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극복한 소녀의 성장기
뇌종양 극복한 소녀의 성장기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3.02.01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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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소녀 암 투병 끝에 일상으로 돌아와

[북데일리] 자살. 현대의 최고 화두가 아닐까. 하지만 투병을 하는 사람은 하루하루가 귀하고 소중하다. 한 쪽에서는 스스로 생명을 끊고 한 쪽에서는 하루라도 더 살고자 절박하다. <눈썹>(푸른책들.2013)은 열일곱 소녀가 뇌종양에 걸려 1년 4개월 동안 암 투병 끝에 몸에 케모포트(Chemoport,약물 투여 위한 인공혈관장치)를 꽂고 3학년으로 복학해 겪는 이야기다.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으면 집안의 분위기는 우중충해진다. 투병생활이 긴 병일수록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가정의 기둥뿌리가 흔들리기도 한다. 아픈 사람은 ‘왜 이런 일이 나에게만 일어나느냐’ 하소연하기 바빠지고 비관적으로 변한다.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은 지쳐간다.

하지만 주인공 서현이는 힘겹게 암 투병을 하면서 되레 살기위해 애쓴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마치고 그리워하던 학교로 돌아왔을 때 서현이를 기다리는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친구들은 이미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되었고, 1년 4개월이란 공백을 단번에 메울 방법은 없어 보였다.

게다가 떨어진 성적은 서현이를 더 위축되게 했다. 병마와 싸우며 학교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던 서현이는 전혀 다른 현실 속에서 지쳐간다. 단짝 친구들이었던 소영이와 지영이를 만나도 소외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만나자마자 고등학교 이야기를 풀어내느라 정신이 없고, 여전히 중학생인 서현이는 대화에 낄 수가 없다. 함께 있지만 혼자 외톨이가 된 서현이는 참을 수 없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빈정대는 말을 쏟아 내버린다.

친구가 아픈데 웃으며 떠드는 모습에 서현이는 상처를 받고 이에 친구들에게 상처될 말들을 던지고 만다.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서현이는 ‘차라리 암으로 죽어버렸으면 어땠을까’ 상상할 만큼 삐뚤어진다.

다행히 서현이게게 ‘선주’라는 짝이 있다. 선주도 서현이와 같은 복학생이지만 입장은 달랐다. 암 투병하는 엄마를 보살피는 보호자 역할을 한 탓이다. 선주와 시간을 보낼수록 선주에게서 엄마의 모습을 발견한다.

중환자실에서 묵묵히 자신의 병수발을 들었던 엄마의 모습이 겹치면서 서현이는 점차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각자의 삶이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또한 그들도 각지의 삶 안에서 자신을 이해하려 노력했음을 인정하며 성장한다.

아침마다 흐릿해진 눈썹을 그리고 듬성듬성 빠진 머리를 가리기 위해 가발을 쓰지만 언젠가 더 예쁜 눈썹이 생기지 않을까. 치열하고 눈물겨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서현이의 이야기를 통해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이 삶의 희망을 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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