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이 책] 철 지난 지식에 이의를 제기하다
[추천! 이 책] 철 지난 지식에 이의를 제기하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9.04.19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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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질문, 위험한 생각들> 강양구 지음 | 북트리거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지식의 반감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 여러 분야의 지식이 나날이 짧은 시간 내에 반 정도만 살아남고 나머지 반은 오류로 밝혀지거나 철 지난 내용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책들이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필독서로 읽힌다.

<수상한 질문, 위험한 생각들>(북트리거.2019)의 저자는 이를 안타깝게 여기며 소홀히 취급되는 당대에 꼭 필요한 교양을 사회, 자연, 기술, 신체, 인간 총 5장으로 구성해 전한다. 철 지난 지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저자의 질문은 다채롭다.

‘선거는 정말로 민주주의의 꽃일까?’, ‘일부일처제에 기반을 둔 결혼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까?’, ‘도시는 환경 파괴적이고 시골은 환경친화적일까?’ 등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통념을 전복시키는 질문이 가득하다.

질문으로 관습적 사고를 저격만 하고 끝낸다면 시시하겠지만, 파격적 대안과 관련된 최신 영상을 QR 코드로 제시하고, 연계 도서목록을 제공한다.

이를테면 ‘선거는 정말로 민주주의의 꽃일까’ 장에서는 현대의 대의제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다양한 외적 내적 요인에 오염되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어 이미 세계 곳곳에서 대의제 민주주의를 구하려는 다양한 아이디어 중 파격적인 한 가지를 소개한다. 바로 제비뽑기다.

고대 아테네 민주주의의 특징인 제비뽑기로 선거 대신 국회의원 같은 대표를 뽑자고 말한다. 다소 황당한 대안 같지만, “사실 민주주의는 ‘아무나’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 반문한다. 또 20세기 최악의 독재자 히틀러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도 선거로 당선 되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국민참여재판’ 도입 당시를 예로 들며 설득을 이어간다. 법을 모르는 일반 시민이 판결에 참여하는 게 문제가 있을 거라는 반론과 다르게 지난 10년 동안 배심원 판결과 판사 판결은 93% 일치를 보였다고 말한다.

제비뽑기를 적용한 구체적인 운영방안도 제시했다. 국회의원 자신의 이해관계로 선거제도 개편이나 선거구 획정 같은 선뜻 합의하기 어려운 일을 제비뽑기로 선택한 시민 대표에게 의뢰하는 경우다. 실제로 캐나다에서 이를 실험한 바 있다.

책은 관습적인 사고에 의문을 던지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곳곳에 녹아 있다. 저자는 십 대를 염두에 두고 썼지만, 시대의 고민과 논쟁의 주제만큼은 대상의 보편성을 갖췄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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