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공화국` 전두환 핵개발 포기 `자주국방` 실종?
`제5공화국` 전두환 핵개발 포기 `자주국방` 실종?
  • 북데일리
  • 승인 2005.07.20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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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한때 핵개발을 추진했다는 것은 이젠 공공연한 사실이다. 박정희 정권때 시도됐다고 알려진 핵개발이 폐기된 것은 제5공화국 들어서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제5공화국`에선 그 내용이 방송됐다.

드라마에선 군부의 힘을 이용해 집권한 5공정권이 미국으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기 위해 핵개발을 포기한 것으로 그려져 누리꾼(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저술한 `한국현대사 산책`(2003, 인물과가사상사)에는 그와 관련된 내용이 자세히 쓰여져 있다. `자주국방 및 핵개발 포기 약속`이란 제목은 저자가 5공의 조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책은 "김대중 문제 이외에도 전두환은 미국방문을 위해 미국과 뒷거래를 했는데 주로 안보와 경제문제"라며 "정상회담을 위해 전두환은 핵개발 포기를 약속했다"고 처음으로 언급한다.

책에는 핵개발을 추진했던 연구원들이 숙청되는 과정이 잠깐 언급된다. "박정희 정권시절 핵개발을 주도했던 원자력연구소와 한국핵연료개발공단이 갑자기 통폐합됐다"면서 "`원자력`이라는 말을 아예 빼버리고 `에너지 연구소`라는 새이름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그 때가 1980년 12월 19일이다. (책에는 90년이라고 잘못 표기돼 있다.)

연구소 이름 명칭 변경은 82년 12월 31일 사상 최대 규모 국방과학자 숙청(과학자와 연구소 직원 839명 해고)로 이어진다.

`김대중 구명`은 `자주국방`을 저지시키기 위한 미국의 의도와 5공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나온 결과라고 저자는 추측하는 듯하다. `총성없는 전선`을 쓴 정진석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거래설을 표현한다.

"미국은 한국이 추진했던 자주국방계획과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전두환 정권의 출발을 용인해주었는지도 모른다."

저자가 미국이 `김대중 구명`에 나선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유는 레이건정권이 보인 행태 때문이다. "제3세계 민주화 지도자의 목숨 알기를 우습게 아는 정권"이었다는게 저자의 평가다.

강준만 교수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 국방과학기술을 10년 이상 후퇴"시켰고, "자주국방 의지를 실종케 하는 결과를 낳았"고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미국 비밀 문서로 본 한국 현대사 35장면`(2002, 삼인) 또한 시각은 `한국현대사...`와 일치한다. 제목이 `1981년 전두환 방미와 한 미간 뒷거래 : 한국, 핵 개발 포기`다. 81년 1월 22일 글라이스틴 주한 미 대사가 헤이그 미 국무부 장관 앞으로 보낸 전문이 자료 출처다.

모두 10개 내용으로 이뤄진 메모에서 7번째가 `핵 비확산`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포드와 카터 행정부에서 채택된 비확산의 입장을 재차 언급"하고 "이 사안은 사적인 회동 자리에서 언급되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하다"고 중요성을 드러냈다.

"해롤드 브라운(국방장관)이 박정희 대통령과 합의한 우리의 확고한 입장을 누그려뜨려서는 안될 것"이라는 문장이 나와 이전부터 미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관련 내용은 1981년 2월 1일 헤이그 미 국무장관이 방미중인 전두환 대통령 일행을 만난 대화 내용을 담은 1급 비밀 긴급 전문(Immediate)에서 한 번 더 나온다. "한국이 우리의 비확산 정책(핵 비확산)에 계속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는 한국에 있는 핵무기를 계속 유지시킬 것"이라고 강조하는 내용이다. 당시 북한과 동북아시아 지역을 억제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책에는 `전두환 대통령의 방미에 따른 후속 조치들`이란 제목으로 거래내용이 자세히 서술된다. `F-16 전투기 판매`를 비롯 `미 개량형 호크 미사일 대대 해체` `미국 쌀 도입` 조치가 메모에 등장한다.

한편 `미국 비밀 문서로...`는 미 워싱턴에서 운영되는 KISON(Korea Information Service on Net) 프로젝트와 한국안보문서(KSA, Korea Security Archive)에 보관 미 행정부 비밀 해제 문서를 가려 모은 책이다. [북데일리 김대홍 기자] paranthink@yahoo.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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