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의 벽'을 뛰어넘은 건축가
'스펙의 벽'을 뛰어넘은 건축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3.01.18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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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고 권위의 건축상 수상한 백희성씨

[북데일리] ‘사회에는 정답이 참 많다. 그러나 그 정답이 모두 내게 맞을 것이라고 확신해선 안 된다. 남들이 다 하는 스펙 쌓기가 정답인 것만 같아 파고들다 보면, 점점 나 자신의 본래 모습은 사라져간다. 내가 원하는 스펙이 아니라 모두가 인정하는 스펙을 쌓다 보니 스펙이란 놈이 자신을 잡아먹어 버린 것처럼 본래 모습을 잃게 된다.’

사람들이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남들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다. 특히 모두가 인정하는 스펙을 쌓다보면 어느새 이 스펙이란 것조차 평준화되기 마련이다. <환상적 생각>(한언.2012)의 저자 백희성 씨는 자신이 원하는 스펙을 쌓아야 한다고 말한다.

백희성 씨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폴 메이몽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상을 탄 건축가는 이전까지 최상급 건축가들이었다. 동양인으론 최초다. 그가 이 상을 거머쥐는 데에는 특별한 스펙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열정과 끈기 그리고 남들과 다른 ‘한길’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그는 어떻게 스펙 없이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걸까. 백희성 씨는 책을 통해 자신의 여정을 소개했다. 책에 따르면 그는 우연찮은 기회에 건축서적을 접하게 됐다. 그 후 대학에서 현대건축 설계를 공부했고, 스펙이나 쌓으라던 주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공모전에 도전했다. 결과는 낙방. 하지만 수차례의 도전을 거듭해 첫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무모한 도전을 감행했다. 바로 프랑스로 유학을 결심한 것이다.

국제현상설계 공모전에 한국 건축사는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거절 직후였다. 프랑스어를 한 마디도 구사하지 못한 채 떠난 유학이 만만했을 리 만무하다. 어학의 벽을 넘은 후부터 겪었던 시련은 다른 것이었다. 한국 교육과는 다르게 구체적인 기준을 적용해 조언을 해주기보다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대안을 찾아야하는 상황이었다.

저자는 이를 두고 마치 고액 족집게 과외를 받던 학생이 과외를 그만두는 순간 어떻게 공부를 이어가야 할지 몰라 주저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받은 높은 수준이 교육 덕분에 프랑스어 능력이 부족했지만 건축 수업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그의 주장은 앞서 이야기한 획일화 된 스펙 쌓기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과도 통한다. 나라마다 다른 교육 문화차이를 인식하고 자율적인 사고와 체계적 학습관을 세워 두 나라 문화의 장점을 극대화 하고 단점은 보완한 것이다. 한 마디로 자신이 원하는 스펙을 쌓은 것.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생각을 멈추지 않는 한, 성장은 계속된다는 점. 저자는 ‘내 무대에서는 실패자도 성공자도 오직 나 하나뿐’이라며 '무의미한 경쟁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순간적인 생각을 노트에 담아 10년 동안 자기관찰노트를 기록해온 경험을 이야기하며 창의적 생각을 훌륭한 아이디어 원료로 바꾸는 방법을 제시했다.

책은 사춘기 아이처럼 다이내믹한 도전을 시도하는 백희성 씨의 이야기를 통해 선택의 앞에 서 있는 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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