’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1.03.12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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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씨티은행, 2020년 배당성향 20% 내로
제일銀, 2019 배당성향 208%...20% 권고안 맞출까
“제일은행이라도 올핸 어쩔 수 없을 듯” 전망도
SC제일은행은 오는 15일 2020년 배당성향 및 배당총액 등을 결정, 공시할 예정이다. (사진=SC제일은행)
SC제일은행은 오는 15일 2020년 배당성향 및 배당총액 등을 결정, 공시할 예정이다. (사진=SC제일은행)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이 금융당국의 권고대로 지난해 배당성향을 20% 수준으로 결정하면서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그간의 기조대로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지 당국의 권고를 수용할지 관심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핸 제일은행도 어쩔 수 없이 당국의 권고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오는 15일 2020년 배당성향 및 배당총액 등을 결정, 공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은 이르면 이번주나 15일 이사회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국내 5대 주요 은행과 함께 씨티은행, 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에도 함께 공문을 보내 올해 6월 말까지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할 것을 권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이 예년보다 배당을 줄여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하도록 현금 확보에 신경써 달라는 주문이었다.

이를 두고 당국이 배당정책에까지 관여하는 것은 지나친 개입이라는 논란이 은행 일부에서 나왔다. 다만 은행권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리스크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한 가늠조차 어렵다는 데에 동의함에 따라 당국의 권고를 수용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배당축소에 대해 주주 반발이 있었지만 당국의 취지에 어느 정도 공감되는 바가 있어 주주들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다수 시중은행들은 당국에서 제시한 20% 수준에 맞춰 2020년 배당성향을 책정했다. 특히 그간 높은 수준의 배당을 이어온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도 동참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씨티은행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 배당성향을 20%로 결정했다.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작년 배당성향과 배당금 총액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씨티은행의 배당성향은 2019년 22.2% 은행권 통상적인 수준이었으나 그 이전해인 2017·2018년 2년 연속 35% 수준의 고배당 정책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 배당정책에서 씨티은행이 당국의 배당축소 권고를 수용하자 업계의 시선은 SC제일은행으로 쏠리는 모양이다.

제일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 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은 2016년 35.64%, 2017년 45.68%, 2018년 50.59%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9년 208.31%까지 확대됐다. 특히 배당성향이 200%를 넘어섰던 2019년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모회사 주머니로 고스란히 가져간다”는 ‘국부유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올핸 제일은행도 어쩔 수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최근 몇 년간 금융당국도 외국계 은행의 고배당 정책에 대해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비치긴 했다. 다만 이번처럼 구두가 아닌 서면으로 구간까지 정해가며 권고를 내린 적은 없었기 때문에 제일은행 혼자 고배당을 실시하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 시국에 혼자 고배당을 고집하면 그야말로 당국에 그대로 찍히는 셈인데 아무리 외국계 은행이라도 이번엔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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