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저출산 문제, 답은 생각의 전환에 있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 답은 생각의 전환에 있다
  • 임채연 기자
  • 승인 2020.10.06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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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포트]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마냥 기피하고 있는 현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신간 <가족 왜 있어야 하는가>(지식과감성, 2020)의 저자는 저출산 문제의 한 원인을 가족에 대한 생각, 좀 거창하게 말하면 가족에 대한 철학의 부재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가족의 힘과 소중함을 일깨우면 상황이 바뀔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저출산’ 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최저(0.92)를 기록했다. 또한 가임 여성 1명 기준 세계에서 아이를 가장 적게 낳는 불명예를 지고 있다.

자녀들에게 배우자를 만나고 가정을 이루라는 설득은 먹고 살기 힘든 현실 앞에서 빛을 잃는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사실 저출산 외에도 우리 사회의 병폐나 질병에 대해 공감하거나 분노하지만 대부분 입을 다물고 눈을 감는다. 죽비를 쥔 스승이 사라진 시대에 만연된,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개인주의 풍토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이 책은 적잖은 용기와 수고의 무게가 실려 있다.

책은 지루하지 않게 적절한 예화와 시, 그림을 곁들였고, 쉽게 읽힌다. 특히 가족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이를테면 다음이다.

‘미국의 한 젊은 여성은 세상을 뜬 아버지를 잊지 못해 부친 휴대전화로 4년간 날마다 문자를 보냈다. 자신의 이야기를 아버지가 들어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어느 날 깜짝 놀랄 일이 생겼다. 답장이 온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비슷한 시기에 딸을 차 사고로 잃은 한 남성으로부터였다. 아버지를 잃은 딸과 딸을 잃은 아버지의 만남이었다. 남자는 “(문자를 통해) 수년 동안 고난을 딛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자랑스런 당신 문자를 내일도 기다린다”고 전했다. 이 사연은 페이스북에 올려졌고, 1만7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115쪽

책은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갖고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짚으며 대안을 제시한다. (참고로 저자는 전직 언론인이다.) 국가가 육아와 교육을 책임진다는 차원의 획기적인 비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책 속의 한 꼭지 제목처럼 ‘한 아이 키우는 데 온 나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늙은 말이 길을 안다(老馬知路)’는 고사성어처럼 인생을 좀 더 많이 살아본, 한 아버지의 진정 어린 권면과 삶의 지혜가 눈길을 끈다.

“해보지도 않고 결혼을 하지 않으려 하고 아이도 낳지 않으려고 하는데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후회하더라도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인생을 살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기회를 활용하고 경험하는 것이 사람에게 주어진 특권인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인생을 마감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요. 인생을 긴 호흡으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저자)

가족, 그 따뜻한 둥지의 유실에 아파하고 공감하는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평생 혼자 살겠다고 결심한 아들이 있다면, 그동안 여러 차례 설득해도 ‘솔로’를 고집하는 딸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이 책을 선물해서 읽게 하면 어떨까 싶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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