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청하 "카사노바의 사랑은 예술"
작가 박청하 "카사노바의 사랑은 예술"
  • 북데일리
  • 승인 2006.02.20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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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방송된 KBS1 라디오 `이주향의 문화포커스`는 <사랑의 수사학>(작가정신. 2006)을 발표한 소설가 박청호를 초대했다.

소설 <사랑의 수사학>은 욕망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상상들’, ‘사건들’, ‘행위들’ 이라는 독립적 챕터로 구성한 독특한 형태의 작품이다.

“욕망이 아름다울 때는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을 때였다. 나는 사랑 할 때만 욕망에서 벗어났고 그때만큼 누군가를 미친듯이 욕망한적이 없었다”(본문 중)

본문을 인용하며 진행자 이주향 교수가 집필 계기를 묻자 작가는 “그간 소설에서 사랑과 욕망에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다뤘다. 이번에는 그 얘기만 모아 해보고 싶었다. 학위논문을 준비하면서 정신분석, 철학 쪽에 관심을 두고 문학과 접목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했었는데 보다 깔끔하게 정리해보자는 욕망이 생겨 쓰게 됐다”고 답했다.

작가는 한 여자의 사랑에 대한 고백이자 넋두리인 1장 ‘상상들’을 설명하며 남성과 여성의 욕망 차이를 설명했다.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왕자로 변화시켜야 만족한다. 그러나 남자는 눈이 너무 예뻐서, 코가 예뻐서, 말할 때 애교가 넘쳐서 라며 자신이 보고 싶은 아름다움만 본다. 남자는 신이 원하는 것을 언제나 해결해주는 대상으로만 여자를 보는게 아닐까”

작가의 의견에 이 교수는 “여자는 남자를 사회적인 총체적인 관점에서 보고 남자는 여자를 갈증의 대상으로 본다고 이해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카사노바와 사랑의 행위에 관한 해석’은 소설의 부제. 작가는 “카사노바는 윤리를 벗어나 있는 존재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연애를 예술처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0페이지를 한 문장으로 연결한 이유에 대해 “독백하듯이 써보고 싶었다. 가능하면 이야기나 사건들을 빼고 한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를 향해 하는 넋두리나 사랑의 고통을 얘기하도록 내버려 두고도 싶었다."면서 "사랑이라는 것은 대상과의 연애하는 중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아니라 혼자의 대사에 의해 끊임없이 상상하면서 꿈꾸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랑의 황금비율’에 대해 작가는 "적정한 비율을 찾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사랑을 종종 시소에 비유하는데 감정의 농도라는 게 과학적으로 측정 할 수는 없지만 사랑이 깊어질수록 저울은 여성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주려고 하고 더 많이 배려하고 감싸고 용서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이에 반해 남성들은 여성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부담을 느끼고 도망치려 하는 속성이 있다.”

<사랑의 수사학>은 사랑과 욕망이 반복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책이다. 작가는 남성, 여성의 욕망이 질량과 부피를 달리한다는 사실을 주지하며 분명한 경계에도 주목한다.

박청하는 “사랑과 욕망은 어떤 때는 같았다가 어떤 때는 살짝 분리되는 것 같다. 욕망하지 않고서는 사랑 할 수 없다. 더 이상 욕망하지 않게 된 순간에 사랑이 깨진다. 그때가 되면 이미 사랑은 신뢰와 굳건한 믿음이 돼 있다. 그래서 여성들은 먼저 깨려 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려고 하고, 남성들은 자신들의 욕망이 사라지는 순간 사랑도 사라진다고 생각하고 서슴없이 돌아서기도 한다”며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한편, 방송에 출연한 한겨레 문학담당 최재봉 전문기자는 아르헨티나 작가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의 <위험한 책>(들녘. 2006)을, 시인이자 한국경제 문화부에 근무하는 고두현 기자는 송기원 시인의 새 시집 <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랜덤하우스중앙. 2006)을 소개했다.

[북데일리 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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