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싸운 손주 다독이는 할머니손
친구랑 싸운 손주 다독이는 할머니손
  • 북데일리
  • 승인 2006.04.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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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아이들

“다이는 매일 놀이 섬이라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다. 어느 날 다이는 친구인 고타와 싸운다. 고타를 이길 수 없어 화가 난 다이는 집에 와서 펑펑 운다. 억울한 마음을 풀 길 없는 다이는 선생님의 위로도 고타의 사과도 받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가 가져온 만두를 먹고 금방 화가 풀려 버린다.”

아이들은 자주 싸운다. <친구랑 싸웠어>(시공사주니어.2006)는 친구랑 싸우고 스스로 화해하는 아이들의 솔직한 모습을 담은 그림책이다. 어쩌면 아이들보다 더 자주 싸우고도 쉽게 화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하다.

# 한국의 할머니

“4월 15일, 친정집에 와서 볍씨 상자를 만들었어. 논에다 심을 어린 모를 키우는 거여. 도토리나무에 새순이 올라와서 산이 노릇노릇하구나. 복사꽃 향기는 솔솔 풍겨오는데 새들은 또 얼마나 재잘대는지, 너희들이 옆에 앉아 조잘조잘 떠드는 것 같잖아.”

원주시 귀래면 용암리에 사는 김용학 할머니가 들려주는 <할머니 농사일기>(소나무.2006)는 감자를 캐다 동구 밖의 손자손녀를 기다리는 할머니의 따뜻한 눈빛이 담겨있다.

봄에는 밭을 갈고, 여름에는 소꼴을 먹이고, 가을엔 고추를 따고 겨울에는 장을 담그는 풍경이 아름다운 세밀화로 그려져 있다. 배 아프면 약손으로 배를 만져주던 할머니가 일러주는 농사이야기를 따라가면 아이들은 어느새 자연의 품에 안기게 된다.

놀이터에서 친구랑 싸우고 돌아온 아이에게는 시골 할머니의 ‘약손’이 필요하듯, 할머니 또한 도시의 말썽꾸러기 손자가 그리울 것이다. “친구랑 싸웠어!” 하고 찡찡거리며 대문을 들어서는 손자를 감자 새순 어루만지듯 쓰다듬는 할머니의 손길이 그립다.

[북데일리 서문봉 기자] munbong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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