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세상의 새로운 아일랜드 `오! 블로그`
만화세상의 새로운 아일랜드 `오! 블로그`
  • 북데일리
  • 승인 2005.07.20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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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캣` `마린부르스` `파페포포 메모리즈` `순정만화`의 공동점은? 모두 온라인에서 출발, 익명의 대중들에 의해 각광을 받았으며 오프라인 출판물로 이어져 베스트 셀러가 된 작품들이다. 당연히 작가는 스타 만화가로 떠올랐다.

바야흐로 개인미디어다. 미니홈피, 블로그 세상이다. 그곳에는 소리가 없다. 그런데도 언제나 들끓고 떠들석하다. 언제나 새로운 소문은 그곳을 통해 시작된다.

영화 `아일랜드`의 주인공들이 스스로 복제된 사실조차 모르듯, 만화세상의 지형도 역시 그렇게 바뀌고 있다. 그곳에선 새로운 만화가 일기장처럼 올려지고, 퍼나르고, 전파되고 복제된다. 네트워크의 바다를 흘러다니다 독자를 만나 호(?)가 나면 어느날 누군가에게 러브콜을 받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

소위 퍼날라지기 용이한 1페이지에서 4페이지 내외의 만화나 약간의 스크롤로 볼 수 있는 만화는 `웹툰` 혹은 `에세이툰`으로 분류된다. 그같은 형식이 만화의 패러다임을 바꿨고, 이제는 만화 소통방식의 새로운 미래로까지 점쳐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일기장처럼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 올려놓고 있는 만화가 지망생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홈페이지나 카페, 블로그라는 인공 시험관에 작품을 선보이며 대중들의 공감을 노린다.

기득권자의 두꺼운 진입장벽을 훌쩍 뛰어넘어 변두리에서 새로운 중심을 향한 전복을 꿈꾼다. 까다로운 인터넷 청춘들의 환호를 기다린다. 만화에 적힌 주소로 찾아들기를 기원하고 펌질을 기다리고 소문을 기다리고 댓글을 기다린다.

`박인하의 만화풍속사 - 골방에서 만난 천국`(인물과사상사. 2005)은 만화에는 당대의 삶이 있다고 선언하는 책이다. 만화 평론가이며 만화창작과 교수인 저자가 `만화풍속사`를 창작과 비평의 웹 매거진에서 시작한 게 흥미롭다.

그는 골목이 존재함으로써 명랑만화가 존재한다는 소중한 발견을 지속적으로 탐구했다. 만화 속에서 시대를 발견하려고 한 그가 책의 말미에 개인미디어 세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집어넣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만화의 시험관 아기들인 `웹툰` 혹은 `에세이툰`에 대한 재발견이 늦은 감은 있지만 멀티미디어 시대가 낳은 `비주얼의 혁명`을 목도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당대의 삶을 되돌아보는 귀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북데일리 박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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