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스러운 스크린 톤으로 그린 만화
신비스러운 스크린 톤으로 그린 만화
  • 북데일리
  • 승인 2006.01.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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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작 만화 ‘궁’의 박소희 작가는 <별을 새기다>(애니북스. 2006)를 읽고 “읽는 동안 내내 꿈을 꾸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책이 눈길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스크린 톤’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됐다는 사실. 스크린 톤은 수많은 투명 절편을 세밀하게 자르고 붙여 제작된다. 펜 선을 극도로 자제하고 대부분의 면과 선을 스크린 톤으로 대치함으로써 복고적이면서도 모던한 매력을 만들어 낸 주인공은 ‘나카노 시즈카’이다. 작품 속 인물들을 보면 얼굴의 선이 거의 살아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치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들처럼 특별한 느낌을 주는 이미지를 탄생시키기 위해 작가가 쏟은 땀과 수고는 상상을 초월한다.

일반 만화에서도 스크린 톤 제작방식은 가끔 사용되지만 “나카노 시즈카가 보여준 망점 하나까지 고려한 세심한 명암 대비와 펜 선을 만들어낸 하드웨어적 연출력은 ‘달인’에 가깝다.”는 평을 듣고 있다.

내용 또한 독특하다.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여러 편의 이야기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유일한 공통점이 있다면 ‘소년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녀 감성보다 더욱 예민하고 복잡하게 표현되고 있는 소년들의 감정은 한번의 독서로는 이해되지 않을 만큼 난해하기도 하다.

도,레,미,파,솔,라,시...로 표현되는 7명의 남녀가 등장하는 ‘화음 아파트’는 그 단적인 예다.

“새로 생긴 아파트에서 단음으로 표현되는 일곱 명의 음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일곱명이 같은 아파트에 살게 된 계기를 설명하지 않는다. 서로 짝을 지어 소리를 내던 ‘화음’이 서서히 불협화음을 내고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어울릴 수 없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다는...뭐 그런 이야기.” 시니컬하게 종지부를 찍는 이야기는 ‘단초’만 던지는 방식이며 나머지에 대한 생각은 ‘독자의 몫’으로 돌린다. 생각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설명이 지나치게 적다는 단점도 있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스토리, 소재 위주의 일본 만화에 식상했다면 읽어 볼 만 한 `이색 간식’이다.

[북데일리 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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